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 류마티스 내과 박해심 교수】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에 몸도 마음도 노곤해지는 봄이 왔다. 매서운 겨울을 보내고 맞이하는 봄이 반가울 만도 하건만 오히려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 있다. 봄만 되면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알레르기 때문에 병원을 들락거리며 내내 고생하는 사람들. 그들에겐 산책을 나가는 재미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매년 봄 친구를 방구석에서 웅크리고 맞이했던 사람들은 주목하자. 올해부터는 탈탈 털고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마중 나가보는 것이 어떨까?
최근들어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최근 20~30년간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이 3~5배 정도 증가한 것은 환경 요인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농촌지역보다 이미 개발된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서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의 유병률이 더 높은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 류마티스 내과 박해심 교수는 “이렇게 도시지역에 알레르기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대기오염, 섭취하는 음식물의 차이, 상수도를 통한 염소화된 식용수 공급 증가, 실내 거주시간의 증가 등 여러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한다.
특히 봄철에는 중국에서 발생해 3~4월경에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황사로 인해 알루미늄, 철, 아연, 마그네슘 같은 중금속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증가되어 호흡기 감염을 증가시키고 천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봄철 알레르기 주된 원인은 ‘꽃가루’
공기 중에는 여러 식물에서 생산되는 여러 종류의 꽃가루가 존재하고 있다. 박해심 교수는 “봄에는 화초, 목초, 잡초, 수목 등에서 여러 종류의 꽃가루가 생성되며 이중에서 특히 수목 꽃가루가 우리나라에서 봄철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대기 중 꽃가루 농도는 연 2회 봄(3월 7일~30일)과 가을(8월 12일~9월21일)에 절정을 이루며, 그 이후 현격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종류별로는 2월말부터 5월까지 수목 꽃가루(오리나무, 포플러, 버드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등)가 주를 이루며, 8~9월까지는 돼지풀, 쑥과 환삼덩굴 꽃가루가 주를 이룬다. 또한 제주도에는 특이하게 일본 삼나무 화분에 의한 알레르기가 가장 흔하다.
봄철 알레르기 이렇게 잡자!
계절적으로 봄철에 발생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결막염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발열, 관절통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고초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대기가 건조해짐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 : 주로 지속적인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 등의 증상이 있다.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및 비강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점적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콧물이 심할 경우 충혈완화제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봄철 알레르기 기관지염 : 야간이나 새벽에 심해지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천명음 (숨 쉴 때 가슴에서 삑~소리가 나는 것) 등의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성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로는 흡입제와 경구용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천식은 정확하게 진단하고 장기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서 확진해야 한다.
▶봄철 알레르기 결막염 : 결막충혈, 눈 가려움 등의 증상이 있다.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또는 항히스타민 안약 점안 등이 있다.
▶봄철 알레르기 피부염 : 피부 발진 및 가려움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로는 항히스타민제의 복용 및 국소적인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자주 발라야 한다.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 많이 불편하면 면역요법을 시행할 수도 있다.
면역요법은 원인이 되는 꽃가루 성분을 소량씩 주사하여 원인물질에 대한 알레르기를 개선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특히 눈, 코 알레르기, 전신 증상, 기관지 증상 등이 면역치료를 받을 경우 모두 개선되는 효과가 있으나, 3~5년 정도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꽃가루가 날리기 약 2주 전부터 예방 약제를 미리 사용하여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박해심 교수는 “특히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게 되면 천식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기관지 천식은 심각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정확한 진단 후, 일상생활에 전혀 불편함 없이 치료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 봄철 알레르기, 이렇게 예방하세요!
꽃가루는 대기에 균등하게 섞여 있어서 회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과다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있는 동안 야외 활동을 피하고, 실내에서는 가급적 외부와 차단하기 위해 창문을 닫고 중앙냉방장치를 사용하도록 한다.
1. 결막염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 등을 착용한다.
2. 실내에서는 가급적 창문을 닫는다.
3. 황사가 심할 경우 외출을 삼간다.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4. 실내가 건조하면 가습기 등을 이용하여 습도를 올리고 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 청정기를 사용한다.
5.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잘 바른다.
6. 외출 후 세수와 손을 잘 씻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