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박사】
최근 국내에서 암세포를 죽이는 NK 세포의 생성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부작용이 많은 항암치료와 수술 대신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암 치료의 새 희망인 NK(자연살해) 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법을 알아본다.
NK 세포란 자연살해(Natural Killer) 세포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일종이다. 주로 병원균이나 암 등을 일선에서 제거하는 세포이다. NK 세포는 표면에 있는 수용체를 통해 암세포를 인식하고 NK 세포가 가지고 있는 살상용 분자들을 분비해 암세포를 제거한다.
암세포 제거하는 NK(자연살해) 세포
림프구는 인체의 면역기능, 특히 항암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T세포, B세포, NK 세포가 있다. 이중 NK 세포는 림프구의 항암기능을 활성화 시키거나 촉진시키는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T세포나 B세포와 달리 병균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해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림프구에서 NK 세포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5~10%이며, 정상인의 경우 NK 세포 수는 약 50억~1000억 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암 환자의 경우 NK 세포 수가 매우 적고 기능이 극히 저하되어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박사는 “NK 세포는 암 세포의 발생, 증식, 전이를 억제 할 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등 각종 난치성 질병과 다른 면역세포의 기능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최근 의학계의 보고입니다.”라고 설명한다.
☞NK 세포의 역할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해 제거함
암세포의 발생, 증식, 전이 억제
자가면역 질환 등 면역세포의 기능 조절
그 동안 많은 연구자들은 줄기세포가 NK 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화 유전자를 연구해 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 암세포를 죽이는 NK 세포의 생성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NK 세포 활성화 시키는 신규 유전자 ‘VDUP1’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박사팀은 새로운 NK 세포 분화 유전자인 ‘VDUP1’을 찾아내 그 기능을 연구한 결과, 체내에서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NK 세포의 분화와 활성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VDUP1 유전자가 줄기세포로부터 NK 세포로 분화되는 중간단계에서 많이 발현되며, NK 세포의 분화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실험결과를 얻었다. VDUP1 유전자는 NK 세포가 조혈 줄기세포로부터 분화하는 과정에서 발현이 증가되는데, 이 과정에서 NK 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데 관여한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없는 형질전환 생쥐를 만들어 소장을 관찰한 결과, NK 세포의 숫자와 활성이 약 70% 감소해 항암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있고 암 세포가 이상 증식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규 유전자 VDUP1을 찾아 동물모델실험을 한 결과, 이 유전자를 가지지 않은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NK 세포의 수와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암세포가 이상 증식해 있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이 유전자가 생체 줄기세포에서 NK 세포로 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라고 최 교수는 말한다.
암과 대항하는 면역력 높여주는 면역세포치료법
NK 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법은 환자의 저하된 면역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환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면역세포로 분화, 활성화시켜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렇게 암 세포의 발생, 증식, 전이를 억제하는 NK 세포를 주입함으로써 암과 대항하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치료법으로 기존의 항암 부작용이 거의 없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 동안 암환자의 경우 NK 세포의 분화나 활성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인해 줄기세포로부터 활성이 증가된 NK 세포로 분화시키고, 이 분화된 세포를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면 면역능력이 떨어진 암환자에게 면역력을 높여줌으로써 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최 박사는 강조한다.
연구팀은 환자의 골수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해 NK 세포로 분화시키고 활성화시켜 환자의 몸에 다시 주입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술, 항암제, 방사선 요법 등 기존의 방법으로 치료하지 못한 말기 암 환자들도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박사는 “환자의 골수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인위적으로 면역세포로 분화시키고 활성화시키는 기술개발에 성공한 것은 앞으로의 말기 암 환자들에게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NK 세포를 이용해 암 등 면역세포와 관련된 난치병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면역세포치료법의 장점
말기 암 환자도 치료가능
수술이나 항암치료처럼 부작용 없음
수술 후 방사선 등 부가치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