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강남차병원 비만클리닉 김상만 교수 (HL클리닉 원장)】
미국 플로리다대학 의과대학 세포생물학 교수인 윌리엄 던 박사는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칼로리의 섭취 제한이 세포의 청소-재순환-재건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젊은 쥐와 늙은 쥐 22마리를 대상으로 한 그룹은 칼로리가 낮고 영양가가 높은 먹이를 주고 나머지는 마음대로 먹이를 먹게 한 결과 덜 먹은 그룹 중 늙은 쥐들은 마음껏 먹은 쥐들에 비해 심근세포의 자기 정화작용이 120%나 증진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따라서 던 박사는 내 몸의 세포를 깨끗하게 하고 활성화시키려면 조금 덜 먹는 소식을 하라고 권한다.
왜 그럴까? 왜 적게 먹는 것이 내 몸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까? 그 비밀을 강남차병원 김상만 교수로부터 들어본다. ?
PART 1 ?항노화의 열쇠 세포 이야기
한 줄, 두 줄 늘어나는 얼굴의 주름살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 사람은 왜 늙어갈까? 늙지 않는 방법은 과연 없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계 의학계도 마찬가지였다. 늙지 않는 방법 찾기에 혈안이 돼왔다. 그 결과 작은 실마리 하나를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던 것이다.
의학자들은 생각했다. ‘부족해진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보충해주면 노화가 늦춰지지 않을까?’ 그 시도는 적중한 듯 보였다.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분비량이 줄어드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을 인공적으로 보충해주자 몸의 노화가 더디게 진행됐던 것이다.
다들 환호했다. 인류의 오랜 숙원이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뿐.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 몸의 호르몬이 부족하지 않도록 인공적으로 호르몬을 공급해주자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 몸 스스로의 호르몬 분비 능력이 상실돼 버렸던 것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니까 더 이상 호르몬 분비를 안 해버렸던 것이다. 강남차병원 김상만 교수에 따르면 “항노화의 문제를 호르몬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시각은 이때부터 사라졌다.”고 밝히고 “그래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우리 몸의 세포”라고 말한다.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서 우리 몸에서 실질적인 일을 하는 세포를 활성화시켜주는 것이 노화의 열쇠를 풀 새로운 단초로 부각됐던 것이다. 그리하여 내린 결론은 한 가지였다. 세포의 파괴=노화와 질병이었고, 세포의 파괴 촉진=노화와 질병 촉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세계 의학계의 화두는 우리 몸의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 연구에 모아졌다. 그리고 결국 그 방안을 담은 7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7가지 가이드라인
1.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할 것.
2. 적당한 체중을 유지할 것.
3.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것.
4. 간식하지 않기
5. 담배 안 피우기
6. 적당한 음주하기
7. 소식하기
김상만 교수는 “이상의 7가지 지침은 내 몸의 세포를 활성화시켜 노화를 예방하고 장수를 가능케 하는 최선의 비책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밝히고 “특히 이 중에서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는 것이 바로 소식”이라고 말한다.
PART 2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소식의 ‘힘’
내 몸 세포가 생생하게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소식을 하는 것이 좋다! 왜 그럴까? 소식을 하면 왜 세포에게 좋을까?
이 물음에 김상만 교수는 “세계 장수촌에 가보면 그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조금 먹는다는 것”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건강장수를 위해서는 무엇을 먹는 것보다 무엇을 안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소개한다.
그 이유를 알려면 조금 복잡한 우리 몸의 생리기전을 알아야 한다. 자, 조금 쉽게 생각하자. 내가 일을 하고 걸어다니고 사랑도 하고…기타 등등의 일상생활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반드시 내가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흔히 3대 영양소가 사용된다. 모두들 잘 알고 있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놀라운 비밀이 하나 숨어있다고 한다. 김상만 교수에 따르면 “오래 사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지방을 에너지로 써? 조금 생소할 것이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지방은 에너지 함량이 아주 높을 뿐더러 에너지 효율도 좋다.”고 밝히고 “그런 지방을 에너지로 쓰면 우리 몸의 지방이 찌꺼기로 쌓이고 창고에 쌓이지 않게 되면서 내 몸에는 항상 에너지가 콸콸 넘치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내 몸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비결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금 덜 먹는 소식을 하라.”는 게 김상만 교수의 처방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몸의 세포를 적당히 배고프게 해주라고 권한다. 그래야만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가 제 일을 하게 되고 늘 일을 하는 세포는 활기차고 생생한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가? 현대인들은 배고픔을 잘 참지 못한다. 걸핏하면 과식을 즐긴다. 너무 자주 먹고 너무 많이 먹고 너무 탄수화물 위주로 먹는다. 그렇게 되면 내 몸의 세포가 배고플 여유가 없다. 따라서 지방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일도 하지 않게 된다. 생각해보라. 비록 에너지 효율은 떨어지지만 당장 에너지로 쓸 수 있는 탄수화물이 넘쳐나는 데 굳이 힘들여서 지방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일을 하고 싶겠는가?
그 결과는 뻔하다. 지방은 하루하루 우리 몸 구석구석에 축적되고 제 일을 하지 않는 세포는 노화되고 퇴화되는 필연적인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 같은 연결고리를 차단해야 한다. 세포가 지방을 갖고 에너지로 쓸 수 있는 내 몸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PART 3.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내 몸 만들기 비결
내 몸의 세포가 지방을 에너지로 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가 필요하다는 게 김상만 교수의 주장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호르몬의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호르몬은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다. 따라서 이들 호르몬의 균형이 항상 맞춰져 있어야 한다.
▶미토콘드리아쪽으로 지방을 가공해줘야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속의 발전소이다.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는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이 가공돼 미토콘드리아쪽으로 보내져야 한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미네랄과 비타민이다. 특히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 그리고 마그네슘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 영양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제철 과일이나 채소를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세포가 배고프다는 신호가 들어가야 한다
이것은 육체적으로 느낄 수가 없다는 데 함정이 있다. 세포가 배고픈 것과 저혈당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저혈당은 단순히 혈당이 떨어진 것을 말한다. 사람은 저혈당이 오면 그 혈당을 올리기 위해서 배가 고프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그러면 무엇이든 허겁지겁 먹게 된다.
하지만 세포가 배고프다는 것은 세포 내의 에너지가 적다는 신호가 들어가야 한다. 그 신호는 우리 몸에서 세포의 산화, 환원에 관여하는 효소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것이 낮아야만 세포가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그러면 세포에서 지방을 에너지로 쓰라고 지시하는 효소가 활성화되면서 미토콘드리아가 지방을 분해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약간 배가 고플 때 그 배고픔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배고프기 전에 뭘 먹거나 배가 고프자마자 뭘 먹거나 하면 영영 세포는 배가 고플 틈이 없게 된다.
그 결과 지방을 분해하는 대사가 퇴화된다. 음식문화가 발달된 현대사회에서 미식가일수록 빨리 죽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내 몸에서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낼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아서이다.
따라서 내 몸 세포를 생생하게 유지하려면 적당히 균형된 식사를 해야 하고 적당한 배고픔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게 김상만 교수의 지론이다.
▶지방분해 효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방분해 효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 비타민 B군이 중요한데 특히 니아신과 판토텐산이 부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니아신은 가다랑어나 농어 고등어, 다랑어, 현미밥, 아보카도 등에 많이 들어있고 판토텐산은 닭간이나 돼지간, 소간, 닭가슴살, 청국장 등에 다량 함유돼 있다. 또 하나! 지방분해 효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몸이 지방을 에너지로 쓰는 것을 잊지 않도록 육체적 운동도 많이 해주어야 한다. 현대인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오늘도 우리 몸에서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우리 몸의 생명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내 몸의 세포. 그런 내 몸의 세포에 활기를 주고, 활력을 주는 묘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김상만 교수는 “오늘부터 당장 조금 덜 먹고, 많이 움직이려는 노력, 그것 이상의 비법은 없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