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성운 교수】
‘노세~노세~젊어서 노세~늙어지면은 못 노나니~’란 노래를 기억하는가? 늙는 게 싫다면 앞으로 이 노래의 가사를 바꿔 부르는 게 좋을 것 같다. ‘예방하세~예방하세~늙어지면은 예방 못하니’로 말이다. 몸이 늙어가는 것을 반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막지 못하듯이 늙는 것을 완전히 막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노화를 늦추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내 몸 시계가 거북이처럼 천천히 흐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노화의 기로에서…청춘을 꿈꾸다!
흔히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고 한다. 다름 아닌 우리 몸 이야기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게 된다. 나이 먹으면 으레 그러려니 하고 골골거리며 살기에는 남은 인생이 무척 길다.
고맙게도 몸은 결코 우리의 노력을 무시하지 않는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성운 교수는 “노화는 마음먹기에 따라 늦출 수 있다.”며 “그것은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늙지만 그 속도는 노력에 따라서 달라진다. 지금까지 해온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이 어려운 만큼 몸이 느끼는 체감 나이는 달라질 것이다.
이 봄, 기꺼이 우리의 노화 속도를 늦춰 줄 좋은 습관을 알아본다.
PART 1. 젊어지는 식습관
1. 밥 덜 먹고 단백질을 늘려라!
김성운 교수는 “노화를 막고 싶다면 탄수화물 비중이 높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들어가면 최종적으로 포도당이 되는데, 이 포도당이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따라서 식사할 때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고, 줄어든 양은 단백질로 채워야 한다. 이렇게 먹으면 몸의 지방이 줄어들고 근육은 늘어나게 된다.
김성운 교수는 “밥을 담을 때는 공기 위로 밥이 봉긋하게 올라오지 않게 하고, 살코기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살코기를 적당히 먹어야 하는 것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80%가 만들어지고, 20%는 음식으로 섭취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이 전혀 들어오지 않으면 부족하다고 여겨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이 만들어낸다. 완벽하게 채식을 하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성운 교수는 “그렇다고 고기를 많이 먹으라는 소리는 아니다.”며 “조금씩 먹고, 기름기를 제거한 살코기만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또한 단백질은 생선, 두부 등 양질의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요리할 때는 포화지방산이 많은 마가린, 버터 등은 피하고 포도씨유, 올리브유, 참기름처럼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액체로 된 기름을 쓰는 것이 좋다. 김성운 교수는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도 노화를 부추긴다.”고 덧붙인다.
2. 낮에 물을 많이 마셔라!
바쁘게 사는 현대인이 물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일까? 일을 끝내고 집에 왔을 때일 것이다. 김성운 교수는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70%를 구성하는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밝히고 “단, 물을 마시는 시간은 저녁 먹기 전까지이며 8잔 정도 마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왜 한창 바쁠 시간에 물을 마셔야 할까? 저녁을 먹은 후에 물을 많이 마시면 화장실에 가느라 깊은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로 됐다고 다 물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녹차나 커피가 아닌 생수를 이야기한다. 생수를 제외한 차들은 이뇨작용이 있어 오히려 수분을 배출해버린다.
좀 번거로워도 생수통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을 했다면 먹는 물의 양을 더 늘려야 한다.
3.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자!
비타민 C를 필요한 만큼 과일로 먹으려면 많은 양의 과일을 먹어야 한다. 김성운 교수는 “과일을 너무 많이 먹으면 혈당을 올리고 살이 찌므로 적당히 먹고, 정제된 종합비타민을 하루에 한 알씩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단 비타민도 고용량이 좋은 것은 아니다. 비타민 C를 5g씩 6개월 이상 먹으면 심장이 커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암환자가 아니라면 하루 1~3g 정도가 적당하다.
김성운 교수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거나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경우에는 마그네슘 정제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마그네슘이 근력을 강화하고 피로회복에도 좋기 때문이다. 운동을 적당히 하고 가공식품을 적게 먹는다면 꼭 먹지 않아도 된다.
PART 2. 젊어지는 운동습관
1. 순환운동을 해라!
나이 들수록 힘이 없어지는 것은 그만큼 근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걷기, 수영,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운 교수는 노화가 예방되는 운동으로 순환운동을 추천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번갈아가면서 하는 것이 순환운동이다. 달리기, 자전거 등을 신나게 한 다음에 바로 스쿼트, 덤벨운동 같은 근력운동을 이어서 한다. 그리고 다시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을 반복하는 식이다.
2.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라!
운동을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운동을 어렵지 않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운 운동을 하는 것이다. 혼자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면 산책이나 등산을 하고, 여럿이 모여서 하는 운동이 좋으면 테니스, 배드민턴 등 파트너가 있는 운동을 하는 식이다.
PART 3. 젊어지는 생활습관
1. 잠을 푹 자자!
우리가 잠자는 사이 우리 몸은 낮에 썼던 몸을 정비하고 재생한다. 그런데 이 단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빨리 늙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알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나이가 들면 우리를 졸리게 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낮에는 햇볕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2. 야식&폭식은 끊자!
활동을 안 하는 밤에 음식을 먹으면 몸에 쌓일 수밖에 없다. 거기에 많이 먹기까지 하면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도 늘어난다. 소화기는 소화기대로 고통 받고 음식은 바로 살로 간다. 얻을 게 하나도 없는 장사인 셈이다. 오늘부터 야식과 폭식은 당신의 생활에서 지워버리자.
<TIP. 노화 늦추는 호르몬 보충요법 뭘까?>
나이가 들면 성장호르몬, 여성호르몬 같은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불면증, 근력 감소, 복부 비만, 골다공증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호르몬 보충요법이다.
김성운 교수는 “호르몬 보충요법은 모자라는 만큼만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동시에 여러 가지 호르몬을 보충하되, 적은 용량을 보충하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다.”고 설명한다.
김성운 교수는 성장호르몬, 갑상선질환, 노인의학, 뇌하수체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내분비학회 이사장, 신경내분비연구회 회장, 성인성장호르몬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