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변흥식 교수】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이경한 교수】
아나운서 원종배, 영화배우 강신일 등 최근 유명인들의 암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암’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암은 조기에 발견만 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이에 조기검진을 위한 대표적인 암 검사인 CT, MRI, PET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암, 조기검진이 최우선
평소 건장하기로 소문난 직장인 A씨(38). 그 흔한 잔병치레 한 번 앓지 않았던 그가 얼마 전 건강을 자신하며 종합검진을 받았다. 동료들 사이에서 누가 제일 건강한지 장난삼아 내기를 했기 때문이다. 헌데 A씨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듣게 되었다. 암이 의심되니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A씨는 조기위암으로 판명되어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거의 완쾌되어 가고 있다.
아직까지 ‘암은 곧 사망’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는 하지만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다. A씨처럼 암 1기일 경우에는 완치율이 90% 이상이고, 2기에서는 60~70%, 3기에서는 30~50%, 4기에서는 10~20% 내외이다. 결국 암의 조기검진이 우리의 생명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암 검사에 대해 상세히 소개함에 앞서, 이제 암은 숙명이고 팔자려니 받아들이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자. 대신 암 조기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생활화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암 검진, 이렇게 받으세요!>
☞ 위암 – 40세 이상은 2년 주기로 위내시경검사나 위장조영촬영술 실시
☞ 간암 – B·C형 간염보균자는 6개월 주기로 간초음파검사, 혈청암표지자검사 실시
☞ 대장암 – 50세 이상은 5년 주기로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조영촬영 실시
☞ 유방암 – 40세 이상은 2년 주기로 유방촬영 실시
☞ 자궁경부암 – 30세 이상은 매년 자궁경부질세포검사 실시
☞ 폐암 – 흡연자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저선량 흉부CT 검진
몸속 구석구석을 비추는 CT & MRI
“검사결과는 나왔는데 좀 더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 CT나 MRI를 해야겠습니다.”
낮에 병원을 다녀온 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던 주부 K모 씨(45). 지인 중에 이 검사를 받고 암 선고를 받은 이가 있어, 혹시 자신도 암이 아닐까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검사 후 드물게는 암 선고를 받고 힘든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 CT나 MRI 검사를 권고 받았다 하여 무조건 암은 아니니 너무 근심·걱정하지는 말자.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변흥식 교수는 “CT나 MRI 같은 컴퓨터 단층촬영은 X선이나 강한 자장과 전자기파를 사용해 몸의 단면을 들여다보며 진단에 도움을 주는 일반적인 검사일 뿐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암과 결부지어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CT와 MRI란 무엇일까?
CT(전산화 단층촬영)는 환자 몸의 단면을 보는데 X-선을 이용한다. 반면 MRI(자기공명영상)는 CT의 X-선 대신 강한 자석의 힘과 전자기파를 이용한다. 또 CT나 MRI는 전신 어느 곳이나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검사부위와 질병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변흥식 교수의 부연설명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흉부와 복부의 질환은 CT를 이용해 검사한다. 또 폐암과 폐의 염증성 질환, 만성 기관지질환 등의 폐질환은 정밀 진단을 위하여 CT를 시행한다. 뿐만 아니라 간암, 부인암, 췌암, 담도암 등의 암의 진단이나 위암 치료를 위한 병기 진단, 췌장염, 신장질환, 부신질환 등에도 CT가 이용된다.
반면 MRI는 뇌신경계, 척추질환, 골관절질환, 근육질환 등에 이용되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뇌의 암이나 염증 질환에도 MRI가 CT보다 훨씬 더 유용하다.
물론 각 증상에 따라 CT를 할지, MRI를 받을지가 결정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질병에 어느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반드시 담당의사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CT&MRI 궁금증, 변흥식 교수에게 물어봐!
Q. 암 조기검진을 위해서는 무조건 CT나 MRI가 좋은 건가요?
☞ CT나 MRI 등의 정밀검사가 무조건 우선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위암의 진단에는 위장 촬영이나 내시경 검사가 더 정확하죠. 폐결핵이나 폐렴은 흉부 X선, 골절이나 골암의 진단 X선 사진으로도 충분하답니다.
Q. 그러면 어떤 경우에 받아야 하나요?
☞ 다른 검사나 X선 검사로 진단이 안 되는 경우나 불충분한 경우에 CT나 MRI를 이용합니다. 치료를 위해 암이 퍼진 정도나 다른 합병증 등을 진단하는데 CT나 MRI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많거든요. 따라서 비싼 검사라 하여 만능은 아닙니다. 병에 따라 혹은 환자에 따라 의사가 검사를 정하고 선택해 올바른 치료계획을 세워야겠죠?
암 잡는 기계 PET
CT와 MRI 등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조기 암을 진단할 수 있는 PET(양전자단층촬영) 검사는 최첨단 특수검사 방법이다.
쉽게 말해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선 의약품을 체내에 정맥 주사하고, 그 물질의 분포를 PET로 촬영하여 몸속에서 일어나는 대사과정이나 생화학 반응을 영상화해 체내 대사량이나 기능상태 등을 파악해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결국 질병 발생 전 단계인 생화학적 변화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PET 검사만으로도 암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암 잡는(?) 기계인 셈이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이경한 교수는 “우리 몸의 질병은 형태적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생리·화학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PET 스캐너라고 하는 영상기기를 사용하면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도 이러한 변화를 먼저 감지, 우리 몸의 질병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것이죠. CT나 MRI보다 더 빨리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이경한 교수에 의하면 PET 검사는 암환자(임파종, 폐암, 유방암, 대장암, 두경부암, 피부암, 뇌종양) 외에도 허혈성 심근질환, 뇌질환 환자 등에게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암환자의 경우 PET 검사를 통해 암의 조기발견 및 종양의 양성, 악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또 암조직의 대사상태 즉,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대사의 정도, 암조직의 증식도 등을 조기에 판정해 치료지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처럼 한 번의 검사로 전신을 한꺼번에 볼 수 있고, 5~10mm 이상 크기의 암을 동시에 선별할 수 있다는 점은 PET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PET 검사는 위암이나 간암, 신장암, 전립선암 등에서는 암 진단율이 높지 않다. 최첨단 진단 검사방법이긴 하지만 모든 암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는 점이다. 특히 위암과 자궁경부암은 PET 검사보다는 각각 내시경 검사와 세포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암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PET 검사 전 꼭 지켜야 할 수칙>
1. 검사 전 반드시 금식하세요.
검사시간이 오전이면 아침을 먹지 않아야 하며, 오후에 검사라면 아침 7시 이전에 가볍게 식사를 하고 이후부터는 금식해야 한다. 단, 물은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2. 검사 당일 심한 운동은 피하고 촬영 전 꼭 소변을 보세요.
검사 당일에는 최대한 안정을 취하며, PET 촬영 전 화장실에서 방광을 완전히 비울 수 있도록 미리 소변을 보아야 한다.
3. PET 검사 며칠 전에는 조영제를 사용한 검사를 피하세요.
검사에 사용된 조영제로 인해 PET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PET 검사를 받기 전 대장조영술이나 위장관 투시, CT 등 조영제를 사용한 검사는 피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대로 CT, MRI, PET는 암의 조기발견에 도움이 되는 검진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암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기본으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