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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플] 요리 명가 전통 잇는 요리연구가 이종임 원장

2010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빛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1980년대, 매일 아침 방송되던 <오늘의 요리>를 기억하는가? 이 프로그램에서 수도요리학원 이종임 원장은 맛과 영양을 겸비한 요리를 주부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게끔 선보였다. 주부들은 펜을 들고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녀가 오전에 소개한 요리 재료는 오후가 되면 시장에서 동이 난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오늘은 또 어떤 요리를 소개할까?’ 시청자들로 하여금 두근두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제안해 온 이종임 원장. 잘못된 식문화로 건강을 해치는 일이 잦은 요즘, 대한민국 대표 요리연구가에게 건강 지키는 비결을 들어본다.

음식은 내 삶의 원동력

30년 넘게 요리연구가의 길을 걸어온 이종임 원장. 2000년 노르웨이에서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축하 만찬장에서 한식요리를 차려내 한국의 손맛을 국제적으로 발휘하기도 했다. 그녀의 이모는 ‘요리계의 대모’로 유명한 고 하선정 원장(2009년 별세)이고, 어머니는 하숙정 수도요리직업전문학교 교장이다. 딸 보경 씨까지 요리연구의 길에 들어서 3대 명가를 내다보고 있다. 대표 음식 연구의 명가를 책임지고 있는 이종임 원장에게 음식이란 무엇일까?

“제게 음식은 삶 그 자체예요. 사랑이고 표현이며, 삶을 열심히 살아가게끔 만들어주는 원동력이에요.”

음식명가에서 자라났지만 어려서부터 요리연구가만을 꿈꿔온 것은 아니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직접 움직이며 활동하는 것을 즐기는 활발한 성격이라 학창시절엔 기자나 스튜어디스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늘 정성을 다해 요리를 연구하고, 아낌없이 성과를 나누는 어머니를 보며 행복감을 느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길로 접어들게 됐다.

소박한 상차림이 건강 지름길

요리연구 30년간 방송진행, 저술활동, 후학양성 등 쉴 틈 없이 달려온 그녀는 “굳이 약식동원藥食同源 같은 옛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음식은 정말 우리 삶에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유태인들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은 인생을 선택하는 것’이라 가르치듯, 사람은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어려운 시절엔 살기 위해 음식을 먹었다. 그런데 살림살이가 나아지기 시작한 때부터 과식과 가공식품의 홍수로 사람들은 온갖 성인병에 시달리게 됐다. 이종임 원장은 “더 빨리, 더 편하게 먹으려는 지름길 음식 문화의 폐해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흔히 좋은 먹을거리란 무엇인가? 정제, 도정, 가공, 조작, 조리하지 않은 것이라 말한다. 자연에서 나온 원재료가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대량생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봉지나 통조림에 담겨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거나 반조리해 먹는 식품이 당장은 편하다. 이종임 원장은 “싸고 편한 것을 찾다가 나중에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실 맞벌이 가정도 많고, 바쁜 현대인들이 꼬박꼬박 집에서 밥을 해먹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종임 원장은 “집에서 진수성찬을 차리라는 말이 아니다.”며 “단순하고 소박하게 조금씩 바꿔갈 것”을 권한다. 육류나 육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을 채소ㆍ과일로 한두 개씩 바꿔본다. 쌀도 흰 쌀밥에다 곡물을 조금씩 넣어본다. 굴소스, 칠리소스, 불고기양념, 케첩 등 주방에 즐비한 소스류를 꿀이나 과일 등 천연 재료로 만든 수제 소스로 한 가지씩 바꿔본다.

건강밥상 실천해 가족 모두 건강

어릴 적부터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에 익숙한 그녀. 건강하게 살려고 외식이나 가공식품에 대한 욕구를 참는 게 아니라, 그녀의 입맛은 만들어 먹는 소박한 밥상에 길들여졌다. 그녀의 가족은 외식을 잘하지 않는다.

“밖에서 먹는 음식은 짜고, 맵고, 달죠. 자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조미료를 많이 넣잖아요. 기름진 데다가 양도 너무 많아서 과식하게 됩니다.”

손질하기 까다로운 복 샤브샤브를 먹으러 갈 때를 제외하곤 거의 집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집에서는 무슨 요리를 주로 할까? “요리연구가의 집이면 매일 특별한 요리를 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김치찌개, 된장찌개, 생선찌개, 미역국, 청국장 등 흔하고 부담 없는 요리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한 번은 “요리연구가면 특별한 음식 좀 해달라.”고 장난스럽게 투정부리는 남편 박영요 교수(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를 위해 새로운 특별 요리를 해줬다. 그랬더니 김치찌개만큼도 잘 먹지 않았다. 이종임 원장은 “사람은 먹어왔던 것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며 “가정의 식탁이 건강식이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종임 원장 가족은 비만인 사람도 없고, 고혈압ㆍ당뇨병 같은 성인병 환자도 없다. 다만 남편이 육류를 좋아하고, 회식도 잦아 건강을 해치지 않을지 다소 걱정스럽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한동안 남편의 건강을 위해 중년 남성의 건강요리를 집중 연구한 적도 있다. 남성의 몸에 좋은 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면 더 맛있고 영양가 있게 먹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다. 박영요 교수는 이종임 원장의 노력 덕에 식생활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오랫동안 피우던 담배도 끊었다.

그럼 이종임 원장 자신은 어떨까? 지금껏 약국에서 소화제 한 번 사 먹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음식 관련한 탈이 없었다. 올해 86세인 하숙정 교장까지도 성인병 없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종임 원장은 “우리 식구 기운은 식단에서 나온다.”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남편 건강 지키는 식생활 수칙 7가지

1. 외식을 줄여라.

2.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3. 샐러드를 사랑하라.

4. 통곡식류로 몸의 독성을 빼라.

5. 블랙푸드를 자주 먹어라.

6. 토마토가 보약이다.

7. 우리밀가루 음식을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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