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머니코칭LAB 고경호 대표】
“최소 100억 원 이상 있어야 부자.”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자산을 가져야 부자일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전국의 자산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는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가 낸 ‘2014 한국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만 10억 원 넘게 가진 국내 부자는 16만 7000명에 이른다. 이들 한국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약 369조 원(1인당 평균 22억 1천만 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국민의 상위 0.33%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4%를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부자는 아무래도 월급쟁이보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많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포기할 필요는 없다. 부자습관이 몸에 배면 부자만큼은 안 되더라도 생계를 걱정할 염려는 없다. 부자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자연히 높아진다. 최근 <나는 3개의 카드로 목돈을 만든다>(다산북스 刊)를 펴낸 고경호 머니코칭LAB 대표는 “보통 부자들은 대단한 재테크 노하우를 갖고 있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며 “부자들을 많이 만났지만 특별한 금융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도 많고 투자 성향도 보수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기본에 충실한 부자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지금부터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는 부자습관을 벤치마킹해보자.
1 예산을 세워 지출하라
고경호 대표는 “부자들뿐 아니라 평생 돈 걱정을 크게 안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예산을 세워 계획적으로 지출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며 “돈 관리를 할 때 가계부를 쓴다거나 통장을 씀씀이별로 구분해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쉬운 일 같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어렵다. 자신이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보통 10명 중 8~9명은 계획 없이 쓰는 습관을 갖고 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가계도 회계관리가 필요하다. 가계 소득·지출 구조가 기업마냥 복잡하지 않은데도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해서야 부자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달 봉급이 300만 원인 월급쟁이에게 예산을 50~100만 원만 잡아 극강의 절약으로 저축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한 달에 200만 원은 써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면 원하는 만큼 소비를 하되 소비 원칙을 늘 지켜나가라는 것이다.
생각나는 대로 필요한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예산을 정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돈을 쓰라는 의미다. 대신 예산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은 열심히 모으고 저축을 해야 한다. 불필요한 돈, 술술 새는 돈 구멍은 막아버리자는 것이다. 오래 쓰지도 못할 물건을 구입한 후 안 쓰다 이사 갈 때 버린다거나 굳이 비싼 비용을 주고 서비스를 받는다면 뒤돌아서서 후회할 일이 생긴다.
한 달 치, 일 년 치 예산을 정해서 돈을 쓰면 그 예산에 맞춰야 하므로 두세 번 이상 생각하면서 돈을 쓴다. 소비의 만족을 느끼면서 저축도 늘릴 수 있는 부자습관이다.
2 사업가처럼 일하고, 월급쟁이처럼 써라
돈은 자신의 직업을 통해 버는 게 바람직하다. 사업가처럼 일하고 돈은 월급쟁이처럼 쓰면 부자가 된다. 내 사업을 하듯 열정적으로 일해 돈을 열심히 벌되 돈을 쓸 때는 한 달에 1000만 원을 벌든 2000만 원을 벌든 200~300만 원 버는 월급쟁이처럼 쓰라는 얘기다.
부자는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아직까지 뚜렷하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것 같다. 고경호 대표는 “‘내가 이 부동산을 사야겠다.’고 작정하고 부동산 투자를 해서 대박을 낸 경우보다 직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번 뒤 그 돈으로 부동산을 샀다가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목돈을 만진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직업은 내팽개친 채 부동산 투자에 올인 해서 돈을 벌지 않는 부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직업을 ‘분신’으로 여긴다. 본업에 누구보다 열정을 쏟으니 자연 지갑이 두툼해질 수밖에 없다.
3 저축 원금과 저축 기간을 늘려라
우리의 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가 저축 원금, 둘째가 수익률, 셋째가 기간이다. 많은 사람들은 수익률을 좇지만 수익률은 개인이 조정하기 어렵다. 운에 맡겨야 하는 상품도 많다. 우리가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저축 원금과 기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축 원금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저축 원금을 늘리려면 돈을 많이 버는 길밖에 없다. 그래서 은퇴를 빨리 하지 않는 부자들이 많다.
4 쓸데없이 쓰는 푼돈도 아껴라
부자들은 돈에 관한 한 꼼꼼하고 섬세하다. 이들에게 푼돈은 푼돈이 아니다. 물론 자신에게 필요해서, 가족을 위해, 사업을 위해 쓰는 돈은 아끼지 않지만 쓸데없이 쓰는 돈은 10원짜리 한 장이라도 꼼꼼히 따지는 습관이 있다.
재테크도 보수적인 부자들이 많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듯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진 않는다. 대체적으로 예금이나 채권을 선호하고 부동산 비중이 높다. 수익형 부동산을 통해 월세 수익을 얻는 데 관심이 높다. 수익률보다는 세금을 줄이는 데 관심이 많다. 세테크가 아니더라도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절세 노하우에 특히 관심이 높다.
5 가정 재산은 부부가 공동 관리하라
부부가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가계관리 책임을 누가 맡을지 의논해야 한다. 남편이 아내에게 경제권을 준 부부의 경우 남편은 “아내가 알아서 한다.”며 마음을 푹 놓는데 정작 아내는 “남편이 경제권을 줘서 어쩔 수 없이 맡았다.”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도 많다. 계획적인 지출과 저축이 당연히 어렵다. 반면 아내에게 생활비만 주고 남편이 관리하는데 제대로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아내에게 전권을 줬다가 나중에 저축액을 체크하곤 너무 적은 금액에 남편이 놀라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내 따로, 남편 따로 소득을 관리하다간 제대로 저축하기 쉽지 않다. 부부가 투명하게 공동 관리해야 한다. 서로 얼마 버는지도 몰라서야 곤란하다. 아내는 아이들 교육비, 남편은 내집마련 부분으로 나눠 재산을 관리해야 효율적이다. 미래 계획이나 저축 목표에 대해 부부가 머리를 맞대야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6 내 사람이다 싶으면 무한신뢰 하라
부모의 유산으로 부자가 된 젊은이들과 달리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스스로 부자라고 뻐기지 않는다. 무일푼에서 출발해 사업을 일군 사람들은 겸손하고 검소한 편이다. 함부로 사람을 무시하지도 않는다.
옵티미스트(긍정주의자)들도 많다. 긍정적인 성품으로 부자가 됐다기보다 부자가 되면서 긍정주의자가 된 경우가 많을 성 싶다. 그래도 초긍정주의는 부자로 가는 지름길이다.
고경호 대표는 “부자들은 사람을 잘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 번 믿으면 무한신뢰를 준다.”며 “일단 자기사람이다 싶으면 저절로 충성하게끔 신뢰하는 경우를 여럿 봤다. 그게 부자들의 인맥 관리 방식”이라고 말했다.
무턱대고 믿지 않는 대신 믿을 만하다 싶으면 챙겨주고 도와줘서 확실히 자기사람으로 만든다. 그게 장기적으로 사업이든 인생이든 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를 많이 넓히지 않아도 확실한 내 사람은 만들어야 실속 있게 살 수 있다.
7 보수적 재테크… 적성에 맞는 투자를 하라
돈 관리 방식은 자신의 적성에 맞아야 한다. 고 대표는 자산가인 한 대학교수의 사례를 들려줬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던 이 교수는 예금 위주로 자산관리를 하다 오피스텔 투자에 손을 댔다. 그런데 월세가 연체돼 보증금을 까먹자 세를 독촉하다 결국 오피스텔을 정리했다. 부동산도 임대차 관리 역시 사람 관리인데 적성에 맞지 않으면 곤란한 일이다. 팔랑귀라서 남의 말만 듣고 섣불리 투자해서도 안 된다. 내 적성에 맞춰 돈 관리를 해야 부자로 가는 길이 빨라진다.
고경호 대표는 국제공인 재무설계사, 재무설계 스페셜리스트, 작가, 강연가 등 다양한 커리어를 가진 돈관리코칭 전문가다. 현재 돈관리코칭 전문기업인 ㈜머니코칭LAB 대표로 있다. 저서로 <4개의 통장> <나는 3개의 카드로 목돈을 만든다>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