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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월 특집][새 희망을 찾은 사람들 2] 중풍 이겨낸 정장섭 씨 희망가

2009년 01월 건강다이제스트 희망호 38p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경희대학교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고창남 교수】

“좌절은 금물… 긍정적인 마음과 운동, 음식조절은 필수에요”

나이 들수록 많이 하게 되는 생각. ‘수족 쓰기가 불편해서 여러 사람에게 보일 꼴, 안보일 꼴 다 보이며 자리 보존만은 하지 말아야지.’ 각오에 다짐도 해보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게 사람 일이다. 누구나 피해가고 싶은 중풍도 그렇다. 그동안 노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중풍이 젊은 층도 공략하고 있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대를 불문하고 찾아오는 중풍을 이겨낼 건강풍은 없을까?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고창남 교수는 “중풍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고 한다. 상황이 나빠지지 않도록 꾸준히 살피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흔히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진 중풍이 세대를 불문하고 젊은 층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고 교수는 “중풍은 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중풍환자의 약 2/3가량이 노인분이고, 이들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동맥경화 등이 그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젊은 층에서의 중풍은 생활습관 및 음식의 서구화와 경쟁사회 속에서의 스트레스, 과로 등이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예고 없이 찾아온 중풍과의 싸움.. 정장섭 씨 이야기

“사람들이 죄다 그랬어. 하늘이 무너져도 난 안 쓰러질 거라고. 하~ 그런데 그게 나한테 왔잖아.”라며 그가 멋쩍게 운을 뗀다. 털털하고 욱하긴 해도 뒤끝 없는 성격으로 한눈에 봐도 풍채 좋고 호기 있어 보이는 정장섭 씨(65세). 그에게도 중풍은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왔다.

☞고창남 교수 : “중풍은 평상시 관리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비만, 심장질환, 고지혈증, 과음 및 흡연 등 중풍 원인 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음식조절이나 운동 등을 통한 관리가 필수적이고 55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해요.”

20년 이상 건설현장에서 현장 관리를 하며 살아왔던 정장섭 씨는 중간관리자로서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화통한 성격답게 하루 두 갑 이상의 담배와 술로 털어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래도 또래 나이에 흔하다는 당뇨나 고혈압 하나 없이 건강했기에 그를 찾아온 중풍이 낯설기만 했다.

☞고창남 교수 : “모든 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스트레스지만 중풍에는 특히 담배가 해로워요. 하루에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중풍 발병률이 10배 정도 높고, 실제로 남성 중풍환자의 대부분이 흡연자였어요.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심박동수와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관 내벽에 손상을 주어 혈관이 좁아지거나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을 촉진할 뿐 아니라 일산화탄소의 흡수로 산소결핍을 일으키기 때문에 혈액의 헤모글로빈이 상승해 피를 끈적거리게 만들어요. 이런 것들이 결국 혈액순환을 나빠지게 하여 중풍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리고 술은 맥주 1~3컵, 소주 1~3잔 정도는 괜찮지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고혈압을 가진 사람에게는 뇌출혈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아요. 기온 변화가 심한 계절에는 가급적 과음하지 마세요.”

2008년 무덥게 덥던 6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 현장 근무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현장에서 이동을 하는 정장섭 씨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먼저 눈치 챈 것은 주변 동료들이었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현장에서는 절대 술을 마시지 못하거든. 그런데 동료들이 하는 얘기가 그 당시 내가 술을 마신 줄 알았다는 거야.” 그만큼 그의 걸음걸이는 비틀비틀 거리며 방향감각을 잃고 있었다.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거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얼떨결에 간신히 전신주를 부여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걷고 있던 그가 앞에 있던 전신주에 그대로 얼굴을 박고 쓰러진 건 바로 그때였다.

“지금 와서 생각이지만 평상시에 머리에 이가 기어다니는 것처럼 느낌이 이상했어. 그리고 귓속에 벌레가 들어간 것처럼 계속 습관적으로 귀를 파게 되더라고. 눈도 가끔씩 침침해서 비비기도 수시로 비빈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게 전조증상인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정장섭 씨는 “그래도 조기검진이 제일 중요하니까 아무 이상이 없더라도 우리 나이가 되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야.”라고 단단히 일러둔다.

☞고창남 교수 : “중풍의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흔한 증상은 △한쪽 팔다리의 저림 △일어서거나 걸으려고 할 때 자꾸 한쪽으로 넘어짐 △두통, 어지럼증 △안면 떨림(말이 둔해져 침이 흐르기도 한다. 혹은 말할 때 발음이 분명치 않거나 말을 잘 못함) △눈이 침침하거나 시야가 좋지 않음 △한 쪽으로 쏠리는 느낌 등이에요.”

“아, 이제는 그만 쉬라고 하시는구나!”

그는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조치를 받았다. 그의 병명은 뇌경색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침상 위에 누워있는 자신의 몸이 이상했다.

“정신은 멀쩡한데 입이 돌아가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오는 거야. 그런데 난 그것도 모르고 의사 선생님한테 열심히 내 얘기를 했는데 잘 알아듣지 못하더라고.”라며 당시를 회상한다. 문제는 입이 돌아간 것뿐만 아니었다. 왼쪽다리에 마비가 와서 거동을 할 수 없었고, 양 손가락에도 마비가 와서 모두 굳어진 상태였다. 걸을 수도 없었고 식사도, 대소변까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정말 열심히 살아 왔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쓰러져 이렇게 자리 보존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상심도 컸지만, 지인들의 기도와 믿음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에게 큰 힘이 되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아벨, 이제는 하느님도 당신이 좀 쉬시길 바라셨나봅니다.”라는 신부님의 말씀이 가슴에 닿았다.

마음가짐을 달리하고 나니 살고자 하는, 아니 내 힘으로 걸어서 나가자는 의지가 솟아올랐다.

45일간의 병원 생활 기간 중 한 열흘 정도를 금식하며 링거를 맞았더니 부쩍 식탐이 늘었다. 제대로 거동하지 못하는 몸에 병문안 온 지인들이 사가지고 온 음식을 자제 없이 먹다보니 쓰러지기 전보다 10kg이나 살이 찌기도 했다. 그의 상황이 호전되고 나서 의사에게 제일 먼저 들은 말이 “금연·금주하시고 살 빼세요.”였다고.

한 번 하기로 하면 하는 사람. 그는 양·한방치료, 재활치료, 식사 때를 제외하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휠체어를 타고 목발에서 지팡이를 짚고 온 병원을 휘젓고 다닐 만큼 열심히 운동했다. 그리고 퇴원한 후 꾸준히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건강을 위해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아내와 함께 하는 운동은 큰 즐거움

쓰러지고 나서 제일 많이 달라진 점은 금연과 운동의 생활화다. “담배 끊는 거 그거 어렵죠. 절대 혼자 끊으려고 하지 말고 가까운 보건소에 가서 상담해 보세요.”라며 보건소의 도움이 컸다고 조언한다. 지금도 가끔 담배 생각이 간절할 때면 은단으로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고 있다고. 그는 아내와 꼭 아침운동을 함께 한다.

“아침 5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을 천천히 걷고 공차기를 하다가 6시 30분부터 1시간 정도 배드민턴을 즐기죠. 그리고 새벽 정기를 듬뿍 받은 흙냄새를 맡는 것으로 운동을 마무리해요. 부부끼리 운동하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정장섭 씨.

☞고창남 교수 : “너무 무리한 운동은 좋지 않지만 매일 30분 이상 땀이 나고 약간 숨이 차는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풍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아침식사 후 근처의 아차산에 올랐다 하산하면서 먹는 점심도 건강을 생각해서 두부를 이용한 음식을 먹는다. 3시쯤 집에 도착해서 7~8시 저녁식사 때까지 봉사활동이나 기타 자유 시간을 갖고 10시에 취침하는 그의 요즘 생활은 예전의 불규칙하고 수면이 부족했던 생활에 비하면 건강은 덤으로 따라오는 생활이라고.

“과로, 피로, 스트레스, 음주, 담배가 제 병을 부른 것 같아요. 이제는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도 안 받으려고 노력하고 운동도 하고 담배도 끊었으니 술 끊는 일만 남았어요. 그래도 한참 3~4병 마실 때와 달리 요즘엔 가끔 하루에 3잔 정도로 많이 줄였어요.”라고 웃어 보인다.

술 마실 일이 없으니 자연스레 술안주로 즐겼던 고기 먹는 일도 줄었다며,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식성 탓에 고기 대신 야채와 잡곡밥, 된장국 등을 맛있게 먹으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단, 젓갈류처럼 짠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고!!

오늘도 정장섭 씨는 아내와 운동하기 위해 아침 일찍 눈을 뜬다. 그리고 건강독자를 위해서 한 마디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여러분, 저를 보세요. 저 같은 사람도 이겨냈잖아요.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운동하고, 음식조절하면서 열심히 생활하다 보면 분명 희망은 보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힘내세요.”

<중풍위험도 테스트>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제공

♠나이가 60세를 넘습니까? 50점

♠혈압이 높습니까(160/95)? 40점

♠부모님이 중풍이나 고혈압이 있습니까? 30점

♠당뇨병이 있습니까? 20점

♠술, 동물성 기름기, 짠 음식을 많이 먹습니까? 20점

♠비만한 편입니까? 10점

♠담배를 하루에 10개비 이상 피우십니까? 10점

♠심장에 부정맥이 나타납니까? 10점

♠운동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5점

♠스트레스가 많은 편입니까? 5점

*총점

♥ 80점 이하(청신호) :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중풍 위험인자가 있다면 꾸준히 관리를 받으세요.

♥ 80점~120점(황신호) : 중풍 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하고 생활습관의 개선 등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 120점 이상(적신호) : 중풍 발생위험이 있어요.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진료를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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