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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끄는 7계명

2013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초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

“시험이 끝나서 홀가분하다.”

“일이 마무리되어 날아갈 듯 홀가분하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선거에 지고도 “최선을 다해 홀가분하다.”고까지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마찬가지다. 한 달에 한 번씩 꼭 느끼는 기분! 원고마감이 끝나면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다. 짓눌렸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입맛도 돈다. 그런 때문일까? 최근 홀가분한 마음 만들기가 정신건강의학계의 화두로 급부상 중이다. 홀가분한 마음 만들기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고, 일명 ‘홀가분워크숍’도 개최될 정도다. 홀가분한 마음에 숨어 있는 건강비밀, 도대체 뭘까?

좋은 감정 중 최고는 “홀가분하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 ‘홀가분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간단하다. “거추장스럽지 아니하고 가볍고 편안하다.”로 정의돼 있다. 비슷한 말로는 가볍다, 산뜻하다, 단순하다, 가뿐하다, 경쾌하다 등이 있다.

이렇게 놓고 보니 ‘홀가분하다.’는 형용사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왠지 모르게 긍정적이다.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든다.

그것은 비단 기자만의 느낌은 아닌가 보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민경환 교수팀은 ‘한국어 감정단어’를 연구해 심리학회지에 논문으로 발표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발표된 연구 논문에 의하면 한국어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얼추 430여 개 정도 되고, 그 중에서 사랑, 행복, 기쁨처럼 유쾌한 감정을 나타내는 말은 전체의 30% 정도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 반면 참담, 배신 등 불쾌한 감정을 나타내는 말은 70%를 넘는다는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그런데 이 발표에서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좋은 감정의 최고로 “홀가분하다.”를 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그 뒤를 잇는 좋은 감정의 계보는 행복하다, 사랑스럽다, 기쁘다 등의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도대체 홀가분한 마음 상태는 어떤 마음일까?

이 물음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는 “홀가분한 마음 상태는 정신적으로 과도한 콤플렉스가 없는 상태이고, 욕심이나 집착, 두려움이 없는 상태이며, 과거나 미래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은 상태”라고 정의한다.

아마도 경험적으로 잘 알 것이다. 지나치게 집착하면 왠지 불안하다. 지나친 욕심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오늘을 살면서도 과거의 안 좋은 일이나 후회스러운 일을 반복적으로 생각하면 마음의 짐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홀가분한 마음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우종민 교수는 “홀가분한 마음과 반대되는 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우리의 심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과다해지면서 결국은 고갈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 상태는 위기를 맞게 된다. 작은 스트레스도 대처할 능력이 없어지면서 삶의 활력을 잃게 되고 탈진하고 쉽게 지친다. 불면증도 생기고, 식욕 균형도 깨지면서 총체적인 건강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는 노하우

이쯤 되면 누구나 최고로 좋은 감정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또한 내 마음이다.

과거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도 지나간 일을 되씹으면서 머리카락을 쥐어뜯기도 한다. 매사가 불만스럽고, 남 탓도 잘한다. 이 같은 마음은 모두 홀가분한 마음을 방해하는 훼방꾼들이다.

우종민 교수는 “홀가분한 마음을 방해하는 가장 큰 주범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불만족스런 삶”이라고 밝히고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홀가분하게 사는 출발점이 된다.”고 말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다. ‘왜 나는 돈이 없지?’ 속상하다. ‘왜 나는 남들처럼 출세를 못할까?’ 억울하다. 집 한 채 없어서 전세방을 전전하는 신세도 처량하다. 그래서 내 삶이 싫다. 온통 불만뿐이다.

이 같은 마음으로는 결코 홀가분한 삶을 살 수 없다. 우종민 교수는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은 욕심을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결국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바로미터가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다음의 4인방은 꼭 경계하자. 지나친 욕심, 지나친 집착, 지나친 경쟁, 복잡한 생각은 우리 인생에서 반드시 추방하자.

그런 다음에 평소 홀가분하게 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억지로라도 하자. 우종민 교수가 추천하는 실천 강령은 다음과 같다.

홀가분한 마음 만들기 7계명

1. 1시간 이상 걷기

걸을 때는 뒤를 보고 걷지 않는다. 앞을 보고 걷는다. 따라서 걷는 행위는 과거의 집착, 회한 등을 털어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걸을 때는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씩씩하게 걷자. 그렇게 하면 행복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도 늘어나 더욱더 홀가분한 마음이 생길 것이다. 참고로 마음이 홀가분하지 않으면 땅만 보고 터벅터벅 걷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2. 잠을 잘 자야 한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서 건강한 사람은 없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 피로한 신체를 회복시켜야 한다. 잠자는 동안에는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이 나와서 피로와 감염에 대해 싸울 힘을 비축하고 낮에 소모한 에너지도 보충한다. 이 과정이 원활히 이뤄져야 홀가분한 마음을 갖는 데도 도움이 된다.

3. 생각 바꾸기 연습을 한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이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선택할 수 있다. 손쉬운 일례로 월요일 아침 출근길 차가 막혀 지각을 했다고 치자. 일차적으로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앞차가 원망스럽고, 나아가서는 한국도로공사까지 싸잡아 분노를 터뜨릴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면 먼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내가 이렇게 화를 내서 얻는 게 뭐냐?’ ‘타당한가?’ ‘내게 도움이 되는가?’ 반문해보자. 얻는 것도 없는데 화를 내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하자.

우리는 누구나 똑같은 상황에 처한 친구나 친척이 있을 경우 훈수는 잘 둔다. 남의 얘기에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내 얘기가 되면 달라진다. 내 이야기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우자.

4. 격렬한 운동도 도움!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인간은 누구나 공격성을 내재하고 있다. 운동 강도를 세게 하면 이러한 공격성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농구나 배구, 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홀가분한 마음을 갖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5. 용서하고 이해하기

부모를 미워하는 사람, 친구를 경쟁 대상으로 보는 사람 등은 홀가분한 마음을 갖기 어렵다. 그런 것들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다 용서하고 이해해야 한다. ‘고의가 아닐 것이다.’‘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여기자. 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 용서할 건 용서하고 살자.

6. 남 탓 하지 않기

매사 남 탓을 잘하는 사람이 가장 홀가분하지 못하다. 남 탓을 잘하면 자기 마음의 주인이 못 되고 노예로 살게 된다. 자기 인생을 남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으로는 홀가분한 마음을 갖기 어렵다.

7. 자연을 자주 접하기

자연을 자주 접하는 것이야말로 몸과 마음을 홀가분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대인의 오감은 지나친 경쟁과 밤에도 밝게 켜진 조명과 소음, 밀집된 환경 때문에 항상 과잉 흥분돼 있다. 자연 속에서는 오감이 안정되면서 평안을 찾을 수 있다.

우종민 교수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한 올의 욕심도 없이, 집착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런 감정에 매몰돼 사는 것은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우종민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보건학 석사를 받았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정신과에서 방문교수로 일했으며, 현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업과 직장인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정신과 의사로 꼽히며 주요 저서로는 <마음력> <남자심리학>이 있고, 최근 <스트레스 힐링>을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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