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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나도 혹시 과로? 똑똑한 대처법

2014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긋호 62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가정의학과 전문의 유태우 박사】

저녁 잠자리에 들었을 때 “아이고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올 때…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힘들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때…
만약 이 둘 중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우리 몸은 이미 덫에 걸린 것이다. ?‘과로’라는 덫이다.

닥터U로 유명한 유태우 박사는 “과로는 내가 갖고 있는 몸과 마음의 능력을 초과했을 때 나타나는 내 몸의 반응”이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말한다.

장시간 일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것을 성실하다며 칭찬하고 근면하다며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홀로 과로하지 않기란 쉽지 않지만 적어도 건강을 삶의 우선순위로 둔다면 과로하지 않을 묘수를 찾아야 한다. 그 해법을 알아본다.

너도나도 “힘들어”

모두들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어린 학생부터 팔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각자 주어진 삶의 무게에 짓눌려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로 학원으로 뺑뺑 돌려지는 학생들, 88만원 세대로 살아야 하는 대다수 청년들의 비애,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한 직장인들의 파리목숨, 노후대책 전혀 없이 나이만 들어 걱정이 태산이라는 노인들까지….

저성장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정된 파이를 놓고 서로 차지하겠다고 피 터지는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남보다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혹은 적어도 남만큼은 차지하기 위해 자신을 달달 볶는다. 자신을 혹사한다. 게으름을 피우면 낙오자라는 생각부터 하고, 뭔가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어떻게든 남보다 잘 살고 싶고 남만큼은 살아야 한다며 전투를 치르듯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금 우리 사회를 일러 과로사회, 피로사회라 단정 짓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로가 사회 전반에 만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태우 의학박사는 “과로는 교묘히 숨어 있지만 한국인의 질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왜 과로할까?

과로를 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도 원치 않지만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과로를 하고 있다. 왜 그럴까?

유태우 의학박사는 “현대인의 과로를 유발하는 가장 큰 주범은 쓸데없이 머리만 굴리고 있고, 별의별 생각을 다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나는 왜 너보다 못 살까?’

‘나도 너만큼은 살아야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 종일 싸운다. 혼자서 싸운다. 두 생각이 머릿속에서 하루 종일 실랑이를 벌이다보니 한 일도 없는데 피곤하다. 그러면서 우리 몸은 과로를 느끼게 된다.

또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보면서 이것도 머리에 집어넣고 저것도 머리에 집어넣는다. 이것저것 넘쳐나는 정보를 끊임없이 받아들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별의별 생각을 다하고 별 걸 다하려고 하면서 과도하게 머리를 쓰기 일쑤다.

유태우 의학박사는 “과거에는 체력을 너무 많이 소모하여 과로를 유발했지만 요즘에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머리를 너무 많이 쓰면서 마음을 너무 많이 소모하는 것이 과로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때 내 마음에 소용돌이를 일으켜서 과로를 부르는 기전은 크게 네 가지다.

1. 생각을 많이 하든가?

2. 고통스런 느낌이 크든가?

3. 생각과 생각이 싸우든가?

4. 생각과 느낌이 싸우든가?

유태우 박사는 “이들 원인에 의해 현대인들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과로 상태에 빠져 있다.”고 우려한다.

내 몸이 과로하면…

과로가 건강의 적이 되는 이유는 그것이 유발하는 부메랑 효과 때문이다.

첫째, 과로를 하면 많이 먹게 된다. 아마도 몸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음식이 당기는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과로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

둘째, 과로를 하면 나쁜 습관을 악화시킨다. 수면습관, 식습관, 운동습관 등 몸에 좋은 습관들이 다 악화된다. 힘들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하던 운동도 안 하게 되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담배도 더 피우고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된다.

셋째, 우리 몸의 마모가 더 잘 일어난다. 일례로 예전과 똑같은 시간을 걸었는데도 무릎관절이 더 아프고 허리 관절이 더 아프다. 몸이 긴장돼 있기 때문이다.

유태우 의학박사는 “이 세 가지를 합치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 콜레스테롤, 암, 퇴행성관절염 등 각종 만성병과 연관이 깊다.”며 “그래서 과로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말한다.

과로하고 있는 내 몸, 똑똑한 대책은?

그렇다면 과로하고 있는 내 몸에는 과연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유태우 의학박사는 “과로를 유발하는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쓸데없는 생각을 줄이고, 머리를 덜 쓸 것”을 당부한다. 그 방법으로 추천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1 휴식을 연습하라

과로하는 습관을 없애려면 휴식이라는 새로운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때는 가급적 잠을 자지 말고 눈으로 하는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TV나 인터넷, 신문, 책, 휴대폰 사용도 모두 금지해야 한다. 머리도 가급적 쓰지 않도록 한다. 무념무상의 상태를 연습해야 한다. 목욕탕이나 찜질방 같은 장소에서 혼자 앉거나 누워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면 좋다. 특히 짧은 시간에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눈가리개를 사용하는 것이다. 눈꺼풀을 통해 들어보는 빛의 자극을 차단해줄 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눈을 뜨는 평소의 습관도 막아주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 생각중지훈련을 하라

과로를 일으키는 주범은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과로를 피하려면 생각은 되도록 줄여야 한다.

텔레비전, 인터넷, 휴대전화, 책, 신문 등 눈으로 보는 것도 삼가고 귀로 듣는 것도 안 된다. 그러면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지고 많은 생각들이 쉴 새 없이 튀어나오는데 그런 생각을 중지하는 훈련이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 된다. 처음에는 잘 안 되지만 그렇더라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겠다.’는 생각만 계속한다. 그러면 진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30분 정도만 해도 충분한 효과가 있으므로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생각중지훈련을 실천하자.

유태우 박사는 “현대인에게 과로는 마치 습관처럼 굳어져 과로인 줄도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면서 “한 번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스스로 반문해 볼 것”을 주문한다. 그래서 그 대답이 ‘Yes’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만약 ‘No’가 나오면 두 번째 질문을 던져보라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려면 무엇을 하면 되지?’

만약 내 삶의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면, 그래서 몸이 힘들고 마음이 괴롭다면 인생의 궤도수정도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숨을 헉헉거리며 죽어라 남들 쫓아가보아도 산 정상에 있는 것은 역시 나무뿐임을 기억하자.

유태우 박사는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주임교수 및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원격진료센터 책임교수를 역임했다. KBS 건강플러스 ‘유태우의 내몸을 바꿔라’, MBC 라디오닥터스를 진행했으며, 현재 CBS라디오 ‘웰빙다이어리’, KBS라디오 ‘싱싱라이프’, MBC라디오 ‘건강한 아침입니다’에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유태우 교수의 내몸개혁 6개월 프로젝트>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유태우의 질병완치> <고혈압 3개월에 약 없이 완치하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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