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경희대의료원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
봄만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대표적으로 찾아오는 증상이 있다. 꾸벅꾸벅~ 춘곤증과 시름시름~ 봄을 타는 것. 특히 봄을 탈 때는 어떠한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뜻한 봄바람만 불어오면, 괜시리 마음이 들뜨는 사람들은 주목하자. 심란한 마음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대처법을 모색해 본다.
나 요즘 왜 이러니?
외롭거나 마음이 괜히 심란할 때 사람들은 계절을 탄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계절이 봄과 가을이다.
봄이나 가을은 일조량의 변화가 있는 계절이다. 즉 봄에는 일조량이 늘어나고 가을에는 일조량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는데, 이에 따라서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이 우리 몸에 스트레스를 주어 심리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희대의료원 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는 “이를 한의학에서는 음양의 변화에 따른 생체의 변화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름은 양기, 겨울을 음기가 가장 센 계절이라고 본다면, 봄은 음기가 센 겨울에서 여름으로 가는 양기가 늘어나는 계절이고, 가을은 양기가 센 여름에서 겨울로 가는 음기가 늘어나는 계절이다. 이런 음양의 변화 과정이 심리상태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신체에 스트레스를 미쳐 나른한 느낌과 더불어 피곤함, 식욕저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황의완 교수는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수면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면 쉽게 수면부족이 올 수 있으며, 피곤함도 더 느끼게 되죠. 비유를 들자면, 일종의 시차가 왔다고 할까요? 해외여행을 다닐 때 시차로 인해 느끼는 피곤함과 수면 곤란의 증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호르몬의 변화가 직접적으로 심리적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여기에 신체적 변화가 간접적으로 심리적 불쾌감을 가중시킨다. 이 같은 심리적 증상들이 심해지면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음양의 균형이 중요!
봄에는 양기가 늘어나는 계절이기 때문에 약간 들뜨게 되고 뭔가 하고 싶은 감정이 나타난다. 가을에는 음기가 늘어나는 계절이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변하고, 외로움 같은 감정들이 나타난다.
이것이 흔히 ‘봄은 여자의 계절,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여자는 음기보다 양기가 부족하기 쉬워 양기가 늘어나는 계절인 봄을 타기 쉬운 것이고, 남자는 양기보다 음기가 부족하기 쉬워 음기가 늘어나는 계절인 가을을 타기 쉬운 것이다.
황의완 교수는 “양기라는 것은 따뜻하고 동적인 것을 말하고, 음기라는 것은 차갑고 정적인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은 음기와 양기가 균형이 잡혀 있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음양의 균형이 잘 맞지 않은 사람들이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계절을 심하게 타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음양의 균형이 잘 깨지는 상태’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건강관리에 주의를 해야 한다.
계절을 심하게 타는 것 자체를 ‘계절성 기분장애’라고 하는데, 계절을 넘기기 너무 힘들고 매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또한, 심한 심정 변화가 2주 이상 계속 된다면 정신건강을 의심해야 봐야 한다.
황의완 교수가 추천하는 계절 탈 때는 이렇게~!
1. 제철에 나는 신선한 채소, 과일로 적절한 영양섭취를 한다.
그 계절에 나오는 신선한 채소, 신선한 과일을 섭취하여 계절 변화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게 해준다. 자연은 그때그때 필요한 음식을 우리에게 준다. 봄에 나오는 봄나물, 가을에 나오는 곡물과 여러 제철 과일들은 그때그때 필요한 많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적절히 섭취함으로써 계절이 변화하여 나타나는 우리 몸의 변화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한다.
2. 충분한 수면을 유지한다.
계절의 변화는 일조량의 변화를 가지고 오고 이는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에 영향을 주어 수면에 영향을 준다.
이 시기에는 낮잠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고,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낮잠이라는 것이 피로를 푸는 역할을 하지만, 계절을 탈 때는 우리 몸을 밤이라는 상황에 적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여 몸에 피로함이 쌓이지 않게 한다.
3. 매일 낮에 가벼운 운동을 한다.
피곤함을 가중시키는 심한 운동 대신 가벼운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밤에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가 있는 낮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운동으로 우리 몸을 낮이라는 상황에 적응시키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이 밤의 충분한 수면과 낮의 가벼운 운동은 우리 몸에 양기와 음기를 조절해주어 변화가 심한 봄과 가을을 이겨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황의완 교수는 “계절은 누구나 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봄과 가을을 심하게 타는 증상이 매년 나타나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준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