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대항병원 대장암 클리닉 이인택 전문의】
당신의 장, 편안하십니까? 자고로 장이 편해야 생활이 윤택하고 즐거워지는 법! 하지만 요즘, 우리의 장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무절제한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장에 탈이 나면 그것이 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대장암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대장 폴립. 대장 폴립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채소보다는 고기를 더 좋아하는 60대 K씨. 얼마 전 자식들의 권유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찜찜한 기분을 털어버리기 어렵다. 육류를 좋아해도 운동을 열심히 했으니 아무 일 없겠거니 했지만 덜컥,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폴립(용종)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물론 용종 발견 즉시 폴립을 제거했지만 내심 걱정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이참에 술 좋아하고 고기 좋아했던 자신의 식생활 습관을 바꿔볼 생각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대장 안의 사마귀?
대장 폴립은 대장 용종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대장 점막의 표면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돌기나 융기로서 간단히 말하면 대장 점막에 생기는 사마귀 같은 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용종이 발생하는 것일까?
“용종이 발생하는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대장 상피세포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이라는 것이 대항병원 대장암 클리닉 이인택 전문의의 설명이다.
과도한 육류 섭취, 흡연 등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발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 전문의는 “육류 위주의 생활을 하다보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담즙산 같은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에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어 변화하게 되므로 용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봅니다.”라고 한다.
또한 이처럼 후천적인 식생활습관 외에도 선천적으로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족성 용종증이 있고 그밖에 포이츠-예거 증후군, 연소기 용종증 등이 있다.
대장용종, 무조건 대장암으로 직결되나?
일반적으로 대장 용종의 크기는 1mm에서 2~3cm이고 크게 비선종성 용종과 선종성 용종으로 나뉘는데,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유전적인 요인을 가진 용종이 선종이다.
이 전문의는 “모든 용종이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종성 용종인 신생물성 용종의 일부가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신생물성 용종은 크기에 따라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달라진다. 신생물성 용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관상선종의 경우,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cm보다 큰 용종을 추적 조사하여 암에 대한 위험도를 측정해 봤더니 10년이 지나자 8%에서, 20년이 지나자 24%에서 대장암으로 발전했다.
또 독일에서 발표한 선종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선종이 대장암으로 발생한 가능성은 크기에 따라 ▲0.5~1.5cm는 2% ▲1.6~2.5cm는 19% ▲2.6~3.5cm는 43% ▲3.5cm이상의 경우 76%에서 대장암이 발생했다.
하지만 선종이라 할지라도 갑자기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정기적인 검사와 식생활습관의 조절로 암에서 멀어질 수 있다.
대장 폴립 발생 막으려면…
?식생활습관 개선하기
이인택 전문의는 “대장 폴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생활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장의 배변을 연장시키는 동물성 지방, 육류(붉은 고기), 계란, 유제품 등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섬유질의 식이섬유가 풍부한 곡류 및 과일과 채소 등의 섭취를 늘리세요.”라고 덧붙인다.
또한 흡연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발하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고 금주하거나 과도한 음주를 피하며, 적당한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 역시 대장 폴립을 예방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평소 배변습관을 살펴보고 이상 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질환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음식
– 비타민 A, C, E가 풍부한 신선한 녹황색 채소
– 현미 같이 도정하지 않은 곡식 등의 고섬유질 식품
▷피해야 할 음식
– 동물성불포화지방, 고칼로리·고지방식(총 섭취 칼로리의 30% 이하)
– 인스턴트식, 조미료, 소금, 훈제식품
– 지나친 당분 섭취, 술과 담배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
철저하게 식생활습관을 개선했다 하더라도 대장 폴립 및 대장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100% 장담할 수는 없다. 때문에 식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S상 결장경, CT 대장검사, 대장 내시경검사 등 대장관련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다.
대장 내시경은 검사를 하면서 치료 내시경 기술을 이용하여 용종 발견 시 바로 용종을 제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대장 폴립을 발견하거나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유용한 검사법이다.
우리나라는 50?60대의 대장암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4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하고, 최소한 3~4년마다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40세 이전부터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고 다른 사람보다 식생활 습관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