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최근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암보험 판매를 재개하는 등 암보험 열풍이 거세다. 손익 등을 운운하면서 한때는 판매 중지 상품이 됐다가 다시 재개되고 있는 암 보험, 과연 들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양날의 칼 암 보험
필자가 지난 15년간 수많은 암환자를 만나면서 느낀 점이 아주 많은데 그 중 한 가지가 암 보험에 관한 것이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P 씨는 암 치료 과정에서도 자신감이 있었다. 물론 진단 초기엔 많은 걱정거리와 암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시간이 점차 흘러가고 어느 정도 암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보니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즐겁게 생활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살이 즐거워할 일이 없고, 게다가 암 진단까지 받았으니 더욱 더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반론적인 접근방식이다.
그러나 암을 성공적으로 치유할 사람이라면 이렇듯 일반론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그녀는 말하고 있다. 즐거운 일이 없으면 즐거울 일을 만들어서 하면 되고, 괴롭고 힘든 일은 시간에 맡겨 놓고 되새김질 하지 않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
그렇게 자신감을 보인 데는 다른 곳에 있었다. 그것이 바로 암 보험! 그녀는 건강보험 외 사보험인 암 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친한 지인에 의해 마지못해 가입한 암 보험이 막상 암 진단을 받고 보니 정말 고맙고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지인에 의해 보험을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별로 따져보지도 않고 보험에 가입하는 패턴이 일반적이다. 어떤 경우는 큰 도움이 되고, 또 어떤 경우는 암 진단을 받고도 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엔 희귀 난치병으로 분류되던 암이 이제는 주위에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최근 10년 간 암 진단 환자는 2배나 증가하였고 이런 추세라면 나 역시 암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공감하게 되면서 암 보험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4대 중증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을 약 77.8% 정도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이는 1000만 원이 암 치료비로 지급됐다면 778만 원을 국가에서 부담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건강보험 보장률을 아무리 끌어올려도 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항목이 있으니 이것이 비급여 항목이다. 병원에서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비급여 항목의 수를 계속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돌아와 결국 건강보험 보장률과 관계없이 환자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정책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정부의 암 정책에 문제가 나타나면서 민간 암보험에 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져가고 있으며, 잘 분석하여 가입하면 때론 생각보다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정액보험 VS 실손보험
암 보험에 가입할 경우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약관이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암 보험의 일반적인 약관의 내용은 ▶가입 후 90일이 지나야 보장이 시작된다는 점 ▶진단이 확정될 때 최초 1회만 지급된다는 점을 기본으로 한다.
물론 보험 상품에 따라 재발이나 전이가 되는 경우에까지 지급되는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통상 특약에 의한 추가보험료 부담이 따르는 경우이다.
주의할 것은 가입 후 90일이 지나야 보장을 받는 부분인데 어제 가입하고 오늘 암 진단을 받았다면 사실상 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될 수 있고, 가입 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50% 정도까지를 지급받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 깊게 약관을 읽어봐야 한다.
또한 암 종류에 따라 보장되는 경우도 있고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이 부분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상품에 따라 보장 암 종류를 열거하는 경우가 있는데 열거되지 않은 암은 보장받을 수 없다. 암 보험 가입 시 모든 암에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실손보험은 재발이든 전이든 간에 실제 암 치료에 소요된 모든 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1년에 5000만 원 이내에서 비보장항목을 제외하고는 급여항목이든 비급여항목이든 모두 보장되니 환자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
암 보험, 똑똑한 활용법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이 아니라면 실손의료보험으로 치료비에 대비하고 정액 암보험에 가입하여 생활비 등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난 몇 년간 암환자들을 지켜본 결과 이 두 가지 암 보험에 가입하여 혜택을 본 경우 경제적 어려움 없이 즐겁게 투병생활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참 다행이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반대로 아무런 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 2년 동안 암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파트까지 팔고 난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봤었다. 위험에 대한 대비, 누구나 예외일 수는 없는 일이고 보면 암 보험에 대해 한 번쯤은 진지한 고민을 해 봤으면 좋겠다.
물론 암 진단을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아무리 혜택이 크다 할지라도 암에 안 걸리는 것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 보험에 가입했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어떤 밥상을 차릴 것인지, 또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고쳐야 할 것은 하나둘씩 고쳐나가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암 대처법이다.
암을 고치는 밥상, 암을 만드는 밥상, 암을 고치는 생활습관, 암을 만드는 생활습관이 분명 존재하므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자신의 몫이다. 암 보험의 최대의 혜택은 암에 걸리지 않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