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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주치의] 와파린과 비타민 K 공생의 묘수

2014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영글호 146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김석재 교수】

【도움말? | 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교수】

혈전(혈액 응고 덩어리, 피떡)과 색전(혈관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막은 상태)을 막는 혈액응고방지제 와파린. 뇌졸중, 심근경색, 심정맥혈전증, 폐색전의 위험이 있을 때 처방되는 약이다. 이들 질병으로 와파린을 처방받을 때 와파린 복용자들이 의사로부터 항상 듣는 말이 있다. “비타민 K가 들어 있는 음식을 피하라.”이다. 와파린은 혈액 응고를 막는 항응고제이고, 비타민 K는 혈액을 응고시키는 항출혈성 비타민이다. 따라서 와파린 효능을 보려면 비타민 K를 피해야 한다.

비타민 K는 주로 채소에 들어있는데 환자나 가족들은 비타민 K가 들어있는 음식을 파악하는 것도, 식단에서 일일이 제외하기도 쉽지는 않아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채소 섭취를 포기하게 된다. 와파린 효능을 위해 채소 섭취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와파린 복용자들의 딜레마를 해결할 와파린과 비타민 K의 공생법을 알아보자.

PART 1. 피를 묽게, 굳지 않게 하는 항응고제 와파린

가족 중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환자가 있다면 ‘와파린’이라는 약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병이 재발하지 않도록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환자들이라면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파린’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항응고제이다. ‘항응고제’란 쉽게 말하면 피를 묽게 해주는 약이다. 즉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 약물은 피를 묽게 함으로써 몸속에 생기는 불필요한 혈전(혈액 응고 덩어리, 피떡)의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그렇다면 왜 혈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억제해야 하는 걸까?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김석재 교수는 “혈전이 혈관을 따라 몸 안을 순환하다가 혈관을 막으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뇌로 흘러들어 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데 와파린은 혈전 생성을 억제해서 뇌경색 등 혈전과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 그래서 와파린은 주로 뇌경색, 심근경색, 부정맥, 심정맥혈전증, 폐색전 등의 질환에서 사용된다.

PART 2. 피를 응고시켜 출혈을 막는 항출혈성 비타민 K

혈전과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잊지 말고 챙겨 먹어야 하는 와파린. 와파린 처방을 받을 때 빠지지 않는 전문의의 당부가 있다. “비타민 K가 들어있는 음식은 피하라.”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김석재 교수는 “와파린은 비타민 K로 인해 피가 응고하는 것을 막는 약물”이라며 “따라서 비타민 K를 다량 섭취할 경우 와파린의 작용을 감소시켜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므로 비타민 K의 섭취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잘 아는 듯 하면서도 제대로 알고 있지는 못한 비타민 K에 관해 알아보자. 먼저 비타민 K가 들어있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교수는 “비타민 K는 식물성과 동물성 식품에 모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며 “식물성 식품 중에는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파슬리, 무청, 상추 등 녹황색 채소가 대표적이고 동물성 식품 중에는 우유, 고기, 소간, 달걀 등이 있다.”고 말한다.

와파린의 효능을 제대로 보려면 위에 언급한 비타민 K 함유 식품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와파린 복용자나 그 가족들은 식단에서 이들 식품을 제한하다 보면 “사실상 먹을 게 없다.”고 하소연 한다. 또한, 비타민 K를 함유한 음식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데도 한계를 느낀다.

그러다 보면 결국엔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포기하게 된다. 비타민 K 함유 여부를 따져보는 것을 포기한 채 음식을 섭취하거나 비타민 K가 함유되었을 것 같은 음식은 아예 안 먹는 것이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고통을 받느니 차라리 비타민 K가 함유되었을 것 같은 음식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좀 더 많아 보인다.

그렇다면 비타민 K, 포기해도 되는 걸까? 이기호 교수는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에 필수적인 비타민일 뿐만 아니라 골격과 치아 형성에 관여해 골밀도를 증가시킨다.”며 “비타민 K가 결핍되면 출혈성 혈액 응고가 지연돼 출혈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PART 3. 와파린과 비타민 K의 윈윈 전략

혈관 관련 질환을 예방하려면 와파린을 복용해야 하고, 비타민 K 역시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이니 포기할 순 없다. 그렇다면 와파린을 복용하면서도 비타민 K의 효능도 챙길 방법은 무엇일까?

이기호 교수는 “와파린과 비타민 K가 서로 길항작용(상반되는 2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여 그 효과를 서로 상쇄시키는 작용)을 하기에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와파린을 복용하는 동안 비타민 K가 함유된 모든 음식을 피할 필요는 없다.”며 “하루에 섭취할 양을 정하고 그것에 맞게 와파린 복용량을 주치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석재 교수도 “비타민 K의 함량이 매우 높은 몇몇 식품을 제외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하면 몸에 필요한 비타민 K는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비타민 K 고함유 식품이라고 해서 모두 제한할 필요는 없으나 많은 양을 매일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일정한 양의 비타민을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비타민 K 고함유 식품>

약간 높은 식품

● 대두/강낭콩/완두콩/녹두 등, 두부/콩나물

● 달걀 노른자/아보카도

● 마요네즈/마가린/올리브유

중간 높은 식품

● (양)상추/(양)배추/미나리/브로콜리/미역

● 콩기름/카놀라유/샐러드유

매우 높은 식품

● 시금치/부추/근대/무청 / 냉이/쑥/갓/케일/파슬리

이외에 청국장, 콩물·콩국수·콩비지, 녹즙, 선식·생식가루, 허브차·동규자차, 가루녹차, 각종 드링크, 양파즙·포도즙·오가피물·마늘환 등은 비타민 K의 함량이 매우 높으니 섭취를 제한하도록 한다.

 

 

1. 늘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고, 신체활동을 매일 일정하게 유지한다.
2. 과음을 피하고, 절주한다. 와파린 복용 시 술을 마시면 간에서 와파린 대사에 영향을 주어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주해야 한다.
3. 와파린과 함께 복용하던 약물의 사용을 중단·변경하거나, 다른 약물(아스피린, 항생제, 피임약, 한약 등)을 함께 복용하려면 의사나 약사와 상의한다.
4. 몸에 출혈증상(잇몸출혈, 피부점, 적색뇨 등)이 있는지를 늘 주의 깊게 살핀다.
5. 약국에서 약을 사거나 치과 또는 다른 진료과에서 진료를 받을 때, 와파린 복용 중인 환자임을 의사나 약사에게 반드시 밝힌다.
6. 근육주사, 침, 부항 등은 출혈성 부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다.
7. 임신이거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즉시 의사와 상의한다.
8. 와파린 복용을 잊었다면, 생각난 즉시 1회분을 복용하고, 다음날 정해진 복용시간에 1회분을 복용한다. 다음 진료 시 와파린의 복용을 잊은 횟수와 날짜를 의사에게 반드시 알린다.
9. 갑자기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등 식사량을 급격히 감량시키거나 불균형적인 식사를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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