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기자】
【도움말 | 서울대 간호대 치유과학센터 강승완 교수】
찬바람 속에서도 봄의 기운이 간간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봄맞이 대청소로 집안 곳곳의 묵은 때를 씻어내야 할 때가 곧 다가온다. 그러나 집안 청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몸속 청소이다. 겨우내 추위에 꽁꽁 싸매고 웅크렸던 몸속도 깨끗이 씻어내는 법, 그리고 앞으로도 몸속에 독소가 자리 잡지 않도록 할 생활요법들을 소개한다.
독소란?
독소란 체내에 들어와 신체기능을 방해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이다. 이러한 독소는 크게 외독소와 내독소로 구분할 수 있다. 외독소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화학물질들로 중금속 같은 무기물질들이고, 내독소는 대사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이 체내에 쌓여 독소작용을 하는 것과 그람음성균(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의 막이 파편화되면서 약해진 점막에 침투해 몸속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 있다.
서울대 간호대 치유과학센터장 강승완 교수는 “흔히 환경호르몬이라 부르는 독소는 체내에 들어와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한다.”며 “남자아이에게 사춘기 때 여성형 유방이, 여자아이에게는 2차 성징 전에 성조숙증이 생기게 하며, 가임기의 성인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몸속에 독소 있을 때 생기는 증상
몸속에 독소가 쌓이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안구건조증, 침침해지는 눈, 신경과민, 감정조절의 어려움,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설탕·밀가루·게임 등에 관한 중독 증상, 비염 증상, 잦은 감기, 원인불명의 어지럼증, 메스꺼움, 만성적인 피로감, 우울감, 에너지 저하, 자주 붓고, 여기저기가 자꾸 결리고 아픈 증상, 부정맥, 불안증, 천식, 만성적인 기침, 소화불량, 과민성대장증후군, 원인 미상의 피부질환 등이 생기기 쉽다.
강승완 교수는 “수많은 질병 대부분의 근본 원인이 화학물질”이라며 “그런 병들은 50년 전만 해도 없던 것으로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이 쏟아낸 수많은 화학물질이 생태계를 통해서 다시 다 사람들에게 온 것”이라고 말한다.
1 자연이 만든 음식을 먹고 공장이 만든 음식을 멀리해라
체내에 가장 많은 독소를 들어오게 하는 것도, 그 독소를 몸 밖으로 빼낼 수 있는 것도 음식이다. 특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많은 음식에는 식품첨가물이나 감미료 같은 수많은 화학물질이 들어있다. 그리고 우리는 식사를 할 때마다 그 화학물질을 계속 섭취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식약청(FDA)에서 승인한 양의 식품첨가물, 감미료 등을 각각 섭취했을 때는 뇌세포에 끼치는 독성 작용이 그리 높지는 않았으나 그것들이 섞였을 때는 뇌세포의 성장이 억제되고 두뇌 회로인 시냅스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강승완 교수는 이를 ‘독성 시너지 효과’라고 말한다. 각각의 음식에 미국식약청이 허가한 만큼의 화학물질을 쓰더라도 사람이 먹을 때는 그것 하나만 먹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먹게 된다. 이렇게 여러 가지가 섞인 상태에서 화학물질들은 독성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독소들 대부분은 지방에 잘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서 세포막에 잘 침투를 하고, 지방이 많은 뇌세포에 잘 달라붙는다. 그래서 화학물질이 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며, 우울해지고, 폭력적으로 되기 쉽다. 특히 납과 수은은 뇌에 잘 침투하는데 체내의 납 농도가 높을수록 폭력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설탕 음료, 가공 음료 등을 많이 마시면 혈당이 불안정해지고 음료의 색소를 해독하기 위해 뇌에서 써야 할 미네랄들을 간에서 끌어다 쓰게 되어 뇌가 불안정해진다. 또 아스파탐이나 MSG가 뇌에 너무 많이 들어오면 뇌가 과도하게 흥분해서 뇌세포들이 안 좋은 영향을 받게 된다.
강승완 교수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독소를 최소화하려면 자연이 만든 음식을 먹고 공장이 만든 음식을 멀리하라.”고 조언한다.
2 아침을 꼭 먹어라
아침으로 곡물 중심의 누룽지나 죽을 먹거나 통곡물과 채소 중심의 아침 식사를 꼭 하자. 강승완 교수는 “아침 식사는 두뇌를 깨우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며 “장이 충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소화에 부담되지 않는 가벼운 음식을 먹으라.”라고 조언한다.
3 하루 중 반은 단식한다
저녁을 될 수 있으면 7시 전에 먹어 다음 날 오전까지 하루의 반을 단식해보자. 강승완 교수는 “하루의 반은 영양분을 채워주고 나머지 반은 그걸 바탕으로 해서 낮 동안 쌓인 몸속 노폐물과 정신적인 노폐물을 수면을 통해서 걸러주라.”고 말한다.
낮에 저장한 영양성분을 가지고, 수면 중에 간에서는 체내의 화학물질들을 불활성화시켜 몸 밖으로 배출하는 대사작용을 한다. 따라서 밤에 12시간 정도 장을 비워주면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해독 작용이 이뤄진다. 그러니 저녁에는 과식이나 야식을 하지 않도록 하자.
4 해독에 도움이 되는 채소를 먹자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먹고, 특히 해독에 도움이 되는 청경채, 배추, 무, 양파, 마늘, 브로콜리를 즐겨먹자. 특히 파, 마늘, 양파는 해독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날것으로 먹기 어렵다면 살짝 볶거나 데쳐서 먹도록 한다.
5 고기, 유제품의 섭취를 줄이자
고기보다는 생선이나 두부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성장기가 아니라면 많은 첨가물이 들어있는 유제품의 섭취도 줄이도록 한다. 강승완 교수는 “만약 고기가 먹고 싶다면 살코기 위주로, 전통식인 보쌈으로 먹거나 충분한 채소와 함께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6 정기적으로 디톡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몸을 해독하자
방염 처리된 블라인드, 벽지, 침대 매트리스, 전자제품, 그리고 가구들. 먹는 걸 가려 먹는다 해도 우리 주변은 화학물질을 쏟아내는 것들로 가득하고 우리는 그 속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기검진을 받듯 한 번씩 디톡스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몸을 해독하자. 체내에 축적된 체내독소와 환경독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호흡과 명상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도 적절히 다루면서 마음의 독소도 해독할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건강습관들을 일상생활에서도 유지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건강한 삶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해독’이라고 하면 해독주스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강승완 교수는 “해독을 하는 데 해독주스 하나 마시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가장 먼저 자연이 만든 음식으로 먹는 음식을 바꾸고 바쁨 속에서도 느림의 삶을 살 때 진정한 해독이 이뤄진다.”고 말한다.
체내에 독소가 쌓이지 않게 하려면 독소가 쌓이게 하는 생활습관을 버려야 한다. 그간의 습관을 단번에 바꾸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실천하며 변화를 주어보자. 몸속 독소도 사라지고 삶의 독소도 사라질 것이다.
강승완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대체의학, 동서의학, 가정의학, 통증의학 등을 섭렵한 국내 최고의 통합의학 전문의다. 현재 서울대 간호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4주간의 디톡스 프로그램 ‘더비움’을 이끌고 있다. 또한, 인간에 내재된 자연치유력의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간과 문명, 자연의 조화와 균형회복을 위한 생태적 치유문화 확산을 꿈꾸는 혁신가이기도 하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EBS <다큐프라임>, <SBS 스페셜> 등을 통해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