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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건강] 혹시 내 아이도 마마걸-마마보이?

2009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잎새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원광아동상담연구소 이지선 부소장】

친구들과 함께 옷을 사러온 서른 살의 K씨. 옷을 산 순간부터 ‘과연 잘 산 것일까?’란 의구심이 들어 마음이 편치 못하다. ‘엄마가 이 옷을 보고 뭐라고 하실까?’란 생각에서다. 못내 자신의 행동이 후회스럽기까지 하다. 엄마의 크고 작은 조언 없이는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확신이 없다는 K씨. 과연 그녀는 엄마 없이 험한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이것은 비단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마마걸과 마마보이로 불리는 의존적인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특징과 이들을 자립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엄마가 필요해!

엄마의 도움 없이는 먹는 것도, 입는 것도, 공부도 할 수 없고, 심지어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은 오히려 엄마가 짜놓은 계획에 맞춰 숙제하고, 학교 가고, 공부 하고, 친구를 사귀고, 잠자리에 들어야 마음이 더 편하다. 엄마의 손길이 없으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의존적인 아이들은 자녀에게 너무 과도하게 잘해주는 부모의 양육태도나 부모가 자녀를 너무 잡는 양육태도, 그리고 아이의 기질이 결합돼 나타난다. 내성적이고 순한 기질의 아이들은 자신에게 지극정성인 부모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 싫어서 부모의 뜻에 따르거나 혹은 강압적인 부모의 힘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원하는 방향을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의 내성적이고 순한 기질보다 부모의 양육태도가 의존적인 아이를 만드는데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원광아동상담연구소 이지선 부소장의 설명이다.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의 증가, 뜨거운 교육열 또한 의존적인 아이들을 만드는 요인이다. 맞벌이 가정의 부모들은 실제 아이의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이 부소장은 “따라서 아이에 대한 미안한과 안쓰러움 때문에 가령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더 어리게 생각하여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도 부모가 알아서 해주는 과잉보호를 하게 된다.”라고 한다.

또한 기존보다 자녀수가 줄어들다보니 한 아이에게 부모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아이의 모든 부분에 대해 신경 쓰고 아이가 요구하기 전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이들 중 일부는 본인 스스로의 불안도가 높아서 아이가 실패하는 것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이를 과잉 양육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더불어 모든 가치를 공부에만 두고 있는 과열된 교육열도 의존적인 아이들을 양산한다. 특히 고학년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 이외에 나머지 부분은 모두 부모가 알아서 처리해 주면서 자연적으로 아이들은 부모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유야 어찌됐든 부모가 알아서 잘해주기 때문에 아이는 스스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자율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도 상실하게 된다.

사회생활의 걸림돌, 내 아이도 의존적인 아이?

의존적인 아이들은 매사에 자신이 없고 무엇인가 잘못되거나 실수를 하게 될까봐 두렵기 때문에 부모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자주 본다. 또 무엇을 선택하거나 결정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꺼려하고 행동이 우유부단하다.

가령 숙제를 다 끝내놓고 “엄마 숙제 다 했는데 이젠 뭐해요? 혹은 숙제 다 했는데 친구랑 놀아도 돼요?” 또는 친구를 사귈 때도 엄마가 정해주는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엄마의 지시나 허락이 없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어려운 일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잘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라며 모든 것을 부모가 해결해 주기 바란다.

따라서 이들은 또래집단 내에서 굉장히 소극적이거나 자신의 의견이 없는 만만한 아이로 비춰져 친구들에게 휘둘리거나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또 사춘기를 겪으면서 또래 아이들보다 심리적으로 많은 내적 갈등을 겪게 되고 이는 나아가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며 결정을 잘 못 내리거나 걱정이 많은 이들의 특징은 때때로 주변인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등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을 가로막게 돼 본인 스스로도 사회생활을 매우 힘들어 하게 된다.

관건은 자립심!

아이들은 만 2~3세 경에 자율성을, 그리고 만 3~6세 경 주도성을 키워가게 된다. 그때쯤 되면 스스로 밥을 먹고 혼자서 놀 수 있는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연령 발달 과정에 따라 단추 채우기, 신발신기 등의 과정을 혼자 해내면서 실수를 경험하고 또 그 실수를 만회하면서 성취감과 자립심을 키워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발달연령에 따른 특징을 무시하고 무조건 과잉보호하며 아이를 양육한다.

이 부소장은 “물고기를 먹여 줄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낚시방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의존적인 아이를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립심이 관건이다.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줄 수 있는 부모 양육태도의 핵심을 소개한다.

♥ 자신의 양육태도를 점검한다.

아이를 과잉 양육하고 있는 게 아닌지 타인이나 다른 부모들과 부모 스스로의 양육태도를 비교해 본다.

♥ 아이의 발달연령에 맞춰 적절한 보살핌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한다.

부모의 눈에는 마냥 어리게만 보여도 각 발달 연령에 따라 아이들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들이 있다. 그것에 맞춰 아이를 대하는 양육태도에 변화를 준다.

♥ 일상에서 아이에게 선택과 결정의 기회를 제공한다.

위험하거나 경제적으로 타격이 없는 선에서 범위를 정해놓고 그 안에서 아이 스스로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가령 신발을 고를 때 신발의 색이나 모양을 아이가 고르고 싶은 것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이때 부모의 입장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거나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답답할지라도 아이가 혼자 해내는 과정을 지켜보며 견뎌주어야 한다.

♥ 본인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선택과 결정의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주관을 키워나갈 수 있으며 더불어 그에 따른 책임도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부모의 격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아이는 책임감과 성취감, 도전정신 등을 맛보게 된다.

세상 어느 부모도 자신의 아이가 잘못되는 것을 바라는 부모는 없다. 아이를 최선으로 키우기 위해 물심양면 최대한으로 노력한 자신의 양육태도가 아이를 사회 부적응자로 만든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부모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아이를 만들고 싶다면 지금 당장 아이 곁에서 한 발 물러서서 아이를 지켜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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