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건강음식점 ‘장독대’. ?마당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수많은 장독이 기자를 반긴다. 넉넉하고 단단해 보이는 장독들. 저마다의 생명을 품고 마당 가득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이들 장독의 주인은 자연건강교육원 강순남 원장.
올바른 밥상차리기운동본부 대표이자, 건강음식점 장독대의 주인이기도 한 그녀는 40년간 오직 외길을 걸어온 주인공이다. 자연식 연구에 인생을 걸었다. 건강한 밥상 차리기는 삶의 목표가 되었고, 서울과 하남을 오가며 진행하고 있는 자연프로그램은 삶의 보람이 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이유 있는 독설, 거침없고, 서릿발처럼 단호한 사람 살리는 밥상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식탁에 닥친 재앙과 싸우는 건강전도사
“지금 우리 식탁에는 대재앙이 왔어요. 잘못된 먹을거리로 밥상을 차리고 그걸 먹고 있으니 우리 몸에는 쓰레기가 가득 쌓일 수밖에요.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죠. 그 쓰레기를 털어내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밥상을 고치고 자연 건강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그게 우리 몸을 위한 길이에요.”
40여 년 가까이 자연식을 강조해온 강순남 원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직설적으로 식탁에 닥친 재앙을 경고한다. “식생활의 중요성을 모르는 의사는 의사도 아니다.” “유기농 재배 역시 생명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말도 거침없이 쏟아낸다.
자연 밥상에서 찾은 것이 바로 건강
그녀는 지금의 밥상을 ‘썩은 밥상’이라고 말한다. 사시사철 생산되는 과일들과 화학비료, 농약으로 키워진 야채들, 그리고 항생제 먹인 가축들. 먹을거리가 건강하지 않으니 그것들을 먹는 인간들 역시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그것은 그녀가 직접 체험한 사실이란다. 지난 40여 년 동안 숱하게 만나온 아픈 사람들. 그 수가 4만여 명에 이른다. 그 중에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암도 있었고, 고치기 힘들다는 각종 난치병도 있었다.
물론 그녀가 의사처럼 약을 처방해주는 것은 아니다. 약 대신 음식을 처방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에서 해답을 찾은 것이다. “밥상 때문에 병이 생기기도, 낫기도 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30대 시절 자궁과 유방의 암 전이로 인해 고통 받고 있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자연식 밥상을 차려줬고 암이 낫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어요. 그 후로 자연식 예찬론자가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죠. 그리고 제 남편 역시 한때 췌장암을 앓았어요. 당시 97일 동안 채식하며 체중 감량을 했죠. 물론 지금은 그 친구도, 제 남편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어요.”
그것이 단초가 됐다. 자연식 연구를 시작했다.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우리 몸을 위해 아무 것이나 먹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가 말하는 자연밥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제철 노지에서 자란 생명이 깃든 채소를~
강순남 원장이 주장하는 자연밥상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밥상의 재료는 반드시 제철 노지에서 난 것들을 올리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성분을 투여했거나 변형을 한 것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이라는 말에 안심해요. 하지만 많은 유기농 채소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수경재배로 이루어지죠. 농약의 위험에서 벗어날 순 있지만 생명력이 없는 것들이에요. 비를 맞고 태양을 쬐며 노지에서 자란 채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죠. 가능한 노지에서 농약 없이 저절로 자란 채소들을 먹어야 해요.”
또 가능한 뿌리째, 껍질째 먹고 요리하라고 권한다. 그녀는 밥상에 놓여 있는 껍질째 조려진 돼지감자를 가리키며, 특별히 껍질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이 채소나 과일의 표면에 묻은 농약을 걱정하며 껍질은 먹지 않아요. 곡식도 마찬가지로 모두 벗겨내고 깎아내고 먹죠. 하지만 그 껍질이 오히려 우리 몸 안에서 청소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중금속 성분의 독도 밖으로 배출시키고 위장 기능도 활발하게 만드니까요.”
짭짤하게 먹어라, 단 천일염에 한해서-
그녀가 기자에게 맛보라며 권한 반찬들은 제법 짭짤했다. 짠맛이 조금 의외여서 “조금 짭짤하네요.”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추상같다. 소금을 적게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불쑥 반감이 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금은 고혈압 유발인자이고, 신장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며, 각종 질병의 원흉이다. 그런 소금을 많이 먹으라니….
“소금이라니까 하얗고 고운 정제된 소금이 먼저 떠오르지요? 더군다나 지금은 정제염과 방부제가 든 된장과 고추장, 그리고 김치까지 사 먹잖아요. 여기에서 병이 시작되는 겁니다. 제가 먹으라고 주장하는 소금은 바로 천일염이에요. 칼슘과 마그네슘,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은 염화나트륨만 99% 든 정제염하고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특히 죽염이나 볶은 소금은 체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살균작용을 하는 만큼, 소금만 잘 섭취해도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강순남 원장을 찾는 전화는 줄을 잇는다. 대부분 먹을거리를 통해 자신의 병을 고치거나 건강을 되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녀는 성심껏 그리고 확고하게 자연식에 대해 일러준다.
“올바른 먹을거리를 알리고 아픈 이들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제게 주어진 사명 같아요. 그래서 집집마다 밥상문화가 바뀌고 사람들이 변한다면 우리 사회도 더 건강해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덧붙인다. “요즘 말썽 피우고 문제 일으키는 아이들도 한 달만 올바른 밥상을 차려 먹여보세요. 아이가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져요. 이렇듯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 바로 밥상이에요.”
올바른 밥상 문화로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강순남 원장. 앞으로도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하는 그녀는 우리 식탁에 닥친 재앙과 싸우는 현대판 잔 다르크처럼 위풍당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