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교수】
비타민 C, 오메가3, 철분, 칼슘, 마그네슘, 루테인 등등. 팔팔 백세를 대비하는 현대인이라면 적어도 하루 한 알의 영양제 복용은 필수라고 여긴다. 건강에 관심이 커질수록 영양제의 개수도 하나둘씩 늘어난다. 한 예능 프로에서 모 배우는 몸에 좋은 영양제는 거의 다 챙겨 먹는다며 열 알 정도 되는 영양제를 한꺼번에 먹는 모습을 재미삼아 보여주기도 했다. ‘나도 저 정도는 챙겨 먹어야 하는 것 아닐까?’ 불안감을 느낀 시청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영양제가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걸까? 여러 영양제를 한꺼번에 먹어도 문제는 없는 걸까? 매일 먹는 건강기능식품의 효능과 한계, 그리고 올바른 복용법에 관해 알아보았다.
남들 따라 나도 영양제 한 알?
현대인의 생활은 바쁘고 불규칙하다. 그래서 늘 건강이 염려스럽다. 이렇다 보니 불규칙한 식사를 보충하기 위해, 피로를 풀기 위해, 숙면을 취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등등 부족한 건강관리를 채워줄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소개되는 수많은 건강기능식품이 누구에게나 다 좋은 걸까?
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이기호 교수는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건강기능식품은 없다.”며 “건강기능식품이 효과를 제대로 내는 경우는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사람이 그 부족한 영양소가 강화된 건강기능식품을 먹었을 때”라고 말한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 사람 역시 알맞은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스스로 병을 관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친구 따라 강남 가듯이 ‘다들 좋다고 하니까 나도!’라는 식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먹어서는 안 되겠다. 이기호 교수는 “전문가가 올바르게 권고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종합영양제 vs 단일제
일반적으로 쉽게 선택하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가 ‘종합영양제’다. 필요한 것이 다 들어 있으면서도 한 알 또는 두 알로 충분하니 선택이 쉽고 먹기도 간편하다. 반면에 비타민 C나 칼슘, 철분 등을 단일제로 선택해 먹기도 하는데 종합영양제와 단일제 복용, 어떤 것이 좋을까?
이기호 교수는 “종합영양제는 모든 영양소를 한 번에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여러 가지 영양소 중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이 있거나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제로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단, 종합영양제와 단일제를 함께 복용할 때는 하루 총 섭취량을 고려해서 권장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국민 영양제 빅5, 효능 그리고 한계
성인들이 주로 먹는, 그리고 챙겨 먹도록 권고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비타민 C, 오메가 3, 칼슘, 비타민 D, 마그네슘을 꼽아보았다. 국민 영양제 빅5로 꼽아본 이들 각각의 효능과 부작용을 살펴보자.
1 국민 영양제 비타민 C
● 효능: 항산화, 노화방지, 각종 염증 개선, 괴혈병 예방, 피로회복, 기미·주근깨·감기 예방, 면역체계 강화 등 다양한 작용을 한다.
● 부작용: 비타민 C를 필요 이상 섭취할 경우 설사, 속쓰림, 복통,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요로결석에 걸릴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하루 2000mg 이내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 피해야 할 사람: 통풍이 있다면 비타민 C의 섭취가 요산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효능: 신경세포의 세포막 구성, 혈액순환 개선, 항염증 작용 등을 한다.
● 부작용: 혈액을 묽게 하여 혈액 응고를 지연시킨다.
● 복용해야 할 사람: 고지혈증 환자, 염증 환자 등에게 좋다.
● 피해야 할 사람: 당뇨 환자의 혈당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뇌출혈을 비롯한 출혈성 질병 환자 또는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라면 피가 더 묽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3 갱년기 영양소 칼슘
● 효능: 뼈를 튼튼하게 하고 성장 촉진,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된다.
● 부작용: 소화불량,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다.
● 복용해야 할 사람: 갱년기 여성,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
● 피해야 할 사람: 결석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철분제를 보충하고 있는 빈혈 환자는 칼슘과 철분을 함께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저해되므로 주의한다.
4 항암 영양소로~ 비타민 D
● 효능: 면역력을 증강하고, 골다공증을 치료·예방한다.
● 부작용: 과량 복용 시 오심, 구토, 관절통 등이 생길 수 있다.
● 복용해야 할 사람: 뼈가 약한 사람, 뼈를 튼튼하게 해야 하는 사람, 갱년기 여성, 성장기 어린이, 채식주의자. 특히 채식주의자는 비타민 D 부족으로 골 감소증의 우려가 있으므로 복용하면 좋다.
5 혈압 조절제로~ 마그네슘
● 효능: 지방과 탄수화물 대사를 촉진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 부작용: 혈관 확장으로 인해 두통이 생길 수 있다.
● 복용해야 할 사람: 혈액순환과 혈관확장을 도우므로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인슐린 작용을 돕고 지방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성분이기에 당이 높고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 좋다. 칼륨과 상호작용하여 혈압을 낮추므로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좋다.
● 피해야 할 사람: 두통과 설사가 잦은 사람이라면 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신장 질환자, 부정맥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이기호 교수는 “질병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인 경우, 무턱대고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이때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섭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강기능식품 섭취도 일반 약물 간의 상호작용이나 부작용 등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 상태를 자세히 확인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올바르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남들이 좋다고 해서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무분별하게 구매해 섭취하지 않도록 하자. 요즘은 외국의 건강기능식품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때는 더 주의가 필요하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과 성분이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 후에 섭취 및 구매 결정을 해야 하고, 그 외에 허가된 제품인지 정상적으로 수입되거나 유통되는지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 하나! 건강기능식품을 오래 복용한 사람들은 내성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기능식품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길까?
이기호 교수는 “내성이란 약물을 반복적으로 복용했을 때 약효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건강기능식품은 약보다는 음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내성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할 때 처음 먹었을 때는 몸의 변화를 느꼈는데 점점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이유가 뭘까?
이기호 교수는 “영양소의 불균형이 심해서 건강기능식품 복용을 시작했을 때는 몸의 대사나 상태에 큰 변화를 느낄 수 있지만, 장기간 영양소를 보충하면 균형을 찾게 되어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함께 먹으면 Good!
● 오메가 3 + 비타민 E_쉽게 산화되는 오메가 3과 강력한 항산화제인 비타민 E를 같이 복용하면 비타민 E가 오메가 3의 산화를 막는다.
● 칼슘 + 비타민 D, 마그네슘, 비타민 K_칼슘과 비타민 D, 마그네슘, 비타민 K를 함께 먹으면 칼슘의 흡수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칼슘의 부정적인 작용을 상쇄시킨다.
이렇게 함께 먹으면 Bad!
● 철분 + 칼슘_철분과 칼슘을 함께 섭취할 경우에는 철분, 칼슘 모두 흡수율이 떨어진다.
● 비타민 + 타닌_비타민을 홍차, 녹차 등과 함께 먹으면 차 속의 타닌 성분이 비타민의 흡수를 방해한다.
이기호 교수는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석사, 연세대 노화학과 박사과정을 거쳐 NMC Biochemistry 초빙 교수, 차병원 항노화연구소 교수 등을 역임했다. 미국 Institute for Functional Medicine, 대한예방의학회, 대한면역학회, 대한비만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원장, 차의과학대 가정의학과 교수로 식품치료, 만성피로, 스트레스, 알레르기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