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우 교수】
직장인 김진아(37세·서울 은평구)씨는 요즘 식후 30분이 지나면 가슴이나 명치가 쓰려 결국 병원을 찾았다. 평소 맵고 짠 음식을 즐겨 먹는 김 씨는 소화가 잘 안 되면 습관처럼 제로콜라를 마셨다. 콜라를 마시면 왠지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아서다. 통증은 보통 식후 30분에서 2시간 내에 오는데 10분 이상 지속되지만 수 시간씩 이어지진 않았다. 김 씨의 병명은 역류성식도염! 도대체 역류성식도염은 어떤 병일까?
역류성식도염 정체가 뭐길래?
역류성식도염은 “위나 십이지장 내용물이 식도 내로 역류돼 불편한 증상이나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보통 가슴쓰림과 역류 증상을 많이 느낀다. 가슴쓰림은 가슴뼈 뒤쪽이 타는 듯한 증상으로 가슴이나 명치가 따갑거나 쓰리다. 명치 아래에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화끈거린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우 교수는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식도 괄약근이 약해진 것이 직접적 원인”이라며 “보통 목구멍이나 입으로 신물이나 쓴물이 올라온다거나 쓰린 것이 명치끝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간다는 표현을 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음식을 삼킬 때 걸리거나 잘 내려가지 않으며, 만성적으로 목이 간질간질하거나 헛기침도 하게 된다. 목이 자주 쉬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승우 교수는 “동양보다 서구에서 매우 흔한 질환인데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 노령 인구의 증가로 우리나라도 역류성식도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역류성식도염은 80%가 약을 먹으면 낫는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들이 한 번 역류성식도염에 걸리면 일단 치료를 해도 쉽게 재발한다.
이승우 교수는 “특히 만성적인 역류성식도염이 진행되면 궤양이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식도염이 오랜 기간 반복되면 식도 협착이 생길 수 있다.”며 “역류성식도염에 의해 세포가 변형되면서 생기는 병인 바렛식도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식도암이나 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역류성식도염 예방, 이것만은 피하세요!
①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키는 음식 : 카페인 함유 음료(커피 녹차), 술, 초콜릿, 기름진 음식
② 가슴쓰림을 유발하는 음식 : 맵고 짠 음식, 신 맛 나는 음식(감귤류), 토마토, 탄산음료
역류성 식도염 예방, 생활습관 바로잡아요!
좋은 생활습관
① 체중 감량하기
② 머리 부분을 올리고 잠자기(30도가량)
③ 금연, 금주하기
④ 똑바로 앉고 서기
나쁜 생활습관
① 커피, 초콜릿,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수, 탄산음료 즐기기
② 자극적인 음식 즐기기
③ 음식 급하게 먹기
④ 음주와 흡연하기
⑤ 늦은 저녁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과식
⑥ 식후 2시간 전 누워 있기
⑦ 꽉 끼는 옷(보정속옷, 복대) 착용하기
⑧ 복압을 증가시키는 동작이나 운동 : 몸을 구부리는 윗몸 일으키기, 무거운 것 들어올리기
역류성식도염 예방에서 치료까지~
역류성식도염 치료에는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그 지침서로 삼아야 할 수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밤에 누워 먹지 않기’‘먹고 바로 눕지 않기’‘과식 않기’등 3가지는 필수다.
선천적으로 식도 역류를 막아주는 방어막이 느슨한 경우야 어쩔 수 없지만 과식 않고, 눕지만 않아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특히 식후 2시간 내에는 눕지 않는다.
2 역류 방어막을 느슨하게 만드는 지방, 커피, 초콜릿, 술, 오렌지 주스 등은 피하고 담배도 역류를 유발하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3 인스턴트식품 섭취도 피한다. 나쁜 식습관은 역류성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4 꼭 끼는 내의나 옷은 입지 않는다.
5 특히 비만남, 비만녀는 체중을 줄여야 한다. 복부에 쌓인 지방에 의해 위가 당겨지면 위식도 접합부의 각이 벌어지면서 위산과 위의 내용물이 식도쪽으로 밀려 올라가 역류성식도염이 유발될 수 있고 복부에 지방이 많아지면 장에 압력이 가해져 역류가 증가한다. 이승우 교수는 “온몸이 비만인 환자보다 복부비만 환자가 역류성식도염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6 고지방식을 피하고 체중 감량을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과일 다이어트는 구연산이나 고탄수화물을 함유해 위식도에 자극을 줘서 역류성식도염이 나빠질 수 있다. 황제다이어트 같은 고단백, 고지방식은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낮춰 증상을 악화시키고 차에 포함된 카페인, 잔틴 등은 역류성식도염을 악화시킨다.
이승우 교수는 “디톡스로 요즘 효소제품을 많이 복용하는데 설탕을 이용한 발효라 지나친 당분 섭취로 대사이상을 초래할 수 고 역류성식도염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원푸드 다이어트 대신 영양소가 골고루 있는 음식과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라는 얘기다.
● 호흡이 가쁘거나 가슴이 아프면 심폐질환?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이 있을 경우 심장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역류성식도염 증상인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가슴이 불편한 느낌이 들어 순환기내과에서 정밀검사를 할 경우 정상인 경우가 있다. 이때 위 내시경을 시행하면 역류성식도염이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 염증만 치료하면 된다고?
역류성식도염은 약을 먹고 염증을 가라앉히면 쉽게 낫는다고 생각하나 실제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지나 약을 중단하거나 역류성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식을 복용하면 다시 증상이 악화된다.
이승우 교수는 충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로 있다. 대한내과학회 정회원, 대한소화기학회 정회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내시경 세부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