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신앙의 힘으로 되찾은 건강…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살아요”
먹을 수 있는 것, 걸을 수 있는 것, 편히 잘 수 있는 것…. 사람들은 살면서 소소하게 지나치기 쉬운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르고 산다. 모른다고 하기보다는 잊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도 그랬다. 사는 것이 마냥 허무하기만 했다. 술과 노래, 춤이 허무함을 달래주는 전부였다. 하지만 골육종이라는 암 판정을 받은 후 세상이 다시 살 만한 곳이 되었다고 말하는 한기현 씨(50세). 결코 이겨내기 쉽지 않았던 그의 투병이야기를 들어본다.
한기현 씨는 잉꼬교사부부로 소문이 자자하다. 두 부부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사랑스러운 딸과 함께 공기 좋은 서울 한 자락에서 살고 있다. 젊은 시절 같이 근무하던 초등학교에서 부인을 처음 만났고 그의 적극적인 구애 끝에 둘은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순탄한 그의 삶 뒤편에는 새로운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삶의 허무함’이었다. 그의 내면은 텅빈 공허감과 깊은 좌절감으로 가득 찬 채 허무병에 시달렸다. 아내가 잠든 사이 몰래 거실로 빠져나와 숨겨 놓은 술을 마시기도 하고, 현관 밖으로 나와 캄캄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워대기도 했다. 이러한 생활이 지속되고 있을 무렵 불행의 그림자가 그의 삶 속으로 스며들었다.
골육종이라는 진단을 받다!
때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한파가 거세게 몰아쳤던 IMF. 다행히도 부부 교사였던 그는 직접적인 큰 타격은 받지 않았지만 그의 부모, 형제들은 타격이 말도 못할 정도였다.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그는 폭음을 자주 하였고 점차 생활리듬이 깨져가고 있었다. 그러다 1988년 6월 말부터 다리에 통증이 생겼고, 근육통 정도로만 생각하여 파스로 해결하던 것이 8월에 와서 암일지도 모른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전에 동네병원이며 종합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지만 믿을 수가 없었던 그는 원자력병원을 찾게 되었다. 제발 암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왼쪽다리는 암으로 판명되었고 담담하게 말하는 주치의로부터 앞으로의 항암치료와 수술 스케줄을 들어야만 했다.
항암치료, 그리고 수술
참을 수 없는 1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그는 퇴원을 했다. 그의 얼굴은 무척 수척해져 있었다. 빡빡 깎은 머리인 데도 1~2mm 정도의 짧은 머리카락이 자꾸 빠져서 침상을 지저분하게 했다. 여러 번의 기나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여러 번. 이렇게 고통스런 항암치료가 끝날 무렵 그의 왼쪽 다리는 20cm나 잘리고 기계장치인 인공관절로 바뀌게 되는 위험한 수술을 끝마쳤다.
“수술 후에는 꾸준한 항암치료가 이어졌지만 체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어서 도저히 항암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퇴원한지 4개월 때 오른쪽 폐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종교적 믿음이 강한 한기현 씨는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전폭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그날부터 새벽기도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랬던 덕분이었을까? 거짓말처럼 그는 폐의 이상흔적이 사라지는 기적같은 체험을 하기도 했다.
식이요법과 대체요법 병행하다
아내 최정옥 씨(50세)는 남편을 보살피는 정성이 너무나 지극했다. 한기현 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치열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암에 관한 책 읽기, 강연 참가, 경험자들의 이야기 등으로 많은 정보를 얻고 그것의 신빙성을 분석 판단한 후 확신이 서면 돈은 불문하고 과감하게 적용하였다.
“아프고 난 이후에는 프라이팬을 이용해 지지고 볶는 요리를 절대 안 합니다. 또한 아침, 저녁으로 율무와 보리가 섞인 100% 현미잡곡밥에 싱겁게 끓인 된장국을 먹고 반찬은 늘 야채와 명태와 조기 같은 흰살생선뿐입니다.” 이 외에도 그는 대체요법을 같이 병행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치료방법은 생식과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는 미슬토요법이었다.
그리고 아가리쿠스버섯, 홍삼, 효모, 유산균 등 대체요법과 식이요법으로 권하는 것을 먹었다. 미슬토요법이 끝난 뒤에는 생즙요법을 실행했다. 케일과 신선초, 미나리, 톳나물, 쑥을 생즙기에 넣고 갈아 하루에 400~ 600cc 정도를 2~3회에 나누어서 마시는데 처음에는 하루 3회를 꼬박꼬박 갈아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칼슘제도 열심히 먹었다.
“퇴원할 때에 골밀도 검사를 하고는 너무 뼈가 약해져 있다고 칼슘을 잔뜩 주었는데 그것을 다 먹은 후에는 모 건강마을에서 나오는 생칼슘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매실과 함께 먹으면 칼슘의 흡수가 잘 된다고 하여 아내가 만든 매실차와 함께 먹었습니다. 요즘에는 비타민제를 하루에 6000cc 섭취하고 있는데 6알을 한 끼 식사 후에 2알씩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뼈가 아주 튼튼해졌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게 돼
몸은 조금 불편해졌지만 마음은 더욱 평안함을 얻었다고 말하는 한기현 씨. 암투병 기간 동안 자신 스스로를 행복한 암환자라고 말한다. 다시금 회복된 신앙심과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도와준 주위 사람들의 사랑 때문에 이 세상이 다시 살 만한 곳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 이제는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면서 가족과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 무엇인지 그것만 생각한다고 한다. 그의 소망처럼 꼭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전파하는 전도사가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