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민수 교수】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말처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주요 방법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우리가 늘 먹는 음식이야말로 가장 안전하게 우리 몸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렇다면 과연 치매도 음식으로 예방할 수 있을까?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민수 교수는 “아직 음식으로만 치매를 100% 예방할 방법은 없지만, 치매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 뇌경색 등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치매 예방에 중요한 음식과 식습관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PART 1. 치매에 좋은 음식 Best 5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 뇌경색 등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들이다. 대표적으로 불포화지방산이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민수 교수는 “불포화지방산은 좋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주어 혈관을 깨끗이 하고, 혈액 내 동맥경화 유발물질을 간으로 이동시켜주어 동맥경화를 방지하며, 혈관도 탄탄하게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포화지방산은 줄이고, 리놀렌산과 오메가-3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1. 세포벽을 보호하는 불포화지방산이 70% 이상! 견과류
호두, 아몬드, 땅콩, 잣, 아마씨 등의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이 70% 이상 들어있다. 이민수 교수는 “견과류는 뇌세포에 쌓이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뇌 기능을 활성화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며 노화를 막는 항산화제도 많이 들어 있어 뇌세포의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구하기도 쉽고 먹기도 편한 견과류를 견과류조림 등의 반찬으로 늘 식탁에 올리거나 작은 통에 담아 가지고 다니며 간식으로 섭취하면 좋다.
2. 뇌세포 구성물질 리놀렌산이 풍부한 올리브유와 생들깨기름
올리브유와 생들깨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식물성 기름이다. 견과류만큼이나 많은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 올리브유는 올리브를 열에 가열하지 않고 바로 추출한 엑스트라버진 등급의 올리브유가 좋고, 생들깨기름 역시 들깨를 볶지 않고 생으로 압착해 추출한 생들깨기름이 좋다.
이민수 교수는 “들깨에는 뇌세포 구성물질인 DHA를 만드는 리놀렌산이 풍부해 치매 예방에 좋다.”고 말한다. 늘 식탁 위에 올려두고 나물무침이나 미역국, 비빔밥, 샐러드 등에 넣어 섭취하면 좋다.
3. 두뇌에 영양 공급 오메가-3 풍부한 해산물
해산물과 고등어, 삼치, 청어, 정어리, 전갱이, 꽁치 등에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다. 불포화지방산 중에서도 특히 오메가-3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민수 교수는 “오메가-3는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두뇌에 영양을 공급해준다.”고 말한다. 생선의 경우 기름에 튀기거나 열을 가하면 좋은 지방 성분이 많이 손실되니 조리 시 주의해야 한다.
4. 혈중 부산물 제거하는 엽산이 풍부한 푸른색 채소
뇌졸중 위험인자 중 하나가 호모시스테인이다. 호모시스테인은 세포가 단백질을 생성할 때 생기는 일종의 부산물인데, 이것이 몸속에 많이 쌓이게 되면 혈관벽을 훼손해 뇌졸중이나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뇌졸중 검사를 할 때 혈액 내 호모스시테인의 수치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민수 교수는 “치매 위험인자 중 하나인 호모시스테인의 양을 줄여주는 것이 바로 엽산”이라고 말한다.
엽산은 시금치, 근대, 아스파라거스 등의 푸른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엽산은 수용성 비타민이므로 되도록 조리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조리할 경우에는 살짝 익혀 먹는 것이 영양 흡수에 효과적이다.
5. 뇌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짙은 색 과일과 채소
몸속에서 일어나는 산화작용이 노화를 촉진한다. 이민수 교수는 “활성산소는 세포벽을 구성하는 불포화지방산을 산화시켜 세포기능을 악화시키고 손상하는 주원인으로 노화와 치매를 일으킨다.”며 “대체로 과일을 많이 먹으면 세포막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활성산소의 산화 활동을 억제하는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기억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항산화제는 색이 짙은 과일과 채소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식품으로는 토마토(리코펜), 브로콜리(설포라페인), 블루베리(안토시아닌), 건포도(레스베라트롤), 딸기, 자두 등이 있다. 단, 과일, 채소의 껍질에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있으므로 가능한 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PART 2. 치매에 나쁜 음식 Worst 3
치매를 예방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치매에 나쁜 음식을 안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민수 교수는 “치매에 제일 나쁜 것은 과식과 짜게 먹는 것”이라며 “과식과 짠 음식은 고혈압,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유 없이 생기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위험인자로 말미암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음식은 가능한 한 줄이도록 하자.
1. 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된 식품
불포화지방산과 반대로 포화지방산은 치매에 치명적이다. 이민수 교수는 “치매에 제일 나쁜 것은 포화지방산”이라고 한다. 포화지방산 함유 식품을 먹으면 치매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 뇌경색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상온에서 액체인 불포화지방산과는 달리 포화지방산은 상온에서 고체의 형태를 띤다. 대개가 동물성 지방이다. 대표적인 것이 버터나 치즈, 마가린, 마요네즈, 삼겹살, 햄버거, 치킨, 과자 등이다.
2. 술
과음하지 않는다면 술은 건강상 이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음주량을 조절할 수 없다면 가능한 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과음은 정신 기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음을 하면 체내에 들어온 많은 양의 술이 뇌에도 영향을 끼쳐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훼손한다.
음주 후 소위 필름이 자주 끊긴다면, 건망증이 부쩍는 것 같다면 더욱 술을 멀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노년층에서 주로 생기지만 과음으로 말미암은 알코올성 치매는 젊은층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3. 담배
자신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에게까지 건강상 해악을 끼치는 것이 담배이다. 특히 술과 담배를 함께 할 경우 술만 마신 사람보다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가 36%나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뇌의 노화가 촉진되는 것이다. 백해무익의 대표인 담배도 건강한 뇌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끊어야 하겠다.
100세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은 아니다. 건강한 삶이 전제되어야만 진정한 장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맞을 권리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오늘 내가 한 운동과 먹은 음식과 읽은 책이 우리 노후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이민수 교수는 “치매에 좋은 것은 먹고, 나쁜 것은 피하고, 음주와 흡연을 끊고, 적절한 운동을 한다면 치매 예방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치매 없는 노후를 위해 오늘부터 실천에 옮겨보자.
이민수 교수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현재 환태평양정신의학회 이사장이며 고려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우울증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치매클리닉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또한, EBS <명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