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새해에 세웠던 계획들 대부분이 3월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다고 한다. 새해 계획을 한 번 되새겨보자. 잘 지켜지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흐지부지되어 먼지만 날리고 있는가? 그렇다면 상큼한 봄이 찾아오는 3월을 맞아 산뜻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시도해보자. 봄의 생기를 받아 새학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처럼 말이다.
다시 세워볼 만한 새해 결심 중 하나에 다이어트 계획이 있을 수 있다.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곧 온다. 두꺼운 옷 속에 감춰두었던, 겨우내 늘어난 묵직한 살들이 세상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지켜내지 못한 새해 결심이 후회로 밀려올 시점이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이제라도 무너진 계획을 바로 세워 찬찬히 다시 시작하면 된다. 단,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도록 세워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을까? 그래서 준비했다. 다이어트를 실패로 이끄는 계획들! 목록에서 이것만은 반드시 빼버리자. 그러면 건강하게 성공에 이를 수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살을 빼리라는 각오로, 기필코 전지현 같은 S라인 몸매가 되겠다는 열망을 품고, 남들이 성공했다는 숱한 다이어트 계획들을 섭렵한 후, 우리는 다이어트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투지에 불타서 전투적으로 다이어트에 임한다. 그럼에도 번번이 다이어트 앞에만 서면 우린 왜 작아지고, 종국엔 루저가 되고 마는 걸까?
다음에 소개한 계획들은 우리가 성공하리라 믿었던,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를 실패로 이끌었던 계획들이다. 이들을 낱낱이 살펴보고 성공의 길을 알아보자.
PART 1. 우리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계획들
1 이번 다이어트로 10kg 빼기
장기전인지 단기전인지도 모르고 세운 계획이 실패로 이끈다. 10kg 이상의 감량 계획은 장기적인 다이어트에 속한다. 하지만 우리는 늘 단기간에 5~10kg 이상을 감량하겠다는 급격하고 무리한 계획을 세우곤 한다.
“누구는 한 달에 20kg을 뺐다더라.” 하는 카더라 통신은 우리에게 무모한 도전에 뛰어들도록 용기를 북돋워 준다. 하지만 어쩌다 속전속결로 뺐다 해도 급격한 요요를 맞게 된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감량한 체중이 계속 유지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며 “그동안 체중이 유지돼야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한다.
단기적인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자. 즉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박현아 교수는 “적절한 체중감량은 1달에 2kg”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계획을 세울 때 일주일에 500g~1kg 정도 감량을 계획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2 한 가지 음식만 먹기
사과나 고구마, 감자와 같이 한 가지 음식만을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몸을 혹사하고, 다이어트를 실패로 이끈다. 기본적으로 우리 몸은 균형 잡힌 영양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영양부족이 생기게 되고 결국엔 몸의 균형을 깨뜨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다면 소량의 단백질과 채소를 식사 때마다 챙겨 먹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반드시 공급해줘야 한다. 적게 먹되 영양의 균형은 맞춰서! 이럴 때 장기적인 체중 감량이 가능해진다.
3 하루에 1000칼로리 미만으로 먹기
하루에 2000칼로리를 먹어야 하는 성인이 1000칼로리만 먹을 경우, 일시적인 감량 효과는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빨리 요요현상이 진행되어 전보다 더 많이 살이 찌게 된다. 특히 칼로리를 맞춘다고 끼니를 걸러서도 안 된다. 박현아 교수는 “우리 몸은 굶으면 먹게 되어 있다.”며 “굶으면 오히려 식욕이 촉진되고 몸도 들어온 음식을 대변으로 내보내지 않고 모두 흡수해 버린다.”고 말한다.
하루 1000칼로리 미만의 급격한 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전문가나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영양부족 등 건강상의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하루 1500칼로리 정도가 좋다. 박현아 교수는 “250칼로리는 커피나 음료수 등을 덜 먹으면서, 나머지 250칼로리는 운동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무조건 칼로리에 연연하기보다 전체적으로 총량을 맞춰가면서 ‘생활을 건강하게 바꿔가는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지름길임을 기억해두자.
4 해독주스로 살 빼기
몸의 독소가 빠지면서 체중도 감량되기 때문에 해독주스 다이어트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생활의 변화 없이 과식이나 폭식을 유지하면서 해독주스를 찾는다면 결국 다이어트는 실패한다.
해독주스가 다이어트 주스는 아님을 명심하자. 먹더라도 체중감량의 기본인 적게 먹고 천천히 먹는 습관을 유지하고, 통곡물, 채소, 소량의 단백질 등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5 매일 아침 몸무게 재고 기록하기
다이어트 중에 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가 눈금이나 수치를 확인하는 것은 하나의 의식에 가깝다. 하지만 전날 참고 견딘 고통에도 체중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났을 때 실망과 좌절은 포기로 이어지고 다이어트는 실패한다.
체중이 아닌 허리둘레를 재자. 우선 체중감량중 아침마다 재는 체중은 정확한 감량 수치가 아니다. 또한, 다이어트 중 운동량을 늘리면 근육량이 증가해 오히려 체중은 늘어난다. 그러니 체중에 연연해하지 말고, 재더라도 1주일 간격으로 재자.
박현아 교수는 “체중이 아니라 체지방이 줄어야 한다.”며 “체성분 분석을 통해 체지방이 줄었는지를 확인하라.”고 권한다. 체성분 분석이 여의치 않다면 허리둘레를 재자. 잘못된 다이어트로 체지방이 아닌 근육량이 먼저 줄면 체중은 줄더라도 허리둘레는 늘어난다. 그러나 체지방이 제대로 줄어들면 허리둘레가 줄어든다. 다이어트를 잘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6 하루 한 끼만 먹기
가장 좋은 다이어트 방법은 적게 먹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 번에 몰아서 한 끼만 먹을 경우 결국에는 폭식으로 이어져 실패하기 쉽다. 그 외 간헐적 단식의 경우, 어느 정도 이점은 있겠으나 음식에 관해 자기 통제가 잘 안 되는 사람에게는 간헐적 단식이 간헐적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음식을 안 먹다가 먹게 되면 우리 몸은 들어온 음식을 모두 흡수할 뿐 아니라 더 큰 식욕을 부르기 때문이다.
세 끼는 모두 먹고 전체적으로 양을 줄여라. 특히 아침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 아침을 안 먹으면 배고픔을 더 많이 느껴 나중에 아주 많은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7 매일 두 시간씩 운동하기
하루 운동 두 시간은 지루할 뿐만 아니라 부상의 위험도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지쳐서 실패하기 쉽다.
매일 두 시간씩 운동하고자 한다면 가능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또한, 과격한 운동은 폭식을 부르니 효율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운동을 많이 하면 근육량이 늘어나 몸의 부피는 줄지만 체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운동한 만큼 몸은 에너지를 원하기 때문에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박현아 교수는 “2시간을 하더라도 30분 정도는 근력운동, 20~30분은 유산소 운동, 틈날 때 스트레칭을 하고 나머지 한 시간은 걷기를 하는 게 좋다.”며 “과격한 운동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PART 2. 우리가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계획들
다이어트 방법은 넘쳐나지만 성공은 멀기만 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다이어트 계획이란 어떤 걸까?
1. ‘천천히’ 해야 성공률 UP↑
다이어트는 여름에 비키니를 입기 위해, 면접을 보기 위해, 선을 보기 위해 등등 어떤 이유 때문에 갑자기 단시간에 해내는 것이 아니다. 이런 다이어트는 일단 계획이 무리할 수밖에 없어서 건강을 잃기 쉽고, 실패할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박현아 교수는 “다이어트는 천천히 하는 것”이라며 “생활 속에서 그런 습관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천천히, 장기적인 계획으로 시작해야 성공률도 높다.
2. 감량체중 유지의 열쇠는 ‘건강한 생활습관’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요요현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살을 빼기도 힘들지만 유지하는 건 더 어렵기 때문이다. 감량된 몸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우리 몸은 계속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즉 몸이 기억하는 세팅포인트 때문이다. 예를 들어 70kg에서 59kg으로 감량을 해도 몸은 70kg을 유지해야 한다고 인지하기 때문에 체중을 되돌리려고 한다.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적게 먹어도 몸은 오히려 대사량을 줄여 70kg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팅포인트는 언제 재설정 될까?
박현아 교수는 “몸이 기억하는 세팅포인트를 바꾸려면 짧게는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체중을 감량하고 나서 적어도 6개월 정도는 감량 때의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요요현상 없이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이어트는 천천히, 자신의 생활습관을 바꾼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성공한다.
다이어트 생활습관은…
● 오후 3~4시쯤 견과류나 저지방 우유를 마시면 저녁에 과식을 막을 수 있다.
● 물을 충분히 먹는다. 생수병을 들고 다니면서 계속 먹는 게 중요하다. 인체의 모든 대사는 물로 이뤄지는데, 다이어트로 먹는 양이 줄면 체내로 들어오는 수분 양도 줄어들기 때문에 수분 보충을 꼭 해줘야 한다.
● 음식은 여러 사람과 함께, 또는 남들이 보는 데서 먹는다. 천천히 먹을 수 있고 질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
● 양이 많고 칼로리는 적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음식을 먹자. 빵보다는 밥을, 과일보다는 토마토를 포함한 채소류를 먹으면 적은 칼로리로 큰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 술과 간식은 하지 않는다. 술 자체도 칼로리가 높고 안주도 기름져 과음, 과식으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술은 아예 먹지 않는 게 좋다. 간식도 배고픔을 달래는 견과류 정도 외에는 먹지 않도록 한다.
● ‘무지방’ ‘저지방’이라고 양을 늘리지 않는다. 무지방, 저지방이 에너지가 없는 건 아니다. 칼로리가 적다고 여겨 마음 놓고 더 먹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과일은 하루 필요량을 넘지 않도록 한다. 채소는 마음껏 먹어도 괜찮지만 과일은 그렇지 않다. 칼로리가 아주 높기 때문이다. 과일은 하루에 배(대) 1/4, 사과(중) 1/2, 귤 1개중 하나만 먹으면 된다. 특히 밥은 안 먹고 과일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당이 올라가 살이 더 찌니 주의한다.
PART 3. 다이어트할 때 유의사항~
40대 이상이라면 다이어트를 할 때 먹는 것을 줄이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대사율이 떨어져 살이 찌는 것이라서 음식을 줄여 살을 빼면 몸이 축난다. 그리고 20~30대 젊은층보다 더 천천히 살을 빼야 한다. 식사량은 줄이지 않지만 간식은 먹지 말아야 하고, 안 하던 걷기를 30분씩 하는 등 활동량을 늘려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 등이 있어서 걷기 힘들면 30분을 보통 10분씩 3번에 나눠서 가볍게 걷는다. 다리 근육이 안 좋은 경우라면 수영장 등의 물속에서 걸으면 운동은 물론 물리치료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그외에 성장기 어린이, 임신·수유부, 노인, 만성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경우는 영양부족이 생겨서는 안 되고, 질환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좋다.
박현아 교수는 서울백병원에서 비만, 영양, 건강증진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보건대학원& Health Research Center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대한가정의학회의 정회원, 보건의료연구원의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