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한강성심병원 신경정신과 함병주 교수】
얼마 전 연예인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연이어 가십난을 장식하면서 점차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있다. 바로, 기분이 평안할 때만 분비된다는 행복호르몬 세로토닌. 행복과 불행 사이를 오가며 인간의 기분을 조정하는 세로토닌에 대해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세로토닌, 뇌신경계 중추적인 역할!
우리의 기분은 지배당할 수 있는가? 있다.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노르아드레날린과 과다 분비되면 되레 몸에 해가 되지만 지나친 쾌락과 기쁨이 느껴질 때 분비되는 도파민 등도 모두 우리의 기분을 지배하고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느끼는 사랑과 행복을 조율하는 신경전달물질은 무엇일까?
용어 자체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심신이 평안하고 안정적일 때만 분비되는 세로토닌(serotonin)이 바로 그것이다.
한강성심병원 신경정신과 함병주 교수는 “원래 세로토닌은 혈관수축물질로 알려져 왔지만 1948년 환각제의 일종인 LSD와의 구조적 유사성이 알려지면서 정신증상과 관련이 있다고 시사되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의 기분, 수면, 식욕, 성욕 등 뇌신경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결국 세로토닌이 원활히 분비되어야만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행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세상사 이치가 다 그러하듯 세로토닌 역시 부족하거나 너무 과하게 되면 인간의 감정은 들쑥날쑥 제멋대로 흘러가기 십상이라는 것.
최근 자살이 사회의 화두가 되면서 너도나도 ‘우울증’의 심각성을 재조명하고 나섰지만, 우울증의 주요 원인이 ‘세로토닌 부족’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게 되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과 불안감 등이 생겨나게 된다. 또 비관적인 감정이 강해지면서 자살까지 생각하는 등 다소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나며, 수면장애와 불면증이 생기고 통증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우울증이 더 많이 생기는 이유는 세로토닌의 혈중농도가 조금만 변해도 여성들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출산 후 급격한 에스트로겐 감소가 세로토닌 감소를 함께 불러일으켜 산후우울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함병주 교수에 의하면 “항우울제는 ‘대뇌 세로토닌’ 전달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울증 치료제는 세로토닌을 활성화시켜 주고 우리의 뇌 속에 보다 오랫동안 머물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세로토닌을 행복호르몬 또는 행복의 묘약으로 비유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세로토닌이 과할 경우 빈맥, 혈압상승, 기관지 경련, 내장운동 활성화, 공격성 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탄수화물 음식을 통해 세로토닌을 조절!
너무 과해도, 너무 모자라도 문제가 되는 세로토닌. 그렇다면 우리 몸에 세로토닌을 촉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함병주 교수는 “일반적으로 세로토닌이 증가되면 식욕이 억제되고, 감소되면 식욕이 증진됩니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세로토닌을 증가시켜주며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이 바로 세로토닌의 전구체라고 할 수 있죠.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인슐린이 분비되고 이는 트립토판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미노산 혈중수치를 낮추기 때문에, 바로 이 트립토판이 많이 존재할 때 세로토닌의 생성이 증가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음식을 통한 세로토닌 조절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함병주 교수의 설명.
예를 들면 세로토닌 증가가 어떤 사람에게는 기분을 좋게 하지만, 일부 사람에게는 그 반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단지 음식을 통해서만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
다만 트립토판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돼지고기, 오리고기, 닭고기 외에 우유, 치즈, 바나나, 감자 등을 섭취하게 되면 트립토판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켜 주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다름 아닌 긍정적인 태도. 앞에서도 언급했듯 화를 잘 내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나빠지면 세로토닌이 감소되기 때문에 많이 웃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활해야 한다. 아울러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꾸준히 운동하는 것도 세로토닌을 촉진시킬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함병주 교수가 추천하는 행복마인드 5계명
첫째,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라.
둘째,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라.
셋째, 규칙적인 운동과 자신만의 취미활동을 가져라.
넷째, 대인관계에 소홀하거나 너무 얽매이지 마라.
다섯째, 자신의 일을 즐겨라.
예로부터 내려오는 속담 중 ‘행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가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거나 일시적으로 감정을 조절해주는 치료제에 의존하기보다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행복한 최면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자기최면을 거는 순간, 불행 끝 행복 시작이요, 자신도 모르게 세로토닌이 샘솟듯 솟아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