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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사이] 헤어지려는 부부에게 보내는 ‘미워도 다시 한 번’ 레시피

2014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긋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

이혼은 결혼보다 훨씬 어려운 결정이다. 그럼에도 그 어려운 일을 무릅쓰는 이혼 부부는 끝없이 생겨난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3년 11월 한 달만 해도 이혼한 부부가 무려 9700쌍이나 됐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 사연 없는 이혼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혼이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김숙기 원장은 “이혼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은 이혼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다. 헤어지고 싶을 만큼 배우자가 미워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이혼이 행복한 삶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이혼은 최선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차선일 뿐이다.?

CASE 1. 이혼밖에 답이 없다는 아내 이야기

별거 3개월째. 2년을 뜨겁게 연애하고 11년을 함께 산 서애리 씨(가명)와 남편 앞에 놓인 현실이다. 서애리 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은 그럴 수 없다고 맞섰다. 그래서 3개월 전 두 딸을 데리고 친정으로 왔다.

식품회사에 잘 다니던 남편은 5년 전 그녀와 상의 한 마디 없이 사직서를 내고 사업을 한다고 나섰다. 당시 그녀는 화는 났지만 그럴 수 있다고 이해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남편은 퇴직금으로 식당을 열어서 6개월도 못 가 문을 닫았다. 그 다음에는 집 담보 대출을 받아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열어 2년 반 만에 빚만 떠안고 말았다.

빚보다 더 그녀를 화나게 한 것은 지금까지 보여 온 남편의 태도였다. 남편은 아내가 맞벌이를 한다는 이유로 가정 경제에 대한 부담은 완전히 지운 듯했다. 매일 가게에 나가 봐야 한다는 핑계로 육아, 집안일, 시댁 대소사를 챙기는 일까지 온전히 그녀의 몫이었다. 식당이 망한 뒤로는 생활비도 전혀 주지 않았다. 대출이자도 그녀의 월급에서 갚아야 했다. 경력을 살려 다시 직장에 다니라고 해도 남편은 화만 낼 뿐 듣지 않았다. 2년 가까이 지금 구상하는 사업만 대박 나면 대출은 금방 갚는다고 큰소리만 쳤다.

참다못한 그녀는 남편 앞에서 폭발했다. 능력 없는 남편의 뒤치다꺼리를 하긴 싫다고 참았던 울분을 토했다. 남편도 지지 않고 처가 식구들과 아내에게 무시 받았던 일을 따졌다. 그러다 점점 감정이 격해졌고 남편은 식탁 위에 있던 물병을 그녀에게 던졌다. 그것도 딸들이 보는 앞에서. 다음날 새벽 그녀는 이혼을 결심하고 짐을 쌌다.

CASE 2. 이기적인 아내에게 오만정 떨어진 남편 이야기

차세호 씨(가명)는 아내를 향한 복수를 꿈꾼다. 아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에 이혼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다. 신혼 시절 그는 아내를 끔찍이 사랑했다. 세상을 다 줘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경제권도 결혼하자마자 넘겼고, 아내가 싫다는 것은 고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한 가지 서운한 점은 있었다. 아내는 자신의 부모님과는 전혀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불편해서 안부 전화를 하는 것도 찾아뵙는 것도 싫다고 했다. 장남 체면을 구겼지만 효도를 강요하지는 않았다. 대신 아내에게 본보기를 보일 생각에 처가에 작은 일이라도 생기면 열일 제쳐놓고 달려갔다. 아내가 장모님과 통화할 때마다 시댁 흉을 보는 것을 알고도 참았다.

그런데 갈수록 아내에게 실망하는 일이 하나둘 늘었다. 아내가 자신에게는 양가에 똑같이 용돈을 드린다고 말해놓고 친정 부모님에게 더 많은 용돈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처가의 경제 상황이 훨씬 더 나은 데도 말이다.

결정적인 사건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작년에 벌어졌다. 홀로 되어서 적적한 어머니를 한 달만 모시자는 부탁을 아내는 단칼에 거절했다. 거기까지는 참았다. 그런데 얼마 후 어머니가 전화 없이 찾아왔다고 아내가 문도 안 열어준 사실을 알게 됐다. 안 그래도 건강이 부쩍 안 좋아진 어머니였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었다. 이렇게 예의 없고 이기심 덩어리인 여자와는 끝내기로 결론지었다. 아이가 아직 없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이혼한 사람도 이혼을 권하지 않는 이유

흔히 결혼을 두고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고 한다. 수많은 기혼자는 싱글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결혼? 최대한 천천히 해!”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 결혼생활을 끝내는 것도 만류한다. 특히 자신이 이혼했다고 해서 이혼을 권하는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어떻게든 참고 살라고, 남자나 여자는 다들 거기서 거기라고 말린다.

김숙기 원장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끝내는 이혼은 행복의 시작이어야 하는데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한다. 이혼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후회하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이혼 뒤에 겪게 될 현실적인 문제점을 간과하고 섣부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배우자와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다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치명적인 이유라고 해도 노력해서 좋아질 수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좋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구나 아이가 있는 부부라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혼을 해야 하는 극단적 상황도 있다. 김숙기 원장은 “대표적인 것이 끊임없는 외도, 폭력, 도박”이라며 “정상적인 인생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런 것들을 견뎌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성격 차이, 생활습관 차이, 가치관 차이 등으로 이혼을 결심했다면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상호작용 안에서 생겨난 문제는 노력에 따라 충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위기의 부부를 위한 위대한 레시피 5가지

이혼은 결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다. 성숙한 성인이라면 문제가 닥쳤을 때 피하지 말고 직접 돌파해서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위기의 부부에서 벗어나도록 물꼬를 터줄 방법을 알아본다.

1. 흠집난 사과를 버리지 말자!

사과에 작은 흠집이 있으면 그 사과를 버리는 사람은 없다. 흠집난 부분을 파내고 나머지를 맛있게 먹는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잔소리가 심할 수도 있고,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쳐 있을 수도 있다. 자신도 고치고 싶지만 노력해도 평생 안 고쳐지는 점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배우자도 마찬가지다. 일단은 배우자의 문제가 내 기준과 달라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보자.

나와 관점이 달라서 생긴 문제일 때는 나의 시각만 조금만 바꾸면 부부관계가 금방 좋아진다. 만약 그것이 누가 봐도 잘못된 점이라면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다시 잘해볼 마음이 있다면 자신의 잘못된 점을 비난하지 않고 돕겠다는 배우자를 밀어내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로 배우자가 정말 싫어하는 점을 내가 가지고 있다면 고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자.

2. 헤어질 수밖에 없는 리스트를 적어보자!

배우자와 꼭 헤어져야 하는 문제점을 종이에 쭉 적어본다. 그리고 그 문제점을 나의 문제, 배우자의 문제, 두 사람의 문제로 나눈다. 김숙기 원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를 파악하고 부부가 노력해서 그 리스트를 지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 맞는 점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정말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부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것은 뒤집어서 보면 부부에게 축복이다. 나에게 부족한 점을 속속들이 채워줄 완벽한 파트너를 만난 것이니 말이다.

3. 최선을 다했는지 돌이켜 보자!

배우자와 헤어지려고 마음먹었으면 꼭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 묻는 것이다. 배우자와 충분한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고, 배우자가 섭섭해하는 점을 이해하려고 했고, 상처를 줬다면 바로 사과했고, 기대 심리가 높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직 헤어질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최선을 다한 후에야 당당하게 헤어질 수 있으며, 헤어진 후에도 후회 없이 살 수 있다.

4. 일단 앙금부터 풀자!

아이가 있다면 이혼을 꼭 해야겠더라도 배우자에 대한 분노와 앙금을 어느 정도 풀고 나서 해야 한다. 서로에게 화가 난 채로 이혼을 하면 그 분노의 화살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향한다. 이혼도 감당하기 힘든 아이에게 계속해서 “네 엄마는 진짜 나빠!” “네 아빠는 천하에 못난 사람이야!”라고 비난하기 쉽다. 김숙기 원장은 “흙탕물일 때는 물속을 제대로 볼 수 없듯 분노와 앙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말한다. 배우자를 향한 분노와 응어리를 어느 정도 내려놓고 이성적으로 부부 문제를 대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5.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인정하자!

김숙기 원장은 “헤어지고 싶을 만큼 너무 싫은 배우자의 단점이 혹시 나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연관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실제로 이혼 사유가 어릴 적에 받은 상처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잔소리를 지긋지긋하게 듣고 자란 경우 아내까지 잔소리가 심하면 그것이 이혼을 결심할 만큼 엄청난 단점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먼저 어린 시절 상처 때문에 특정한 배우자의 행동에 예민한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배우자에게 어린 시절 상처를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구하자. 이런 과정을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도 아물고 멀어진 배우자와의 거리도 좁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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