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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혹시 나도? 탄수화물 중독증 예방대책 7가지

2010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빛호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

한국 식탁의 주인은 밥이다. 고실고실한 하얀 쌀밥에 아삭아삭한 김치, 따끈한 된장찌개면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다. 그런데 아침밥을 잘 먹고도 점심시간 전 배가 고파 허겁지겁 편의점에 달려가는 직장인들이 있다. 이들은 야근 때면 초콜릿과 과자를 책상에 쌓아둔 채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려야 직성이 풀린다. 이른바 ‘탄수화물 중독증’이다. 탄수화물 중독은 빵, 케이크, 떡, 초콜릿, 과자 등 당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억제하지 못하고 탐닉하는 증상을 가리킨다. 밥만 먹는 데도 뱃살이 찌고 체중이 자꾸 늘거나, 나이 들면서 혈압이 오르고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심상치 않으면 탄수화물 중독으로 볼 수 있다.

정제가공식품 중독 … 영양 불균형 심각

탄수화물은 몸에 들어오는 즉시 바로 써야 하는 에너지원이다.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성균관대 외래교수)은 “예전보다 육체노동이나 신체활동량이 많지 않아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며 “곡류가 주식인 우리 식단은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고당질 저지방식이다. 당질 섭취율이 총섭취에너지의 65%를 차지한다. 더 큰 문제는 탄수화물의 양보다 질이다. 정제 가공해 만든 탄수화물, 즉 설탕과 액상과당, 흰 쌀밥, 흰 밀가루 음식 섭취가 늘어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탄수화물은 신체활동량에 맞춰 섭취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운동이나 육체노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 몸에서 필요로 하는 양만큼만 먹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탄수화물만을 에너지원으로 고집하는 뇌가 하루 120g 정도 사용하므로 하루 150~200g이 적절한 수준이라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한국인의 주식은 밥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하루 300g 정도 섭취한다. 밥 한 공기에 약 70g이 들어 있으므로 밥 세 공기면 200g이 넘는다. 여기에 반찬이나 군것질로 나머지를 섭취한다. 매 끼니 밥을 반공기나 2/3공기 섭취해서 밥으로 들어오는 탄수화물을 100~150g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진짜’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게 좋다.

좋은 탄수화물 음식은 혈당을 급격히 높이지 않고 섬유질이 풍부하다. 정제하지 않은 곡류, 채소류, 콩류 등을 가리킨다. 나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음식으로 설탕, 액상과당, 흰 밀가루음식 같은 정제가공 탄수화물을 말한다.

‘신드롬X’로 인한 당뇨병 확산 우려 높아

일부 학자들은 탄수화물 중독증을 ‘정제가공식품 중독(Refined food addiction)’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맛이 강한 음식은 뇌의 쾌감중추를 자극한다. 이 중추는 배고픔-포만감 중추보다 더 강력하다. 혀끝에서 달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을 느끼면 뇌의 쾌감중추를 통해 편안함과 즐거움을 경험한다. 이는 학습과 기억 효과에 의해 뇌에 각인된다. 나중에 케이크나 초콜릿을 다시 보게 되면 뇌에선 조건반사적으로 예전에 먹었을 때의 즐거움이 떠오르고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간다.

세계당뇨병협회는 2005년 “전 세계 인구의 20?25%가 앓고 있는 탄수화물 중독증, 즉 신드롬X 때문에 성인 당뇨병과 심장병이 무섭게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탄수화물 중독증이 있으면 심장병과 뇌중풍에 걸릴 확률이 3배, 심장병과 뇌중풍으로 사망할 확률이 2배 높아지고, 당뇨병 환자 2억 명 중 80%는 심장혈관계 질병으로 사망한다고 밝혔다.

탄수화물 중독에 빠지면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음식 섭취가 많아져 인슐린 호르몬이 쉽게 지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지방이 복부에 빠르게 축적되는 복부 내장지방 비만이 생겨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건조해지면서 피부 노화도 빠르게 진행된다. 박 원장은 “비만이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은 탄수화물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 제때 풀어야 당질 중독 해방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면 몸은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정제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를 강하게 자극한다. 그 결과 혈당이 급격히 오른 만큼 빠르게 떨어지면서 음식 먹기 전보다 더 저하되면 이를 막기 위해 글루카곤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혈당을 올리기 위해 다시 단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만성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있으면 뇌에서 분비되는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생성이 줄어들고 뇌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 욕구를 늘린다. 또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세로토닌이 많이 생성돼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은 식욕을 강하게 자극하는 NPY라는 물질의 생성을 더 자극해 단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더 먹게 만든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 분비되는 인슐린이 만나면 100% 복부지방 축적으로 이어진다.

박 원장은 “탄수화물 중독은 만성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조건반사적으로 단 음식을 찾지 말고 다른 해소법을 찾아야 탄수화물 중독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수화물 중독증 예방하려면…

조금씩 자주 먹는다

한 번 먹는 양이 적으면 혈당이 높게 올라가지 않아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다. 하지만 탄수화물 음식을 자주 먹으면 효과가 없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빨리 느낄 수 있다.

정제탄수화물보다 진짜 탄수화물을 선택한다

갑자기 당질 섭취량을 줄이면 당질을 더 많이 찾게 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양은 천천히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을 무조건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보다 진짜 탄수화물로 먹어준다. 흰 밀가루 빵보다 통밀빵, 흰쌀밥보다 잡곡이나 현미밥, 감자튀김보다 찐 감자나 고구마, 과일주스보다 생과일을 먹는다.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는 얘기다. 섬유질이 들어 있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므로 다시 탄수화물 음식을 찾는 악순환을 겪지 않는다. 채소, 해조류, 버섯 등도 함께 섭취한다.

과자나 케이크 대신 과일을 섭취한다

단맛에 길들여진 사람이 하루아침에 이를 버리긴 쉽지 않다. 칼로리는 조금 높더라도 단맛 나는 과일을 먹는 게 좋다. 칼로리가 낮으면서 포만감을 주는 음식으로 방울토마토가 있다.

단백질 음식으로 탄수화물 욕구를 다스린다

단백질 음식은 맛이 없고 텁텁하다는 고정관념은 잘못된 것이다. 건강에 유익한 단백질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게 탄수화물 욕구를 다스리면서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술이나 카페인 함유 음료 섭취를 줄인다

술을 마시면 몸에서 포도당을 만드는 대사가 억제되면서 혈당이 떨어질 수 있다. 술이나 카페인 함유 음료를 많이 마시면 혈당을 낮추면서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 음식을 나중에 더 찾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숙면을 취한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거나 자다가 쉽게 깨서 숙면하지 못하면 가짜 배고픔이 증가하면서 탄수화물 중독이 되기 쉽다. 숙면을 취해야 스트레스 저항력이 높아져서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이나 탄수화물 중독을 피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심한 운동은 몸에 무리를 주므로 하루 30분?1시간쯤 걷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한다. 요가나 재즈댄스도 효과적이다. 단맛이 당길 땐 냉장고 쪽으로 가지 말고 바깥에서 가벼운 산책을 한다. 케이크나 초콜릿을 너무 먹고 싶을 땐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한 직후 먹도록 한다.

나는 탄수화물 중독증일까?

출처<신인류 다이어트>

● 아침을 배불리 먹고도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배가 고프다.

● 밥, 빵, 감자칩, 햄버거, 단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 음식을 금방 먹은 후에도 만족스럽지 않다.

●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거나, 상상만 해도 먹고 싶은 자극을 받는다.

● 가끔 계획했던 일이나 약속 등을 저녁식사 후 게을러져서 취소하곤 한다.

● 정말 배고프지 않은 데도 먹을 때가 자주 있다.

● 밤에 잠들기 전 뭘 먹지 않으면 잠들기 힘들다.

● 식사 때 배불리 먹으면 나른하고 힘이 없다.

● 오후 3?4시쯤 되면 피곤해지고 배고프다.

● 배가 불러 거북한 데도 계속 먹는다.

● 다이어트를 계속 하는 데도 그때뿐이고 다시 살이 쉽게 찐다.

●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 ‘그렇다’가 3개 이상이면 탄수화물 중독증에 걸릴 위험이 있고 4, 5개이면 탄수화물 중독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7개 이상이면 이미 탄수화물 중독증이다.?

박용우 원장은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겸 비만클리닉 소장, 미국 컬럼비아 의대 비만연구소 교환교수 등을 지낸 비만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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