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서병성 교수】
해마다 이맘 때면 기승을 부려온 황사. 더군다나 올해는 예년의 2배를 웃돌 만큼 더욱더 강력하게 불어닥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모두들 황사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황사 대처법은 물론, 삼겹살과 물에 얽힌 황사이야기를 알아보자.
황사, 이제는 국가재난으로 분류될 만큼 위험!
입안이 마르고 목이 아프다? 눈이 충혈되고 따끔거린다? 피부가 가려우며 심한 각질이 일어난다? 게다가 콧물, 코막힘, 코가려움증에 재채기까지?
정말 눈, 코, 입 할 것 없이 온몸 구석구석을 괴롭히는 황사 때문에 호흡기질환자와 노약자뿐 아니라 건장한 청년들까지도 저마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얼마 전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에 황사분야를 포함시켜 ‘국가재난’으로 분류, 재난관리 차원에서 황사 대응체계를 마련키로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처럼 단순히 통과의례처럼 찾아오는 봄철 불청객으로 치부해버리기엔 황사의 위용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올 봄 더욱더 거세진 황사를 예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서병성 교수는 “최근 황사에는 아황산가스나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은 물론 다이옥신까지 묻어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대륙의 모래먼지 자체는 단순한 모래와 진흙 성분이지만 강한 바람에 의해 중국 동부지방 바닷가 공장지대의 오염된 공기층을 지나면서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럴 때일수록 몸 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주는 음식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권고한다.
물론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대로 황사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모자, 마스크, 보안경과 긴팔소매를 착용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황사에 노출된 부위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아울러 휴대가 가능한 코 세척제나 구강 청결제 등을 갖고 다니며 항상 호흡기부분을 쾌적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되, 황사에 노출된 눈은 흐르는 물에 2~3분간 씻어주거나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단, 소금물이나 식염수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으며, 황사가 심할 경우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황사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온몸을 꽁꽁 싸고 코와 입을 관리하면 황사로부터 완벽하게 탈출할 수 있을까?
정답은 NO. 기본적으로 황사를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는 집이나 실내에서도 마찬가지. 미세 먼지가 문틈으로 들어올 수도 있고 건조한 데다 통풍과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오히려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이에 서병성 교수는 “황사주의보나 특보 발령과 같이 극심한 황사에는 외부와 통하는 문을 모두 닫고 가습기 습도를 50~60% 정도 유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또 공기청정기를 최대로 가동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실내 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스레인지와 같은 연소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한다.
녹두, 미역, 마늘 먹고 물은 평소 2배!
그동안 ‘황사엔 삼겹살’이 마치 공식처럼 따라왔다. 바로 우리 몸 속에 있는 독소를 배출시켜주는 디톡스 음식이기 때문. 언제부턴가 3월 3일 ‘삼겹살데이(3이 겹쳐 있다는 의미)’가 생겨나면서 황사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점도, 황사와 디톡스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서병성 교수에 의하면 “돼지고기 외에 미역, 녹두, 마늘, 녹차 등이 황사에 도움이 되며, 실제 돼지고기는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시키고 중금속과 엉겨 함께 배설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돼지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은 탄산가스를 중화해 폐에 쌓인 공해물질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다만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의 경우 고혈압 등 성인병질환을 앓고 있거나 지나치게 비만한 사람은 피해야 하므로 무조건 삼겹살 붐에 동참하기보다는 삶아서 먹거나 다른 디톡스 음식에 눈길을 돌리시길.
강력 추전! 황사에 좋은 음식열전
해독효과 큰 녹두
독성노폐물을 배설시켜주는 성분이 있는 녹두는 해독작용을 하는 대표음식. 비타민B 함유량이 높아 봄철 피부에도 좋으며 봄철 황사로 지친 몸에 활력을 준다. 특히 녹두전에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서 부치면 황사에 좋은 음식궁합으로 으뜸.
바다의 영양제 미역과 다시마
질 좋은 수용성 섬유질로 불리는 알긴산은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에 주로 많이 들어 있으며, 우리 몸 속에 있는 중금속을 배출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성인병이나 비만한 사람들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어 황사에는 안성맞춤.
수은을 제거하는 마늘
마늘 좋은 것은 다 아는 사실. 하지만 황사에도 마늘은 그 효능을 발휘한다. 황사의 미세먼지 속에 포함된 수은이 우리 몸속에 쌓이게 되면 어지러움과 만성피로 등을 일으키는 데, 마늘이 바로 수은을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마늘 속 유황성분이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과 결합해 변으로 배설되므로 황사예방에 탁월하다고.
아연·납 해독제 굴, 전복
굴과 전복에 많이 들어 있는 아연은 납을 해독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황사를 이기는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디톡스 음식 외에도 물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다. 평소에도 매일 피부나 호흡, 대변, 대사과정 등을 통해 약 2.5ℓ의 물이 우리 몸 밖으로 소실되기 때문에 황사가 있는 날에는 더더욱 몸이 마르지 않게 하기 해주어야 한다.
특히 코나 점막에 자극을 주는 황사의 분진들이 건조한 상태에서 더 좋지 않은 자극을 주기 때문에 하루 2~3ℓ 정도의 물만 잘 마셔도 황사로부터 훌훌 벗어날 수 있다고.
인간 최대의 적으로 불리며 ‘21세기 환경의 습격’이란 오명을 쓴 황사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오직 스스로를 보호하는 길밖에 없다. 잘 먹고, 잘 씻고, 잘 자는 것. 이것이야말로 황사를 이기는 태초의 예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