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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테라피] 항우울제를 드시겠습니까? 운동을 하시겠습니까?

2017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상큼호

【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우울증을 흔히 감기와 같은 병이라고 표현한다. 몸의 감기가 아니라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 사실 이 병은 암과 같이 절박한 병으로 분류되지도 않아 이목을 집중시키지도 못한다. 그러나 소리 없이 죽어가는 많은 우울증 환자들을 보면 암보다 절박하지 않은 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로빈 윌리엄스도…

이즈음 우리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주인공이었던 로빈 윌리엄스를 기억하게 된다.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를 외치며 파격적인 수업방식으로 명문고 학생들에게 자유와 낭만을 가르치며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고자 했던 주인공 존 키팅 선생님 역의 로빈 윌리엄스. 정작 그는 파킨슨병 초기 단계에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삶을 지탱하기 어려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우리나라도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불면증으로 서둘러 무덤으로 가고 있다. 우울증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자살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보고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우울증은 왜?

우울증은 생물학적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히스타민,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불균형으로 초래된다.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우울증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죽음, 외로움, 실직, 대인관계, 성적(학습능력) 저하, 경제적인 문제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또한 암, 내분비계 질환, 뇌졸중 등의 질환에 의해서 유발될 수도 있다. 또한 치료약물의 부작용으로 우울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지속적인 우울감, 의욕저하와 흥미저하, 불면증 등 수면장애, 식욕저하, 주의집중력 저하, 자살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또는 자살시도, 부정적인 사고, 무가치함, 지나친 죄책감 등이 나타난다.

조깅과 항우울제의 비교 연구에서…

어떤 원인이 있어서 발생한 우울증이라면 그 원인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원인을 알더라도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운동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다. 물론 단기간 효과를 기대한다면 항우울제 복용도 검토해볼 만하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은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조깅을 통한 우울증 해소법과 항우울제(졸로프트) 복용을 통한 단기(4개월) 효과 비교에서는 두 방법 모두에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지만 장기(1년 이상) 비교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항우울제를 복용한 환자 중 30% 이상이 다시 우울증에 빠진 반면 조깅을 통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 환자의 대부분은 좋은 결과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운동이 이처럼 우울증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는 운동이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게 해 줌은 물론 기분을 좋게 하고, 사람을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며, 통증 완화 물질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조깅을 하게 되면 햇볕에 노출되는데 이때 체내 비타민 D가 증가되며, 이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운동이 항우울제보다도 더 우울증 치료에 유효하다는 연구결과는 봇물을 이룬다. 그래서 우리는 우울증 환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왜 운동을 안 하십니까?”라고. 운동이 우울증 예방과 치유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왜 운동을 안 하냐고 물어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울증은 대개 어둡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만들어 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식이다. ‘절대 나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야. 노력해봤자 소용이 없어. 나보다 더 운 나쁜 사람은 없을 것이고 게다가 열정도 용기도 의욕도 없어. 사람들은 나보고 웃을 것이며 관심도 사랑도 주지 않을 거야. 내가 처한 지금의 상황은 최악이며 어떤 방법으로도 벗어날 수가 없어. 내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도 없어. 아니 난 그 누구에게도 내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을 것이며 설령 들어준다 해도 공감해 주지 않을 거야. 병원에도 가고 싶지 않아. 역시 그곳에 가도 별로 도움이 안 될 거야.’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한 이 사람에게 누가 운동을 하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물론 많은 연구들은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을 하면 부정적인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20~30분 집중적으로 달리다 보면 자기 자신을 의식하지 않게 되며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다고 한다.

그러면 우울증 환자에게 운동을 포함한 치유활동을 어떻게 할 수 있게 할 것인가?

첫째, 주위 사람들이 도와줘야 한다. 우울증의 징후를 보이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다면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둘째,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우울증은 주위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친한 친구 사이라 하더라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내 사랑하는 친구·가족·연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우울증임을 알았을 땐 그 원인을 살펴보고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장 그 원인을 해소할 수 없을 경우엔 먼저 운동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이룰 수 있게 하고 함께 원인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 치료·예방에 운동의 ‘힘’

운동은 엔도르핀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여 우울증, 불안감 등을 해소한다. 근육긴장 완화, 신체기능을 떨어뜨리는 호르몬 배출도 돕는다. 또한 운동은 자신감을 가지게 하고, 감정을 조절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도와주며, 건강을 좋게 하여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특히 낮 시간대의 적당한 운동은 수면의 질도 좋게 한다.

따라서 우울증은 운동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 해외의 많은 연구는 운동을 통한 우울증 개선 효과를 말한다. 울산과기대 서판길 교수는 장기간 운동이 어떻게 우울증을 완화시키는지에 관한 매커니즘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울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운동의 종류나 방법은 표준화된 것이 없다. 몇 가지 원칙은 유의하자.

▶자신에게 맞는 운동방법을 찾고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게 운동시간을 정한다.

▶한 가지 운동만 하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으므로 요일에 따라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한다. 예를 들어 월·수·금은 조깅을 하고 화·목은 자전거 타기, 그리고 토·일은 산행(트레킹)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들로 구성하되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운동이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운동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매일 해야 하며, 물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하여 소풍가는 기분으로 한다.

▶여건이 허락되면 그룹으로 하는 운동이 더 효율적이다. 농구나 축구, 테니스 등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밥 먹듯이 운동의 생활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신체운동이 어떻게 감정 뇌에 이렇게 기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 기적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엔도르핀’이라는 물질이다. 감정 뇌에는 수많은 엔도르핀 수용체가 있는데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이 자연스럽게 분비된다. 엔도르핀이 분비되면 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미소만으로 기쁨을 느끼는 등 사소한 것에도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항우울제 약보다 운동이 더 효과적인 이유가 된다.

따라서 우울하다면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자. 운동을 시작하자. 그것만이 행복한 삶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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