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운동처방사 최원교】
올해 마흔여섯 살인 박현아(경기 과천시) 씨는 요즘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벌을 톡톡히 받는 느낌이다. 혈압이 170까지 올라가 고혈압 진단을 받은 데다 고지혈증도 함께 왔다. 지난 5월에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사표를 던지고 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
박 씨처럼 건강 고민에 빠져 있는 40대가 많다. 인생의 반환점을 돈 40대는 그동안의 불규칙한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태다. 회사에선 중간관리자로 상사와 후배들에게 치여 스트레스가 심하다. 남자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야 할 의무감이 어깨를 무섭게 짓누른다.
전문가들은 40대야말로 몸과 마음의 건강 혁명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최근 <40대, 다시 건강에 미쳐라>(북씽크 刊)를 펴낸 운동처방사 최원교 씨는 “과도한 업무,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것이 한국사회의 40대들”이라며 “40대 중년의 건강은 100세의 천수를 누리느냐, 아니면 평균수명도 채우지 못한 채 죽느냐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은 무엇인가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원동력을 준다. 40대의 건강은 몸을 살리는 자기혁명이다. 최원교 운동처방사는 “암이나 심장병, 당뇨병, 뇌졸중 등 듣기만 해도 끔찍한 질병은 평소의 작은 생활습관에서 생겨난다.”며 “하찮다 싶은 평소 습관이 병을 만들기도 하고 약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40대들은 이제라도 바른 식습관과 운동습관으로 건강혁명을 꾀하라는 조언이다. 그 방법을 들어봤다.
40대 건강혁명 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라
오늘 내가 먹는 음식이 내 건강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아무 음식이나 함부로 먹지 않는다. 20대 때야 건강에 약간 소홀해도 큰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젊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는 다르다. 식습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매일 세 끼 식사는 규칙적으로 먹도록 한다. 아침을 거르면 만병의 근원인 비만이 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과체중인 40대가 많다. 체중을 감량시키면서도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백미보다 현미를, 비타민,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채소, 해조류를 충분히 먹는다.
맵고 짠 음식은 멀리해야 한다. 만성위염과 고혈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가 바로 혈압 상승의 주범이다.
40대 건강혁명 ② 마음을 다스려야 건강해진다
스무 살 나이에 정신은 40대인 사람도 있고, 마흔 살인데 정신은 20대인 사람이 있다. 젊어지고 싶으면 젊은 생각을 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가짐이 건강 나이를 결정한다는 얘기다.
이는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부정적으로 사고하면 몸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지 않고 코르티솔 같은 독성물질 호르몬이 분비돼 인체에 치명적인 활성산소가 나온다는 것이다. 최원교 운동처방사는“정신을 지배하는 부정적 사고를 서서히 고쳐나가야 하는데 이때 마음의 영혼을 맑게 해주는 책을 자주 읽는 것도 방법”이라며 “거울 앞에서 매일 이미지 메이킹을 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즐거운 일들을 상상하는 훈련을 통해 내게 잠들어 있는 긍정을 깨우라는 것이다.
40대에는 화나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질적으로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더 이런 상황을 용납하기 어려워진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마음에 거슬릴 때 한 번 더 인내의 시간을 보내자.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초연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40대 건강혁명 ③ 운동에 미쳐야 건강해진다
40대는 평소 업무량과 만성질환이 많아 운동을 통한 체력관리와 식습관 개선,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최원교 운동처방사는 “40대는 근육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체지방은 반대로 서서히 증가하는 시기”라며 “근육량은 근력강화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10년마다 5%씩 근육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근육량이 서서히 감소되고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 운동 능력이 감소되기 시작하는 40대는 고강도 운동프로그램보다 스트레칭이나 유산소운동인 줄넘기로 몸을 만든 뒤 운동량을 서서히 올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트레칭은 심장질환자나 고혈압환자, 대사증후군 같은 성인병으로 고통 받는 40대 모두 부작용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단 주의할 것이 있다. 상하로 반동을 주거나 통증이 있는 지점에는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 것이다. 스트레칭은 허벅지와 장딴지, 가슴, 팔 등 큰 근육을 중심으로 해나간다.
40대에게 줄넘기 운동도 추천한다. 단위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많은 운동이며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예방,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좁은 공간에서도 혼자서 손쉽게 운동할 수 있다. 효율적인 운동법은 100회 한 후 1분 휴식하는 것을 1세트로 3~5세트 반복한다. 운동 시간은 20분 이상 해주는 것이 좋다. 콘크리트나 시멘트 바닥에서의 줄넘기운동은 무릎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마룻바닥이나 흙바닥, 매트에서 하는 것이 좋다.
저강도 걷기운동의 생활화
40대의 절반 이상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과도한 업무량과 잦은 회식, 만성피로증후군 등은 신체활동량을 부족하게 만든다.
적당한 걷기 운동은 인체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체중을 감소시켜준다. 또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 수치를 떨어뜨려 암을 예방시켜준다. 이뿐 아니다. 단순한 걷기운동이라도 꾸준히 신체를 이리저리 움직이면 피로가 풀리고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다. 30분만 걸어도 엔도르핀이 분비된다.
몸 상태 따라 운동법은 다르게
고혈압이 있으면 헬스나 격한 운동보다 걷기, 조깅 등 저강도 유산소운동이 좋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최대의 위험요인은 고혈압이다. 물속에서의 수중운동은 굳은 근육을 이완시킬 뿐 아니라 활동량을 늘릴 수 있다. 중량을 이용하는 운동법은 혈압을 올려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니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
여성들도 잊지 말고 근력 운동을
많은 여성들이 허벅지가 두꺼워질까봐, 근육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올까봐 걱정한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근육이 지방 밑에 숨어 있기 때문에 웬만한 근력운동을 해주지 않는 이상 근육이 불록 튀어나오지 않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량은 줄어들고 체지방은 늘어난다. 근력운동을 통해 체지방 생성을 최대한 막아주는 전략이 40대에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날씬해져야 건강해진다
몸속의 불필요한 지방을 없애려면 운동을 통해 지방을 태워야 한다. 근육과 지방은 반비례다. 근육이 많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지방이 줄어들게 되는 것은 그만큼 근육이 소모시키는 열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방연소에는 유산소운동이 효과적이다.
최원교 운동처방사는 “우리 몸은 운동을 하면 탄수화물-지방-단백질 순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므로 운동시간이 길수록 지방을 태우는 데 유리하다.”며 “최소 2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유산소운동과 함께 근력운동을 병행해준다. 근력운동으로 늘어난 기초대사량이 지방이 잘 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함께 윗몸일으키기, 누워 다리올려주기 동작을 병행해주면 뱃살빼기에도 효과적이다.
최원교 운동처방사는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비만클리닉을 전공했다. 성신여대 강사로 활동했으며 줄넘기 국가대표선수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건강한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알리는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로 <최대리, 생존을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하다> <40대, 다시 건강에 미쳐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