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김영아 교수】
한 때 너무 많이 낳아서 걱정인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낳고 싶어도 몸이 안 따라주는(?) 부부가 의외로 많다. 뒤늦게 늦둥이를 가지려는 부부나 늦게 결혼해 노산인 부부, 혹은 건강에 문제가 있다거나 환경 및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임신이 잘 안 되는 부부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임신을 잘 할 수 있을까? 쉽고도 어려운 ‘임신 잘하는 법’에 대해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불임, 남녀 모두에게 원인
“애를 못 낳는다고? 감히 네가 우리 귀한 가문의 대를 끊을 작정이냐? 당장 이 집에서 썩 나가거라.”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이 대사는 신파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단골 소재이다. ‘애 못 낳는 며느리’는 언제나 구박을 받고 급기야 집에서 내몰리며 소박까지 맞는다.
이처럼 예전에는 불임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아내에게 있는 냥 치부되어 왔다. 그래서 임신 잘하는 법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불임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자 한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김영아 교수는 “본론부터 말하면 불임의 원인은 여성의 문제가 45%, 남성의 문제가 35%, 양쪽 모두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가 10% 그리고 나머지 10% 정도는 원인을 모르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불임의 원인이 대개 여자 쪽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전체 가임 연령의 성인 중 10~15%가 불임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공해와 스트레스 등으로 불임환자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불임인구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며 그 원인도 남녀 모두에게 있기 때문에, 불임을 극복하고 임신을 잘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부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김영아 교수에게 물어봐!
Q1. 저는 결혼을 앞둔 36세 예비신부입니다. 나이가 있어서인지 노산이나 불임에 대한 걱정도 많은데 혹시 임신 가능 여부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먼저 임신에 방해되는 질환이 있는지를 검사하는 기본검사(요검사, 일반혈액검사, 혈액형검사, 혈청검사, 만성질환, 감염성질환 검사)를 받으세요. 그리고 생리 3일째에는 혈액을 이용한 호르몬 검사와 질식초음파를 실시합니다. 그 다음 월경주기 6~11일 사이 자궁난관조영술이라고 불리는 나팔관 검사를 통해 나팔관 폐쇄 및 유착 등을 확인하고, 배란전기에 자궁경관점액검사와 잠자리 검사를 통해 배란기 때의 점액상태와 점액 내 잔존하는 정자 상태를 평가합니다. 그리고 월경주기 24~ 26일 사이에 자궁내막조직검사를 한 다음, 난포성장 및 내막관찰, 배란검사를 위해 외래 방문 시 초음파를 매번 시행하시면 됩니다.
Q2. 아이를 갖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3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아내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혹시 저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요?
☞ 우선 전문병원을 찾아서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정액검사는 2~5일 간의 금욕기간을 거친 후 자위에 의하여 채취하고, 정액의 양은 한 번에 2~4㎖ 정도, 보통 1㎖당 최소 2,000만 마리의 정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 중 50% 이상은 운동성이 활발해야 하고, 정상적인 모양을 갖는 정자가 30% 이상 되면 정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정액검사로 이상이 발견되면 고환 생체조직검사 통해 고환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PART 1. 남편을 위한 임신 건강가이드
남성들은 불임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이다. 하지만 건강한 정자만이 난자와 수정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속이 빈 씨앗이라면 제대로 싹이 나고 열매를 맺을 수 있겠는가? 임신도 이와 같으니 건강한 출산을 원하는 남편이라면 지금부터 몇 가지 생활건강에 주목해보자.
▶ 꽉 끼는 속옷, 뜨거운 사우나 금물!
불임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이라면 꽉 끼는 속옷보다는 가급적 편안한 속옷을 입어야 한다. 또 사우나나 뜨거운 욕조 목욕 등 고환을 고온에 자주 노출시키는 생활습관은 정액수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 중금속 노출이 잦은 직업군은 각별 조심
납과 수은 같은 중금속 노출이 잦은 직업군이라면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사가 최우선이다. 중금속 물질의 체내농도를 측정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 건강한 정자 위해 금연과 절주!
쉽게 끊지 못하는 담배. 하지만 흡연은 정자의 생산능력과 운동성, 그리고 정자 모양에 악영향을 미친다. 만성 알코올 복용은 발기력 장애 및 성욕감퇴를 일으키며 알코올 과다 섭취 시 성기에 신경이상을 가져와 남성생식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 스트레스 탈피하면 고환기능 튼튼~
과도한 스트레스는 남녀 모두에게 좋지 않다. 스트레스가 과할 경우 성호르몬 생산이나 난소 및 고환의 기능을 조절하는 뇌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취미생활을 갖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좋다.
▶ 비타민 C와 비타민 E 충분히 섭취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신선한 야채와 잡곡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타민 C는 정액지표를 호전시키며 하루 1g 이상, 비타민 E는 하루 200IU 이상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지금부터라도 비타민 섭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자.
▶ 친밀하고 건강한 부부생활 유지
지속적인 부부생활은 임신율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연구조사에 따르면 성교 횟수나 성생활 만족도 등에 따라 임신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한다. 특히 성교 횟수가 주 1회 미만인 부부는, 주 4회 이상인 부부 임신율인 83%에 비하여 임신율이 16%로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만일 부부생활을 등한시하는 남편이라면 아내에게 먼저 다가가 원만한 부부관계를 이어가도록 노력하자.
PART 2. 아내를 위한 임신 건강가이드
여성에게 출산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이다. 하지만 최근 임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불임은 전적으로 여성의 책임이 아니니, 마음을 편안히 갖고 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영위하도록 하자.
▶ 성교 후 뒷물 주의
부부관계를 가진 뒤 항상 뒷물을 하는 여성이 많다. 하지만 이는 임신율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하도록 하자.
▶ 임신중절수술이나 성병 조심
임신중절 수술을 자주 받거나 문란한 성생활로 인한 성병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성병, 골반염 등으로 나팔관이 막히거나 임신중절수술 등으로 수정란이 착상되는 자궁내막에 염증 및 유착이 생길 수 있으니, 건강하고 건전한 부부생활을 영위해나가도록 노력하자.
▶ 금연으로 불임 탈피
흡연여성은 난자감소 및 월경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비흡연 여성보다 불임률이 1.6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만큼, 반드시 금연을 생활화하도록 하자.
▶ 배란을 억제하는 체지방 줄이기
체지방이 많은 여성은 지방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 전환효소가 많이 분비되어 배란이 억제된다. 또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경우는 정상체중에 비해 불임률이 3배 정도 높으니 평소 꾸준한 체중관리 및 적정 체지방 유지에 노력하도록 하자.
▶ 잡곡과 야채, 과일 중심의 식사로 전환
미국 하버드 대학 보건대학원의 호르헤 차바로 박사는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는 여성이 불임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기름진 육류, 백설탕, 고지방식품, 가공식품,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고, 현미 등 잡곡밥과 생야채, 과일 중심의 식사, 가급적 농약, 화학비료를 덜 쓴 유기농 농산물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