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기대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현대인에게 수명의 길이는 그저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이곳저곳 안 아픈 곳 없이 온몸이 그야말로 종합병원이라면 오래 사는 것은 오히려 고역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건강’이란 신경 써야 할 ‘무엇’이 아니라 일종의 ‘생존전략’이다.
거의 모든 면에서 과거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특히 생존에 직결되는 음식이 풍부해졌다. 어쩔 도리가 없어 굶는 게 아니라 자의로 굶는 일이 다반사인 시대다. 몸에 부족한 영양을 무엇으로든 채우기 급급했던 과거와 달리 과잉된 영양을 덜어내 균형을 맞추는 게 건강의 기본인 시대다. 그런데 음식의 양을 늘리고 늘려도 몸에서는 결핍이 일어나는 영양소가 있다. 바로 미네랄이다. 같은 양의 철분을 얻는 데 과거(50년대)에는 시금치 1단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19단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풍요 속의 빈곤이다. 그 많은 양을 먹기 어려우니 결핍이 생기고, 이를 막기 위해 미네랄 보충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보충해도 되는 걸까? 미네랄 결핍은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걸까? 그리고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복용해야 할까? 미네랄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PART 1. 왜 미네랄인가?
‘무기질’이라고도 하는 미네랄은 탄수화물·지방·단백질·비타민과 함께 5대 영양소에 속하지만, 우리 몸에 극히 적은 양이 필요한 영양소라 다른 것들에 비해 소홀히 여겨졌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듯이 그 미량의 필요량이 부족해지거나 많아지면 우리 몸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비타민이 우리 몸의 윤활유라고 하면, 미네랄은 부속이다. 미네랄은 우리 몸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뼈, 손톱, 피부, 머리카락 등을 만드는 구성성분이 바로 미네랄이다. 미네랄이 없으면 이러한 것들이 구성이 안 된다.”고 말한다.
자동차의 윤활유가 떨어지더라도 차는 움직인다. 비타민이 그렇다. 부족하더라도 시간이 좀 지난 후에야 몸에 이상이 생긴다. 하지만 미네랄은 다르다. 부속이 없으면 자동차가 아예 움직일 수 없듯이 미네랄이 바로 그렇다. 미네랄이 부족하면 바로 몸에 이상이 생긴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미네랄은 칼슘이다. 칼슘이 부족하면 성장기 아이들은 키가 안 큰다. 성인은 골다공증이 생긴다.
이처럼 미네랄은 우리 몸을 구성하며 체내의 여러 가지 생리 기능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서 미네랄이 차지하는 양은 3.5%에 불과하다. 3.5%에 해당하는 미네랄의 종류는 수십 가지이고, 우리 몸은 이 중에 한 종류만 부족해도 큰 위협을 받는다. 미네랄이 서로 상승작용과 길항작용을 하면서 몸의 생리작용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몸속에 칼슘이 과잉되면 몸속의 아연 양이 낮아진다. 한쪽의 지나친 섭취가 다른 한쪽의 흡수를 저해하는 등 다양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몸속의 미네랄 균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PART 2. 기억해두면 좋은 여섯 가지 미네랄
미네랄의 종류는 무척 다양해서 일일이 챙겨 먹으며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려울 수 있다. 해법은 균형 잡힌 식생활을 통해 미네랄이 결핍되거나 과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미네랄 중 결핍 또는 과잉되기 쉬운 미네랄을 소개한다.
1 뼈 튼튼 마음 튼튼~ 칼슘
칼슘하면 떠오르는 게 ‘뼈’다. 칼슘의 99%가 뼈에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1%는 근육이나 혈액에 있다. 이승남 원장은 “뼈의 칼슘 농도를 좌우하는 것은 혈액의 칼슘 농도”라고 말한다.
혈액의 칼슘 농도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뼛속에 있는 칼슘을 빼내어 농도를 맞춘다. 뼛속의 칼슘이 빠져나가니 뼈가 부실해져 골절과 골다공증의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섭취한 칼슘은 먼저 혈액에 흡수된다. 이때 비타민 D가 필요하다. 야외에서 햇볕을 쬐거나 주사를 통해 비타민 D를 충분히 보충하는 게 좋다.
● 섭취한 칼슘은 혈액에 흡수되었다가 뼈로 보내진다. 혈액에서 뼈로 흡수될 때 여성호르몬이 필요하다. 폐경기 여성에게서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칼슘을 뼈로 보낼 여성호르몬이 줄기 때문이다. 감소한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거나 생리활성물질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 혈액의 칼슘 농도가 짙으면 칼슘이 혈관에 달라붙어 동맥경화를 만든다.
● 근육에 칼슘이 많으면 몸이 뻣뻣해지고, 오십견, 근육 석회화 등을 유발한다.
● 근육에 칼슘이 부족하면 운동하다가 쥐가 날 수 있다.
● 칼슘제를 먹을 경우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먹는 것이 좋고, 식후나 잠들기 전에 먹어야 흡수가 잘 된다.
섭취량 | 1일 700mg
결핍증 | 우울증, 불안, 초조, 골연화증, 골다공증,
과잉 부작용| 피로, 식욕감퇴, 체중 감소, 요통, 좌골신경통, 근육통, 우울증, 공황, 두통, 저혈압, 당뇨병, 변비, 신장결석, 요로전염, 칼슘 과잉 혈증, 동맥경화, 후각 상실
함유식품 | 마른 새우, 멸치, 빙어, 은어, 미꾸라지 등 뼈째 먹는 생선,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의 유제품,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 두부, 해바라기씨, 브로콜리, 무청(시래기), 마른 콩 등
2 천연 안정제~ 마그네슘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했을 때 눈꺼풀이나 눈 밑 근육이 떨린다면 마그네슘 부족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승남 원장은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신체적인 떨림만이 아니라 마음도 불안해지고 쉽게 화를 내게 된다.”고 말한다. 마그네슘 부족의 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와 술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나 음주가 지속될 경우 마그네슘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고 마그네슘을 너무 많이 먹으면 우울증이 생긴다. 만사가 귀찮아지고 의욕이 없어진다. 마그네슘 균형이 맞으면 천연 안정제 역할을 해 불안증에 효과가 있다. 보충제로 먹을 경우 식후는 피한다.
섭취량 | 1일 300~400mg
결핍증 | 근육 경련, 떨림, 집중력 장애, 우울증
과잉 부작용 | 우울증, 만성피로
함유식품 | 푸른 잎채소, 도정하지 않은 통곡류, 견과류(무화과, 아몬드 등), 바나나, 콩
3 정력의 원천~ 아연
성(性) 미네랄이라고도 불리는 아연.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던 굴의 주성분이기도 해 정력의 원천으로 여겨진다. 이승남 원장은 “아연이 부족하면 불임이 되고, 정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따라서 몸속 아연의 균형을 맞춰주면 이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아연이 부족해지기 쉽다. 아연이 부족하면 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미각이 이상하거나 입맛이 없을 때 아연을 충분히 섭취하면 입맛이 좋아진다.
섭취량 | 1일 남자 12mg, 여자 10mg
결핍증 | 빈혈, 전립선비대증, 생식선 기능 저하증, 탈모, 성기능 감퇴, 불임 등
과잉 부작용 | 피로, 식욕부진, 활력 저하, 우울증, 냉담, 무관심, 설사, 미각 저하, 후각 저하, 식후 포만감, 빈혈, 야맹증, 피부건조, 피부염, 각막염, 원형탈모증, 성장장애, 2차 성징 지연, 발기불능, 여성불임, 당뇨, 간경화, 콜레스테롤 상승
함유식품 | 굴, 돼지 간, 마른 오징어, 멍게, 가리비, 붉은색 육류(쇠고기, 돼지고기), 명란젓, 난황 등
4 검은 머리카락의 비결~ 구리
구리는 머리카락과 피부의 색깔을 낼 때 필요한 미네랄이다. 그래서 구리가 부족하면 머리카락과 피부의 색소가 결핍되거나 각질이 생길 수 있다.
구리를 과잉 섭취하면 아토피 피부염이나 악성 피부염을 일으킨다. 몸속에 쌓인 구리가 배출되지 못해서다. 구리는 결핍보다는 과잉이 더 우려되는 미네랄이다. 이승남 원장은 “몸에 구리가 많이 쌓인 사람은 아연이 많은 식품을 먹으면 몸속의 구리가 배출돼 증상이 아주 좋아진다.”고 하니 참고하자.
섭취량 | 1일 1.5~3mg
결핍증 | 빈혈, 뼈 형성 부전, 류마티스 관절염, 관절 주위 칼슘 침착으로 인한 관절통
과잉 부작용 | 불면증, 탈모증, 월경불순, 우울증, 체중 증가, 폭력적 성격, 정신분열증, 빈혈, 신장염, 간경화, 골다공증, 동맥경화, 혈관 파열, 면역력 저하, 갑상선 기능 저하, 조직 노화, 피부질환, 척추측만증, 윌슨씨병, 임신중독증(임신 마지막 3개월 동안 과잉인 경우), 자간증, 산후우울증 등
함유식품| 소간, 곱창, 코코아, 말린 자두, 통밀, 게, 아귀 간, 돼지 간, 새우, 문어, 오징어, 대부분의 해산물, 말린 콩, 완두, 대두제품 등
5 심근경색·뇌졸중·암을 막는 셀레늄
최근에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셀레늄이다. 이승남 원장은 “셀레늄은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뇌졸중, 암 등 중대한 3대 질병을 예방하는 미네랄”이라고 말한다. 면역에 관계하는 셀레늄은 강력한 항암물질이기도 하다. 그래서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미네랄로 유명하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승남 원장은 “셀레늄을 먹어서 암이 예방되는 것이 아니라 셀레늄이 부족해지면 암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해달라.”고 말한다.
즉 셀레늄이 부족해지면 암이 생기기 때문에 셀레늄을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셀레늄이 부족하지 않은 경우에는 셀레늄을 먹어도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섭취량 | 1일 50~200ug
결핍증 | 면역 억제, 크론씨병, 소아의 골관절염, 백내장, 용혈성 빈혈, 간경화, 근육 손상 등
과잉 부작용 | 위장장애, 구취, 재채기, 기침, 어지럼증, 호흡 곤란, 두통, 목젖 부종, 저색소성 빈혈, 백혈구감소, 생리불순, 탈모증 등(배설 촉진 성분: 수은, 비소, 은, 철, 황, 아연, 구리 납, 카드뮴, 비타민A·K·불소)
함유식품 | 보리, 현미, 어패류, 양파, 토마토, 브로콜리, 감자, 마늘 등
6 지적 능력을 유지하는 철분
철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빈혈’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져 빈혈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지럼증을 느끼면 철분제를 챙겨 먹는 사람이 있다. 이승남 원장은 “어지럽다고 무조건 철분을 먹으면 안 된다.”며 “피 검사를 통해 빈혈이 확인된 경우에만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철분이 부족하지 않은데 계속 먹을 경우 철분은 활성산소를 만들고, 그것이 몸속에 많이 쌓이면 신장이나 간에 이상이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암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산화에 취약한 노인층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지속적인 철분 섭취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이들은 영양제를 선택할 때도 철분이 없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한, 철분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관여해 효소를 활성화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따라서 부족 시 기억력과 뇌 기능이 떨어진다.
섭취량 | 1일 12mg
결핍증 | 빈혈, 피부 창백, 피로, 손발톱 연화, 생리불순, 변비, 연하 곤란, 갑상선 기능 저하
과잉 부작용 | 편두통, 고혈압, 관절통, 심장질환, 적대감, 공격적인 행동
함유식품 | 지라, 간, 달걀, 메추리알, 붉은색 육류(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어패류(등푸른 생선, 은어, 새꼬막, 굴, 가막조개, 대합 등), 해조류(톳, 파래 등), 푸른 잎채소(깻잎,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등), 견과류, 콩 등
PART 3. 미네랄, 제대로 섭취하려면!
미네랄 보충제, 임의로 먹지 마라
미네랄은 한쪽의 지나친 섭취가 다른 한쪽의 흡수를 저해하는 등 상호간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연쇄작용이 일어난다. 따라서 자신에게 부족한 미네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부족한 것만을 보충해야 한다.
이승남 원장은 “따라서 미네랄은 반드시 검사하고 먹어야 한다. 검사 없이 종합적으로 먹을 경우 피로가 더 심해지고, 아토피 피부염이 더 나빠지는 등 몸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럴 때 검사를 받아라
미네랄의 부족과 과잉을 알아보는 방법은 미네랄 모발 검사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때 이 검사를 받으면 될까? 이승남 원장은 “종합검진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이유 없이 계속 피곤하고, 피부가 나빠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잠이 잘 안 오고, 의욕이 없을 때 미네랄 모발 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말한다. 검사를 받으려면 병원 방문 시 파마한 지 2주가 지나야 한다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