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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요청취재] 대변에 피가… 왜 그럴까요?

2007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파릇호

【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도움말 | 송도병원 외과 윤서구 진료부장】

간혹 대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혹시 대장암이 아닐까?’ 하면서 의심과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의심과 걱정도 잠시뿐… 그냥 지나치기가 다반사다. 그렇지만 오래 방치할수록 항문질환의 고통은 커져만 가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보자.

대변을 보고 난 뒤에 피를 본 적이 있는가?

한 번쯤은 경험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 그럴까? 힘을 너무 세게 줬나?” 하면서 그냥 대충 넘어간다. 하지만 하루 이틀 대변보기가 고통스럽고 피의 양도 많아지는 것 같은데….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몰라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대변을 볼 때 피가 나오는 경우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항문의 병변에 기인한 것과 대장의 병변에 기인한 경우가 그것이다.

송도병원 외과 윤서구 진료부장은 “배변시 출혈을 야기하는 항문질환으로는 치핵, 치열, 치루나 항문농양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치핵은 통증 및 항문부종을 동반하는 혈전성 외치핵과 통증보다는 출혈 및 종괴를 주증상으로 하는 내치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변시 항문점막의 열상으로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주로 배변 후 변을 닦을 때 출혈이 확인되는 치열이 있고 치루나 항문농양은 출혈이 주 증상은 아니라 분비물, 고름의 배출과 함께 간혹 혈성분비물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라고 설명한다.

또한 출혈이 생길 수 있는 대장질환에는 게실증이나 혈관종, 크론씨 병, 대장의 궤양 등과 종양성 질환 등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단지 출혈이라는 하나의 증상만을 가지고 어떤 질병인지를 유추하기는 힘들다. 윤서구 진료부장은 “연령, 배변습관, 가족력, 동반증상, 이학적 소견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대변의 피 그때그때 달라요!

CASE 1.

[질문] 대변을 보면 빨간 선홍색 피가 변 처음과 옆에 묻어나옵니다. 근래에 과음을 몇 번 했습니다. 또한 평소 배변습관은 아침 식사 후 분명히 보고 있긴 하지만 변이 단단하고 힘을 줘야지만 나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답변] 과음 후 그리고 변 처음과 옆의 선홍색 출혈은 대개 항문질환 특히 치핵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입니다. 항문의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동반된다고 한다면 치열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간혹 하부직장의 종양성 질환에 의한 출혈인 경우도 있으므로 항문진찰 및 직장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CASE 2.

[질문] 4∼5개월에 한 번씩은 꼭 변에 선홍색보다는 약간 진한 피가 묻혀 나옵니다. 술은 안 마신지 1년이 넘었고 담배는 원래 안 합니다. 사실 변비도 있고 치질도 있긴 합니다. 피가 왜 나오는 건가요?

[답변] 변비와 치질이 있는 상태로 간혹 배변시 출혈이 있다고 한다면, 치질에 의한 출혈을 일단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늘 항상 출혈이 있지 않고, 수개월에 한 번씩이라고 한다면 변의 성상이 굵어지거나 딱딱해졌을 때 배변시 치핵조직을 건드려서 출혈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 보기가 힘들고, 항문통증이 동반된다고 한다면 치열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항문진찰을 우선 받아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CASE 3.

[질문] 처음에는 세 가지 증상만 있었습니다. 항문에서 피가 나고 변비가 있었으며 대변을 본 후에는 항문 돌출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옵니다. 피가 나오니 좀 심각해지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답변] 세 가지 증상을 종합해 보면, 전형적인 내치핵의 소견입니다. 하지만 배변중간에 섞여 나오는 출혈은 직장이나 하부결장의 활동성 출혈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직장경이나 대장 내시경으로 다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CASE 4.

[질문] 이제 22살 된 남자입니다. 가족 중 대장암에 걸린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3주전에 대변을 볼 때 피가 묻어나오고 그 후 멀쩡하다가 2일전 또 대변에서 피가 나왔습니다. 문제는 변기물이 벌개질 정도로 변 전체에 혈변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자다가 뒤척이며 깼는데 명치쪽에 쥐가 난 것처럼 한 10분간 상당한 고통이 따랐습니다. 그리고 다시 억지로 잠을 청한 후 다시 변을 보니 또 한번의 혈변이 보였습니다. 대장암 증세인가요?

[답변] 22세의 나이에 배변시의 출혈증상만을 가지고 대장암을 의심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는 판단입니다. 모든 증상의 원인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판단합니다. 출혈증상이 있다는 것은 분명 항문이나 대장에 병적인 상태가 있음을 시사하지만 첫 번에 대장암을 의심할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상복부의 통증이 동반된 것은 소화성궤양 등이 동반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출혈을 동반한 소화성궤양이 있다고 한다면 대개 흑색변을 보게 되므로 항문출혈과의 연관성은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증상들과 함께 이학적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CASE 5.

[질문] 옛날에는 규칙적인 생활로 대변활동을 잘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운동도 잘 안하고 식습관도 불규칙합니다. 이런 생활이 한 달이 지나고 나서부터 대변에 피가 많이 뒤덮여서 나옵니다. 닦으면 피는 안 묻고 더 놀라운 것은 변을 볼 때에는 항문이 찢어지거나 아픈 증상도 없습니다. 또한 검은 음식을 먹지 않는데도 변에 검정색의 희한한 물질이 나옵니다. 왜 그러나요?

[답변] 항문통증이나 돌출되는 종괴 혹은 배변의 문제가 없이 혈성배변 혹은 흑색변이 있다고 한다면 대부분 대장의 질병상태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흑색 변은 상부 위장관의 출혈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요즘 생활이 불규칙해서 장운동의 활동성이 떨어져 우측대장의 출혈에도 흑색변이 나올 수 있습니다. 장관내로 출혈이 있는 경우 배출되지 않고 시간이 경과하면 혈액의 산화가 일어나 색깔이 검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장 내시경 검사로 원인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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