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
신전동작을 자주 하여 요추 전만 곡선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허리 건강의 첫 발걸음은 훌륭하게 내디딘 셈이다. 왜냐하면 요추 전만 곡선이 있는 허리는 무게를 견디는 힘이 17배나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똑같은 무게를 들어도 요추 전만 곡선이 있으면 디스크가 손상을 받을 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요추 전만 곡선은 일상생활 속에서 시시각각 도전을 받는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울 때, 푹신한 소파에 앉을 때, 양반다리로 앉아서 음식을 먹을 때, 심지어는 멀쩡하게 걷는 동안도 허리가 점점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디스크를 위태롭게 한다. 이러한 도전으로부터 요추 전만 곡선을 지킬 수 있는 우리 몸속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 이것이 바로 자연 복대이다.
자연 복대란 허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복직근, 복사근, 척추 주변근 그리고 흉요추근막 등이 척추를 움직이지 않도록 꽉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돈 주고 사는 복대보다 훨씬 튼튼하고, 깜빡 잊고 버스에 두고 내리거나 도둑맞을 염려도 없고, 옷맵시에도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대로 조였다 풀었다 할 수 있어 필요 없을 때는 풀어두었다가 허리를 보호해야 할 때는 재빨리 조일 수 있는 최고의 복대이다. 이런 자연 복대가 우리 몸속에 두 겹이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자연 복대 자극법
이번 달에는 이 놀라운 자연 복대의 존재를 먼저 느껴보자.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우선 편안하게 앉거나 누워서 양손의 손가락 끝으로 배꼽의 양쪽 옆을 지그시 누른다. 그 상태에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기를 반복한다.
2. 이때 너무 빨리 숨을 쉬면 호흡성 알칼리혈증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수 있으므로 천천히 숨을 쉬어야 한다.
3. 숨을 들이마실 때 양손의 손가락 끝에 닿은 뱃가죽이 딱딱해지는데 그것이 바로 자연 복대이다.
4. 한 번 자연 복대를 만지고 나면 손가락을 아래위로, 또 옆으로 움직이면서 그 복대가 복부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느껴본다.
5. 자신의 복대를 다 만진 사람은 배우자의 복대도 만져보도록 한다. 부부금실에도 도움이 되도록~.
정선근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 및 시카고 재활센터에서 장기연수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과장으로 근골격계 및 스포츠 재활, 척추재활, 관절염, 수압팽창클리닉, 절단지 재활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