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업은 애기 삼 년 찾는다는 말이 있다. 애기를 찾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표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진실로 기억력이 감퇴된 사람이라면 ‘자기가 무엇을 잊어버렸을까?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를 알아보려는 의지조차도 갖지 않게 된다.
본래 사람의 뇌는 기억만을 저장하라고 있는 곳이 아니다. 뇌는 보통 140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관장한다.
인간의 사고력과 창조력, 감정, 운동, 언어, 감각, 시각, 청각, 이해, 기억, 판단, 학습 및 반사, 평형과 호흡, 혈압, 체온 등 생명현상을 관장하며, 전혀 의식할 수 없는 자율신경기능(automatic nerve)을 조절하는 등 인간의 지식으로 측정할 수도 없는 수없이 많고 복잡한 일들을 처리하고 정리해내는 곳이다.
무릇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크고 복잡한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작고 단순한 사건이 지연되거나 연기되는 것이 순리에 맞는 현상이 된다. 즉 무엇인가 기억나지 않는 것은 그 과정이 꼭 필요하였기에 생략되어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이때는 인간에게 또 다른 능력이 생겨나고 있다는 표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청년이 되면 소년의 일에 흥미를 잃어가는 것처럼, 이제는 한 단계 더 높고 더욱 새로운 지적 능력이 쌓여가는 증거라고 여겨야 한다.
자손들과 직원들과 친척들의 관리능력과 안배능력이 생겨나고, 어떤 일을 빈틈없이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획력이 단단해진다. 정서적으로는 안정감이 더욱 돈독해지며, 그동안 쌓인 경험은 폭넓은 응용력으로 변신될 수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머리를 쓰면 쓸수록 더 좋아진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즉 뇌신경세포가 갖고 있는 가지(dendrite)의 숫자가 더 많아져서 지적능력이 향상되고 안정성이 더 높은 판단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머리는 우리 몸의 주인이다. 손이 잘못한 것을 머리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 눈이나 귀가 실수한 것을 모두 머리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 누구나 정신을 깜박깜박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치매도 아니고 뇌종양도 아니고 그 전조 증상도 아니다. 뇌기능 개선제나 뇌 대사 촉진제, 혈관 확장제, 머리 좋아지는 약 등을 먹을 일은 더욱 아니다. 이제는 몇 가지 혈액검사를 해보면 치매나 중풍, 뇌종양 유무나 그 가능성 정도를 손쉽게 곧 알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매일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어떤 일에든 몰두할 수 있어야 뇌신경이 늘어난다. 모든 일에 애정을 갖고 작은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해 희망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뇌를 젊게 하는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