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
지난 호까지 내 몸 안의 허리 보호 장비 자연 복대를 채우는 방법, 그리고 빳빳해진 복대를 두르고 심호흡하는 방법을 배웠다. 수영교실에 비교하자면 머리를 물속에 넣어 몸이 뜨는 방법을 배운 다음 반복적으로 숨을 쉬도록 숨쉬기 동작을 배운 것과 같은 레벨이 된 것이다.
자연 복대를 차는 이유는 허리를 보호하는 자연 복대를 차고 일상생활을 하기 위함이다. 밥 먹고, 걸어 다니고, 운전하고, 앉아서 사무 보는 일상생활을 할 때 자연 복대를 잘 채워두면 손상되었던 디스크(추간판)가 더는 다칠 염려가 없어져서 서서히 아물게 된다.
“격렬한 스포츠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도 아닌 ‘밥 먹고 사는 일상생활 동작’에서 디스크 다칠 일이 뭐가 있겠나?”라고 반문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진료실에서 뵙는 수많은 요통 환자분들 중에 역기를 들거나 쌀자루 들다 허리가 아파진 분은 몇 분 안 된다.
오히려 바닥에 떨어진 종이 한 장을 줍다가, 운전 후 차에서 내리다가, 아침에 세수하려고 허리를 구부리다가 허리 통증을 처음 느끼기 시작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허리 디스크 손상은 이렇듯 일상에서 생기는 것이고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요통 치료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된다.
자연 복대를 차고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은 바로 ‘걷기’이다. 요즘같이 좋은 날씨에 자연복대를 차고 하루 30분만 걸으면 손상된 디스크에 힐링의 온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단, 경사가 심한 곳은 피하고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팔은 자연스럽게 흔들고 다리를 쭉쭉 뻗어 성큼성큼 걷도록 한다. 허리가 꼿꼿하고 가슴을 활짝 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연 복대 차고 걷기
1. 편안히 선 자세에서 시작한다.
2. 허리를 쭉 펴면서 뒤로 젖히고 양쪽 견갑골이 서로 마주 닿을 정도로 가슴을 활짝 연다.
3. 자연 복대를 찬다. 즉, 최대근력의 10% 정도로 복근을 수축한다.
4. 코로 충분히 숨을 들이쉰 다음 입으로 천천히 숨을 내쉬되 뱃가죽의 딱딱함이 그대로 유지되는 자연 복대 숨쉬기를 시작한다.
5. 자연스러운 자연 복대 숨쉬기가 되면 그 자세를 유지하면서 다리를 성큼성큼 내디디면서 걷기를 시작한다.
주의점 1
요통이 심한 경우 다리를 많이 뻗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심해진다. 이런 경우에는 보장(다리를 뻗는 정도)을 줄여서 시작하고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서서히 보장을 늘인다.
주의점 2
자연 복대를 처음 찬 분들은 자연 복대 근육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걷다 보면 복대가 풀리면서 허리가 휘청거리고 통증이 생기는 상태가 온다.
이 상태에서는 더는 걷지 않는 것이 좋다. 복대가 풀려 허리가 아픈데도 계속 걸어서 통증을 이기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매일 복대가 풀리는 상태까지만 걷기를 반복하면 차츰 안 아프게 걷는 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정선근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 및 시카고 재활센터에서 장기연수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과장으로 근골격계 및 스포츠 재활, 척추재활, 관절염, 수압팽창클리닉, 절단지 재활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