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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식도암 4기 이겨낸 김경식 씨 희망가

2010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긋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치료하면 6개월, 치료 안 하면 2개월!”

어느 날 느닷없이 이런 선고를 받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 심정을 표현할 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서울 북가좌동에 사는 김경식 씨(60세)는 그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찾아낸 사람이다. 너무 늦게 발견한 암세포. 의사는 말했다. 수술은 할 수 없다고. 그 대신 항암요법을 써서 암세포부터 줄이자고 했다. 하지만 두 번의 항암요법에도 암세포는 꿈쩍도 안 했다. 더 이상 손써볼 방법이 없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 김경식 씨는 어떻게 됐을까? 그는 살아있다. 누구보다 건강하다. 비결이 뭐였을까??

젊었을 때부터 위장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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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을 사는 동안 건강한 것만큼 큰 축복은 없다고 말문을 여는 김경식 씨.?

그것은 그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한 주인공이라는 사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젊었을 때부터 그랬다. 건강은 그의 걱정거리였다. 시작은 위장병이었다. 스물한 살 때 크게 한 번 체한 후부터 위장병은 그의 고질병이 되었다. 늘 위장약을 달고 살았다.

병원에서는 위궤양이라며 수술을 권했지만 선뜻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다. 증상이 심하면 그때그때 약으로 다스렸다. 그렇게 살아온 것이 근 20년을 넘고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쯤이야 하며 잘 살았어요. 누구나 고질병 한두 가지는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그의 삶이 돌이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사업을 해보겠다며 나서면서부터였다.

젊었을 때부터 해오던 이발사 일을 그만두고 시작한 사업이었다. 그런데 하는 사업마다 줄줄이 망하면서 그의 인생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내몰렸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통스러운 나날들. 그 속에서 김경식 씨가 감당해야 할 시련의 무게는 버거웠다. 가진 돈은 바닥을 드러내고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이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10여 년이 흘렀을 때 그의 몸에는 불행의 씨앗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그 전조는 목에 생선 가시가 걸린 것처럼 거북한 증상이 나타나면서부터였다. 그때 그의 나이는 53세였다.

목에 걸린 것은 생선 가시가 아니었다!

2003년 3월 어느 날, 이상했다. 생선을 먹은 것도 아닌데 자꾸만 목이 거북했다. 꼭 생선가시가 걸린 것처럼 불편했다. 김치 잎으로 쌈을 싸서 먹어보았다. 생선 가시가 걸렸을 때 쌈을 싸먹으면 내려간다는 어른들 말씀이 생각나서였다.

“한 달 정도 그렇게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래도 어떡해요? 하루하루 살기가 빠듯하다보니 신경 쓸 여력이 없어 그냥저냥 살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음식물 넘기기가 힘들어졌다. 밥을 넘기는 일조차 고통스럽자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갔다. 위내시경 검사를 했지만 목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괜한 걱정이었나?’ 검사 결과를 위안으로 삼으며 또다시 시간이 흘러갔다. 어영부영하는 사이 한 해가 훌쩍 지나 2004년 1월 어느 날, 그날은 김경식 씨가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위내시경 검사 날이었다. 젊었을 때부터 고질병으로 앓아오던 위장병 때문에 매년 신년 초에는 꼭꼭 위 내시경 검사를 해오고 있던 터였다.?

“늘 다니던 병원에 가서 내시경 검사를 했어요. 그런데 담당 의사가 식도에 악성 종양이 보인다면서 큰 병원에 가보라는 게 아니겠어요. 악성 종양이 뭐냐고 제가 물었어요. 사실 악성 종양이라는 말은 그때 처음 듣는 말이었고, 그것이 무얼 뜻하는지 알지 못했어요. 그러자 담당 의사 선생님은 ‘그냥 안 좋은 병’이라고 하면서 꼭 큰 병원에 가라는 말만 했어요.”

속시원한 답을 듣지 못한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약국에 들렀다.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됐다. 악성종양이 암이라는 것을. 아찔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이것저것 사업에 손을 대면서 빚도 많이 지고 있는 상태에서 암까지 걸리다니….

가족들한테는 차마 말을 꺼낼 수조차 없었다. 그런 그에게 술은 더없이 좋은 친구였다. 모든 걸 잊을 수 있게 해주었다. 늘 술에 취해 있으면서 서서히 삶에 대한 미련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냥 그대로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빠듯한 살림에 치료는 엄두도 내기 힘들었으니까요. 그런데 2개월 쯤 지났을 때 아내가 눈치를 채는 바람에 세브란스병원에 부랴부랴 입원을 했습니다.”

각종 검사가 이어졌고,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왔다. 담당의사는 그동안 찍은 수십 장의 사진을 한참동안 들여다보고 있다가 조용히 말했다.

“병명은 식도암 4기. 이미 림프절까지 전이가 돼서 수술은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하더군요. 다만 항암치료를 2번 정도 해서 암의 크기가 줄어들면 그때 가서 레이저 치료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항암치료는 고통스러워!

너무 늦게 발견돼 하루가 다급했던 김경식 씨. 곧바로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참으로 고통스러운 치료였다. 1차 시행 후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고 일주일이 채 안 돼 머리카락은 물론 손발톱까지 다 빠져버렸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음식을 제대로 넘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밥을 갈아서 물처럼 만든 것도 한 모금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13일 만에 응급실에 실려 가야만 했다.

급한 대로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돼 있었고 그런 상태로 2차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또다시 시작된 고통.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그렇게 두 번의 항암치료가 끝나고 결과가 나오던 날. 참담했다. 두 번의 독한 항암치료에도 암세포는 꿈쩍도 안했던 것이다.

“담당의사가 아내에게 하는 말이 열린 문틈 사이로 들리더군요. 얼마 못 살 것 같다고. 독한 약을 투여해도 암이 꿈쩍도 안 한다면서 다른 방법을 해야겠는데 좀 위험할 수 있으니 가족들과 상의하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제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자 참고 참았던 눈물이 앞을 가렸다. 곧바로 병원에 있는 기도실로 달려갔다. “하나님께 기도를 했어요. 3년만 살게 해달라고. 자식들 결혼하는 것만 보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제 몸을 맡길 테니 제발 살려 달라고 울면서 매달렸어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기도실을 나온 그는 그 길로 샤워실로 갔다. 그리고 방사선 치료를 하기 위해 몸에 그려놓은 표시들을 하나하나 지우기 시작했다. 또다시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더 이상 몸이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았다.

의사도 가족도 모두 말렸지만 퇴원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면 죽는다는 경고도 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치료 받으면 6개월, 치료 안 받으면 2개월”이라는 의사의 말을 뒤로 하고 묵묵히 퇴원 수속을 밟았다.

죽을 운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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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득부득 우겨 퇴원을 했지만 날로 심해지는 통증 앞에서 김경식 씨의 하루하루는 고통으로 얼룩졌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벽에 부딪치며, 온 집안을 뒹굴며 통증을 이겨보려 애썼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 번. 그러자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단어가 떠올랐다. 자살이었다.

그것은 너무나 강렬한 유혹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집에서 내려다본 4월의 한강. 봄빛 머금은 한강은 푸르렀다. 아내에게 마지막 편지를 써놓고 한강으로 갔다. 지긋지긋한 고통을 끝내고 싶었다.

“그러나 죽을 운명은 아니었나 봐요. 지나가던 사람에게 구출되면서 생각을 고쳐먹는 계기가 됐어요.” 살 길을 찾기 시작했던 것이다. 죽을 운명이 아니라면 살 길도 분명 있으리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야채스프 건강법은 구세주

죽을 운명이 아니라는 사실은 김경식 씨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그렇다면 살길을 한 번 찾아보자’고? 결심했다. 그런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암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는 일이었다.

“암을 이긴 사람이나 암 시민연대 같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암을 이길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암이라는 병은 한 가지인데 약은 수십 가지더군요. 더군다나 암에 좋다고 알려진 것은 모두 부르는 게 값이어서 제게는 그림의 떡이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것이 야채스프였다. 무엇보다 돈이 들지 않는 방법이어서 관심이 갔다.

“무와 무잎, 당근 등으로 스프를 끓여 먹으면 되는 방법이었는데 말기암이 나은 사람도 있고 백혈병도 나은 사람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반신반의하면 저도 한 번 먹어보기로 결심했어요. 가만히 앉아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보다 뭔가 해보자 생각했어요.”

하는 방법도 쉬웠다. 생무 250g+생당근 120g+생우엉 60g+표고버섯 한 장+말린 무잎 4~5장에 물을 붓고 푹 고아 그 즙을 하루 세 번 마시면 되는 것이었다.

“아침 공복에 한 잔, 아침과 점심 중간에 한 잔, 점심과 저녁 중간에 한 잔으로 해서 하루 세 잔을 마셨어요. 그것을 만드느라 아내가 고생 많았어요. 꼭두새벽부터 동동거려야 했으니까요.”

특히 김경식 씨는 농촌진흥청에 가서 무를 재배하는 기술 교육도 받았다고 한다. 이를 밑천으로 주말농장도 만들어 유기농 무재배도 시작할 만큼 그의 정성은 지극했다.

그럴 즈음 우연히 듣게 된 이상구 박사의 강연은 신의 선물과 같은 것이었다.

암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줬기 때문이었다.

이때부터 김경식 씨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생활습관도 달라졌고, 식습관도 180도 바뀌었다. 매사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은 분명 전에 없던 감정이었다. 먹을거리에서 인공적인 것, 가공적인 것을 모두 치워버린 것도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점이었다. 생전 하지 않았던 운동도 새로이 시작했다. 집 뒷산을 수시로 오르내렸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생활한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그의 몸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 그렇게도 힘들게 했던 암의 통증, 그 통증이 슬그머니 사라졌던 것이다. 살맛이 낫다. 그래서 더 열심히 실천했다. 하루 세 번 꼭꼭 야채스프를 먹었고 생활은 절도 있게, 음식은 현미잡곡에 자연식을, 운동은 꾸준히, 그리고 매사 감사하며 웃고 살고 하루하루 즐겁게 보냈다. 좋은 생각, 좋은 말만 하고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훌쩍 떠나 그곳에서 며칠씩 머무르기도 하면서 자유롭게 물 흐르듯 살았다.

“그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났어요. 암의 통증은 어느새 사라져버렸고, 9개월 정도 지났을 때는 정상인처럼 밥도 넘길 수 있게 됐으니까요.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젊었을 때부터 고질병처럼 앓았던 위장병도, 변비도, 비염 증상도 말끔히 없어져버렸다는 점이었어요.”그렇다면 암세포는 어떻게 됐을까?

암세포가 사라졌다!?

“치료 안 하면 2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말은 이미 틀린 말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종종 궁금했어요. 암세포는 어떻게 됐을까?” 그래도 병원에 가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김경식 씨다. 그러나 이런 그의 결심도 아구찜을 먹다가 살코기가 목에 걸리는 바람에 꺾지 않을 수 없었다. “가까운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라고 해서 다시금 암 검진을 받았던 병원에 가게 되었어요.”

4년 만에 다시 찾은 병원. CT·PET·내시경 검사를 마친 의사가 말했다. “암세포가 있습니다.” ?통증도 없는데…. 밥도 먹을 수 있게 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세포는 건재했단 말인가?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곧이어 들려온 의사의 말은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의사의 말이 식도암 4기 진행성 암 환자가 4년 만에 이렇게 살아서 오지 못했고, 설사 살아서 왔다 하더라도 위나 폐, 간이나 뼈로 전이돼 있는 상태가 대부분인데 그대로 있는 암은 처음 본다면서 놀라워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몸이 건강하니 이번 기회에 항암치료를 다시 하자고 하더군요. 식도암은 막무가내로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면서.”

많이 망설였지만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다고 한다. 35회에 걸쳐 방사선 치료를 했고, 그 결과에 의사도, 그도 만족했다. 그의 몸에서 암세포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항암 생활은 현재 진행형!?

2008년 암세포가 없어졌다는 결과를 두 눈으로 확인했지만 김경식 씨는 알고 있다. 암의 완치는 없다는 걸. 언제, 어느 곳에서든 불쑥 그 정체를 드러낼 수 있는 게 암이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그의 생활은 여전히 절도 있고, 규칙적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여전히 야채스프를 먹고, 집 뒤에 있는 산에 올라갑니다. 그런 다음 으쓱한 곳에 가서 옷을 벗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외칩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경식이는 건강합니다. 경식이는 행복합니다. 경식이는 부자입니다. 경식이는 성공했습니다. 경식이는 할 수 있습니다.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냄새 맡을 수 있는 코가 있고 먹을 수 있는 입이 있고 움직일 수 있는 팔다리가 있기에 경식이는 행복합니다.’ 이렇게 목청껏 소리칩니다. 그러면 마음이 그렇게 가뿐할 수가 없어요.”

세포 하나하나를 쓰다듬으면서 직접 지은 노래도 부른다고 한다. 직접 지었다며 들려주는 가사가 재미있다. “즐겁게 웃으면서 하하하 사랑하고 감사하고 용서하고 칭찬했더니 경식이 몸에서, 환우들 몸에서 암세포가 사라져버렸네. 떠나가 버렸네. 우리 모두 감사하며 봉사하며 건강하게 살아보세.”

혼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오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행복하다는 김경식 씨.

비록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체크를 하고 있지만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늘 웃고 살고 노래 부르며 살고 때로는 산 좋고 물 좋은 곳도 찾아다니며 맺힌 것 없이 산다면 암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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