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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플]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게~ 살자고요” 서수남 씨가 사는 법

2010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긋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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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속에는 암탉이~ 꼬꼬꼬꼬 꼬꼬댁’으로 시작하는 ‘동물농장’, ‘한번 만나줘요~ 울랄라라’ ‘팔도유람’ 등 익살스런 노래들은 지금 들어도 익숙하고 친근하다. 재잘재잘 따라하다 보면 절로 신이 난다. 재미있는 가사와 맑고 경쾌한 멜로디는 코믹송의 원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도 꾸준히 활동하며 젊은이 못지않은 저력을 가진 가수 서수남(67세). 무엇보다 예순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즐거운 노년, 시대 변화도 두렵지 않아

가수 겸 방송인 ‘키다리 아저씨’ 서수남. 4중창단 ‘아리랑 브라더스’로 활동하며 첫 음반을 낸 때가 1964년이니 데뷔한 지 벌써 40년이 훌쩍 넘었다. 데뷔 초부터 가수, 작곡, 연기, MC로 활약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 온 원조 멀티엔터테이너다. 얼마 전엔 한 연예인 섭외 전문 사이트에서 7080부문 행사 섭외순위 1위로 꼽힐 정도로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남들은 벌써 은퇴하고도 남았을 나이지만, 그는 하루 24시간이 빠듯하다. 방송 출연에 공연, 강연 등 전국을 누빈다.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 젊은 세대에서 유행한다는 인터넷 블로그(http://blog.naver.com/suhsoonam)도 관리한다. 2004년 개설한 후 하루 평균 2000명, 누적 방문자 160만 명을 기록 중인 파워 블로그기도 하다.

“사실 이 나이면 직장에서도, 방송에서 사라지는 세대지요. 다른 사람에게 자리도 내줘야 하고, 그게 순리예요. 멀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좌절하다간 끝이 없어요. 흐름에 맞춰 내가 일을 만들면 되지요. 주어진 일이든 내가 만든 일이든 이 나이에 할 일이 많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젊어 보이는 비결, 팔팔한 비결을 물었더니 “게으름 피우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 게 삶의 원동력”이라며 소탈하게 웃는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것은 그에게 두려움이 아니다. 요즘 유행한다는 최신형 휴대폰인 아이폰도 구입한 그는 “노년기에도 즐거움은 스스로 만들기에 달렸다.”고 말한다.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올라 자살생각도

데뷔 40년 넘게 찾아주는 곳도, 알아 봐주는 사람도 많은 친근한 연예인인 서수남. 남부러울 것 없이 넉넉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온 사람이다.

지금으로부터 십 년 전, 삼십 년간 한 지붕 아래 알콩달콩 살아 온 아내가 사기를 당해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됐다. 남편과 의논하지도 않고 재테크한다고 투자한 것들은 엄청난 손실로 돌아왔다. 빚은 자그마치 16억 원이나 됐다. 그동안 방송일과 노래교실 등으로 차곡차곡 모은 모든 돈은 아내와 함께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다. 아내가 그저 잘살아 보고자 한 일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음을 그도 안다. 그러나 가슴 아픈 개인사정은 아랑곳없이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불어났다. 경제적으로도 어렵거니와 연예인으로서 사람들의 냉정한 시선과 수근거림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아직 혼인도 하지 않은 세 딸을 둔, 환갑을 바라보는 가장인 그는 절망스러웠다.

갑자기 불어 닥친 불행과 함께 몸도 말을 듣지 않았다. 엉켜버린 생활과 과도한 스트레스는 고통스런 허리디스크와 당뇨병을 불렀다.

“막막해서 자살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스물여섯 살에 홀로된 후 외아들인 저를 어렵게 키우고, 오직 자식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오신 어머니를 두고 먼저 죽을 수 없잖아요. 부모님보다 먼저 죽는 건 제일 큰 불효니까요.”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는 팔순 노모와 반듯하고 예쁘게 자란 세 딸을 보며 힘을 냈다.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고 했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것 같은 순간에 그는 가족들을 바라보며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기 시작했다.

“힘들 때 남 탓하고 책임을 돌리기 쉽죠. 생각을 바꿔야 해요.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반성하면 억울하지 않고 화병도 가라 앉더라고요. 무너진 채 나를 파괴해 버린다면 나와 내 가족은 어떻게 될까요? 당장 죽는 것만 자살인가요? 술과 담배, 무기력한 생활, 자포자기를 고수하는 것은 서서히 자신을 죽이는 거죠. 자살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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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사는 비결은 건강과 여행

절망의 늪에서 열린 마음과 적극적인 자세로 고쳐 앉은 그는 다시 뛰었다. 꾸준한 운동으로 나빠진 건강도 회복했다. 매일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 이상 땀 흘리는 것은 물론 시간 날 때면 집에서 가까운 청계산도 오르내린다.

그의 고질병인 허리디스크와 당뇨병도 좋아졌다. 지인에게서 소개받은 ‘공마사지’는 허리통증 치료에 큰 효과를 봤다. 도구도 간단하다. 테니스공이나 문구점에서 파는 탱탱볼을 이용한다. 몸과 공을 밀착해 자기 힘으로 적당히 세기를 조절하면서 아픈 곳을 마사지 해주면 된다.

가장 통증이 오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과 주위 근육에 집중적으로 공을 굴려 준다. 상하좌우로 10회 정도 마사지한다. 그밖에 공을 바닥에 놓고 발로 굴리는 발지압도 좋다. “비용과 시간도 거의 들지 않는 데다, 동작도 단순하고 통증이 쉽게 풀린다.”며 주변에 적극 추천하고 있다(그의 블로그에 더 자세한 사진과 설명이 있다).

그는 운동과 함께 여행도 권한다. “여행 갈 여유가 어디 있냐며 일만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더라도 시간을 만들어 다녀올 것”을 당부한다. 여건이 안돼서 못 간다고 마음을 접으면 앞으로도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쭉 일만 하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없다. 상쾌한 바람과 깊은 숨, 새로운 만남으로 에너지를 충전해야 활력 있는 인생이 가능하다. “열심히 일하는 삶, 살아있는 삶을 살기 위해 충전한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여행을 잘 안 다녀본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거창한 곳을 계획하지 말고, 가깝고 돈이 덜 드는 곳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여유 없이 살아 온 사람일수록, 여기저기 다니며 느끼는 막간의 여유가 인생의 윤활유가 될 것입니다.”

다시 부르는 희망의 노래

7080 대표 가수 서수남. 원조 만능엔터테이너로 가끔 개그맨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역시 기타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 지난해엔 열심히 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온다는 희망을 담은 노래 ‘잘 될 거야’를 발표했다.

희망의 노래는 방송무대뿐 아니라 가까운 이웃들에게도 울려 퍼졌다. 대학로와 인사동 등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노래를 불렀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비를 털어 마련한 무대에서 희망 노래를 퍼뜨렸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은평천사원 나눔센터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청바지에 기타를 둘러메고 희망을 전염시키는 ‘키다리 아저씨’ 서수남. 요즘 자신의 이름 앞에 자주 붙는 ‘희망 전도사’라는 호칭은 너무 거창하다고 부담스러워한다.

“지금껏 살면서 빚진 게 많은 인생입니다. 부족한 노래지만 박수 보내 주신 분들께 보답해야 합니다. 제가 받은 도움과 사랑을 조금씩이라도 갚아야죠.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노래합시다! 하루를 살더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삽시다.” 그의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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