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식생활 교육 강사 김수현 약사】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한 번쯤 아이의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을 것이다. 저러다가 영양의 부족함이 생기지는 않을지,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 건강이 악화되지는 않을지 늘 노심초사했다면 주목하자. 걱정되는 우리 아이 나쁜 식습관의 원인과 그 해결방안을 알아본다.
엄마 사랑이 아이 식습관 좌우
아이가 있는 집은 늘 아침부터 전쟁이다. 학교 갈 시간이 다 되었는 데도 밥상 앞에서 뭉그적거리기만 하는 아이를 달래고 화도 내보지만 답답하기만 하다. 결국 엄마들은 자리를 틀고 앉아 떠 먹이거나 하나하나 지적하며 아이의 숟가락질이 빨라지길 재촉한다. 도대체 요즘 우리 아이들은 왜 이렇게 식습관이 안 좋아진 것일까?
식생활 교육 강사 김수현 약사는 “아이들은 영양과 훈련에 의해 성장합니다. 어렸을 때 먹은 음식을 평생 동안 먹게 되며 그 음식이 앞으로의 성장 발육에 큰 영향을 줍니다. 아이가 편식을 하거나 밥을 좋아하지 않고 가공식품을 찾는다면 그것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아이에게 정성을 들인 밥상을 차려주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환경에서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식품을 접하게 되고 더 많은 식습관 문제를 보이게 된다.
아이들은 엄마가 차려주는 정성스러운 밥상을 원한다. 자신이 사랑 받는 존재라는 것을 엄마가 해준 밥을 통해 느끼는 것이다. 조금만 시간을 내서 노력하는 밥상을 차린다면 아이의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고 마음도 열 수 있을 것이다.
바르지 못한 식습관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 아이가 가지고 있는 식습관 문제를 각각 사례별로 알아보고 김수현 약사의 도움말로 바로 잡아보자.
CASE 1. 우리 아이가 지나치게 편식을 해요!
이유기를 잘못 보낸 아이들은 식습관이 바르지 않다. 다양한 자연식품을 꼭꼭 씹어 넘기는 행위를 반복 학습해서 저절로 위를 늘려야 하는데 그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연의 맛을 싫어하게 되는 것이다.
씹는 음식을 피하게 되면 씹는 기능도 자연히 퇴화된다. 그래서 인스턴트식품과 같이 먹기 쉬운 음식에 집착하게 된다. 그렇게 달고 기름진 음식을 계속 찾게 되면서 미각신경이 둔해져 회복이 안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씹을 만한 음식,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밥은 꼭꼭 씹어 먹어야 하는 현미밥으로 준비하고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자연식품의 경우에는 먹기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정성도 필요하다. 처음에는 거부하겠지만 엄마가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으면 아이도 조금씩 안정을 찾고 여러 음식에 손이 갈 것이다.
CASE 2. 우리 아이가 음식을 잘 씹지 못해요!
아이가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것 역시 이유기 훈련이 부족한 탓이다. 아이 때는 무언가를 씹으면서 미각과 치아가 발달되는 데 이런 것을 훈련해주지 않으면 미각, 치아, 구강 근육이 퇴화된다. 씹는 음식을 싫어하고 무엇이든 잘 안 씹어 넘긴다면 계속적으로 씹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아기 때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씹는 능력을 발달시킨다. 엄마의 젖꼭지를 입으로 물고 당기고 빠는 연습을 한 아기는 분유수유를 한 아이보다 씹는 능력이 훨씬 발달하게 된다. 또한 요즘 엄마들은 영양가와 양을 생각해 주스를 갈아준다거나 하는데 그것은 좋지 않다. 과일 역시 아이가 직접 씹어서 먹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은 자극과 훈련에 의해 커간다는 것을 명심하자.
CASE 3. 밥을 먹으며 돌아다녀서 떠 먹여줘야 해요!
이 식습관은 일단은 먹이고 보자는 엄마의 단호하지 못한 행동에서 비롯된다. 당장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이가 원하는 대로 밥을 떠먹여 주면서 아이에게 휘둘리기 때문에 아이가 이런 나쁜 식습관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화를 내거나 호통을 치면 아이는 엄마의 그런 행동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밥을 먹을 때는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다른 호기심 영역을 잠재우고 밥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하루 세 끼를 먹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이로운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식사하는 즐거움을 찾아준다.
CASE 4. 우리 아이는 패스트푸드만 좋아해요!
부모가 아이에게 주식을 소홀히 해서 생긴 가장 좋지 않은 식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는 주식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혈당이 떨어져 늘 허기짐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가볍게 먹는 것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주식을 안 먹어 버릇하니 결국에는 못 먹게 되고 쉬운 음식 즉,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지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저장창고가 적어서 하루에 네 끼를 먹는 것이 좋다. 간식을 먹일 시에는 인스턴트식품을 피하고 현미주먹밥이나 깨죽, 고구마, 감자 같은 주식 같은 간식을 먹이도록 한다.
아이들의 올바른 식습관 지침
그렇다면 올바른 식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어떠할까?
일단 올바른 식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으며 전통적이고 자연 상태의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즐겨 먹는다. 또한 정해진 장소에서 제때에 밥을 먹고 아침은 꼭 챙겨 먹는다.
간혹, 엄마들이 과일이나 우유가 아이의 건강에 좋다고 여겨 자주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빈속에 과일을 먹는 것은 주식을 섭취하는 데 방해를 하므로 밥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는 우유 한 잔, 과일 한 조각도 주어서는 안 된다. 과일이나 우유는 식후 후식이나 간식으로 먹이는 것이 좋다.
김수현 약사는 “아이들의 음식거부는 엄마에 대한 거부이자 사람에 대한 거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엄마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합니다.”라고 충고하고 “아이들도 인스턴트가 나쁜 음식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부모의 통제와 강압에 더 반발심을 느껴 식습관 고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니 사랑, 정성, 마음을 다해서 음식을 만드는 노력을 아끼지 마십시오.”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