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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테라피] 내 감정을 조절하는 식품의 ‘힘’

2013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초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CHA의과학대학교 차움병원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교수】

하루에도 수십 번, 변죽이 죽 끓듯 하는 것이 내 마음이다. 내 감정이다. 좋아서 웃고, 싫어서 화내고, 때로는 우울해 하기도 하고…. 하루에도 열두 번 롤러코스터를 탄다. 도대체 이 감정의 정체는 뭘까? 무엇이 나를 웃게 하고 울게 하고 화나게 하고 슬프게 하는 걸까? 지금부터 그 베일을 벗겨보자.?

내 감정의 조절자 신경전달물질

슬픔, 불안, 기쁨, 짜증, 분노, 우울…. 우리가 살아가면서 숱하게 겪게 되는 감정의 부산물들이다. 이러한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은 인류의 오랜 숙원과제였다.

그리고 현대과학은 그 베일을 한꺼풀 벗겨냈다. 현대과학이 밝혀낸 쾌거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위는 뇌의 표현방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이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생각, 행동, 운동 등 뇌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이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울고, 웃고, 슬퍼하는 지금의 내 감정도 모두 뇌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CHA의과학대학교 차움병원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어떤 물질들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고 “그 어떤 물질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말한다.

조금 어렵다. 신경전달물질이라는 말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로토닌은 들어본 적이 있는가? 도파민은? 아마도 엔도르핀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황수관 박사가 신바람 건강법을 설파하면서 특유의 톤으로 “웃으면 엔돌핀이 팍팍 나와요~”라며 강조했던 그 엔돌핀의 정확한 표기가 엔도르핀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신경전달물질이 결코 어려운 의학용어도 아니다. 우리가 한두 번은 들어본 적이 있고, 알게 모르게 많이 쓰는 말이기도 하다.

이기호 교수는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하는 내 감정의 지휘자이며 조절자로 알려져 있다.”고 밝히고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우리의 감정도 비로소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식품의 힘

내 감정을 컨트롤하는 진두지휘자 신경전달물질. 이 신비로운 물질이 내 감정을 기쁘게도, 슬프게도, 우울하게도 하는 숨은 실세임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재빠르게 연상되는 궁금증이 있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치솟을 때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면 되지 않을까?’

바로 그것이다. 내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신경전달물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체크해야 한다.

이기호 교수는 “이때 그 키를 쥐고 있는 것이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 영양물질 ”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건강한 마음을 만드는 방법도 음식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때문일까? 지금 세계 의학계의 흐름은 마음과 음식과의 비밀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일본의 한 의학자는 우울증의 95%의 원인이 음식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뇌의 영양부족으로 신경전달물질간의 균형이 무너지면 슬픔, 분노, 불안 등 우울 감정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굳이 이 같은 저명한 의학자의 연구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도 있다. 단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매운 것을 먹으면 쾌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이유가 세로토닌 때문이고 도파민 때문이라는 것도 들어서 알고 있다.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음식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 알아봤다. 내 감정의 조절자인 신경전달물질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맞춤 영양물질, 어떤 공식이 성립할까? 이기호 교수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맞춤 영양요법

1. 행복 물질 세로토닌

내 기분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돕는 물질이다. 상당수의 항우울증 약물이 세로토닌을 높이는 기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견해로는 마음과 기분의 흥분성을 높여주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흥분과 안정상태를 조절해주고 평형상태를 유지해주는 조절성 신경전달물질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세로토닌이 부족하거나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우울감뿐만 아니라 식이조절 장애,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세로토닌을 만드는 원료가 되는 아미노산은 트립토판이며,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이 되려면 비타민 B6와 마그네슘 등의 작용이 함께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돼 있는 식품으로는 멸치, 북어, 홍합, 새우, 대구, 게, 호박씨, 문어, 팥, 대두콩, 쥐눈이콩, 매생이, 메밀, 가자미 등이다. 이들 식품을 먹으면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2. 쾌감 물질 엔도르핀

모르핀은 통증을 억제하고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엔도르핀이라는 말 자체가 endogenous morphin, 즉 인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모르핀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엔도르핀은 마약 성분인 모르핀과 마찬가지로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인체에 생기는 과잉 감정, 반응 상태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이나 분노 등을 경감시켜 기분을 업(UP) 시키는 효과가 있다.

초콜릿 섭취 시 엔도르핀이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정 음식이 엔도르핀의 합성을 높인다기보다는 마늘, 고추와 같은 매운 음식을 섭취할 경우 엔도르핀의 분비량이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기쁨 물질 도파민

대표적인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보다는 일을 완수했을 때, 뜻밖의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등등 목표 달성 후 기쁨을 느끼는 것과 연관이 깊다. 쾌감, 창조성, 도취감, 인지능력 등과 연관이 있으며, 결핍될 경우 이러한 기능이 감퇴된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분비되어도 문제다. 중독, 도박, 과잉 집착 등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파민을 만드는 원료 아미노산은 페닐알라닌, 타이로신 등이다. 따라서 도파민의 조절을 위해서는 우유, 클로렐라, 오징어, 누에, 돔, 북어, 모시조개, 대구, 홍합, 밴댕이, 치즈, 서리태콩 등을 적극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4. 흥분 물질 아드레날린

정신적, 물리적 자극을 받았을 때 교감신경계의 말단에서 분비되거나 부신의 수질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다. 흔히 에피네프린이라는 말과 혼용되어 쓰이기도 한다.

주요 작용은 혈당을 올리고 심장 박동수나 심장의 혈액 박출량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기분이 아주 좋을 때, 화가 났을 때, 면접을 앞두고 있을 때, 산에서 호랑이를 만났을 때 생기는 반응을 생각해보면 아드레날린의 작용을 이해하기 쉽다. 과잉될 경우는 불안, 두통, 초조, 불면, 충동성,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아드레날린의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물질은 도파민과 같다. 타이로신 또는 최초 페닐알라닌을 원료로 하여 합성된다. 따라서 우유, 클로렐라, 오징어, 누에, 감성돔, 북어, 모시조개, 대구, 홍합, 밴댕이, 치즈, 서리태콩 등이 아드레날린을 조절하는 좋은 원료가 될 수 있다.

5. 안정 물질 아세틸콜린

이 물질은 자율신경 중 부교감신경의 자극에 의해 신경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일반적으로 자율신경계라 함은 크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눈다. 이 중에서 교감신경은 우리 몸을 긴장과 흥분 상태로 만드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고, 부교감신경은 우리 몸을 안정 상태로 유지하는 아세틸콜린을 분비한다.

이러한 아세틸콜린이 분비되면 혈압은 떨어지고 심장의 박동을 억제시키며 근육이 수축되는 작용이 나타난다. 위장관의 소화액 분비와 장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화가 나고 긴장을 하는 교감신경계와 반대로 힘을 쓰기 위한 에너지를 저장하고 모아두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이름에 콜린이 들어있듯이 콜린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이며, 닭고기, 해산물, 계란, 서리태콩, 감자 등에 콜린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기호 교수는 “걸핏하면 화를 내는 내가 싫다면, 부르르 흥분부터 하는 내가 싫다면, 또 늘 의기소침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음식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한다.

어차피 우리의 감정이란 것이 도파민, 세로토닌, 아드레날린 등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과 작용은 그 원료가 되는 음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기호 교수는 현재 차움병원 푸드테라피센터에서 음식치료, 만성피로케어, 스트레스 관리 등을 맡고 있으며, 연세대학교 항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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