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26세 대장암, 51세 십이지장암, 65세 간암에 걸려 세 번 모두 화학치료제를 쓰지 않고 수술만으로 암을 이겨낸 고창순 박사(74세). 의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암을 이겨낸 주된 방법을 ‘체력, 기력, 담력’을 키우는 삼박자 건강법이라고 강조한다. 암에게 절대 기죽지 말라고 강조하는 그의 삼박자 암 극복법을 들어본다.
세 가지 암을 이겨낸 주인공?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대장암에 걸린 것을 시작으로, 1982년 십이지장암, 1997년에는 간암 등 50년 동안 세 가지 다른 암을 차례로 이겨낸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고창순 박사. 간암의 경우 부신에까지 전이된 상태였지만 수술로 암을 제거한 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좋은 먹거리, 그리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끊임없이 체력을 단련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몸속 면역력을 키우면서 암의 재발을 막고 있는 중이다.
첫 번째 암 극복법 – 체력, 신토불이 음식과 꾸준한 운동
몸이 아플 때일수록 잘 먹어야 하는 것처럼 암 역시 체력이 있어야 이길 수 있다는 게 고창순 박사의 지론이다. 시중에 여러 가지 몸에 좋다는 비싼 건강식품이 많지만 그는 “우리 조상들이 먹은 신토불이 음식이 최고”라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어떤 식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다고 분석해가며 그것만 집중적으로 먹은 것도 아니다. 그저 여러 가지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 되도록 여러 가지 종류를 골고루 먹으려고 했다는 게 비결이다.
채소를 먹어도 검은색, 흰색, 붉은색, 누런색과 풀색 등 ‘오색’과 달고 쓰고 짜고 맵고 신 ‘오미’, 그리고 다섯 가지 향기가 섞여서 나는 ‘오향’이 깃든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섭취했다. 입맛을 돋우면서 그 안에 있는 다양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한 가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그 속에 들어 있는 성분이 몸 속에 축적되어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은 기본상식이다.
따라서 “매끼 식사 때 오색, 오미, 오향의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되 과식하지 말고 위가 덜 찼다 싶게 먹을 것”을 고창순 박사는 당부한다.
또한 체력이 약해진 암 환자들은 누워있기가 십상인데 그러면 몸은 더 약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그러므로 될 수 있으면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암 환자는 심폐기능을 높여 체력을 증진시켜야 하기 때문에 걷기, 조깅 등 산소를 많이 소모하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두 번째 암 극복법 -기력, 암 앞에서 기죽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몸의 면역력을 극대화시켜 암을 이겨내려면 몸과 마음이 모두 조화롭게 교감하는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 몸은 정신과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 받기 때문에 정신이 몸에 어떤 정보를 주고 있느냐가 몸 상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보통의 몸도 그런데 암세포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몸이라면 정신의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
고창순 박사는 “암 앞에서 겁에 질리고 기가 죽어있다면 암과 싸우지 못하므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절대 암 앞에서 기죽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은 우리 몸을 암이 자라는 온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반면 맑은 정신으로 몸의 면역력을 극도로 높일 때는 암세포를 괴사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암이 시시각각 위협해 오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부터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한탄, 죽음에 대한 공포, 무기력, 소외감 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엄습해 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암에 걸린 사람의 25%는 우울증에 빠져든다는 통계도 있다.
“암과의 기 싸움에서 완패하는 것은 적과 싸워보기도 전에 자폭하는 것과 같습니다. 암과의 기 싸움은 우울하고 위축된 마음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 긍정적인 태도를 되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굳건히 다잡고 ‘나는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라고 고 박사는 거듭 강조한다.
세 번째 암 극복법 – 담력, 고통과 맞서 당당히 물리친다
사전적 의미로 볼 때 기력은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이며, 담력은 사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력이다. 한마디로 겁이 없고 용감한 기운이다. 기력과 담력은 형제처럼 비슷한 힘이다.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인 기력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 앞에 닥친 상황을 담대하게 헤쳐나갈 때 담력은 자동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암 환자들은 수술과 항암치료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게 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달 아니 몇 년 동안 그런 고통을 견디면서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고통과 당당하게 맞서서 물리칠 줄 아는 긍정적인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고창순 박사는 “저 역시 죽음과 고통에 직면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삶의 묘미, 재미를 찾으려 했습니다. 오히려 아픔을 느낄 때마다 ‘내가 살아 있으니 이런 고통도 느끼는구나’ 하고 고통을 담담하게 받아들였습니다.”라고 말한다.
흔히들 암에 대한 공포를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느낀다고 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통증에 대한 불안감이다. 되짚어 보자면 죽음과 고통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면 암에 대한 공포도 극복하기 쉽다는 얘기다.
“암 환자의 마음과 정신이 육체에 주는 영향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암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먼저 죽음에 초연해지라고 환자들에게 말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죽음의 암을 다스리는 동안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고 박사는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