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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원의 이달의 특선] 결혼 후 자위행위 ‘혹시 변태일까?’

2010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꽃물호

【건강다이제스트 | 성칼럼니스트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

결혼한 남성이나 혹은 여성이 자위행위를 하면, 대부분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결핍에서 나오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가 자위행위 하는 것을 보았거나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성적으로 매력이 없어져서 자위행위를 하는 건가?’혹은 ‘나와 하는 성행위가 만족스럽지 않은가?’ ‘섹스를 밝히는 사람이었나?’라고 생각하며 충격을 받고 상담을 해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배우자와의 섹스가 재미없어서 꼭 자위행위를 하는 건 아니다. 결혼 전까지 길게는 몇십 년 동안 혼자 하는 자위행위의 감각에 익숙해져 있었던 사람은 그 감각을 느껴보고 싶어서 자위행위를 계속 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은 97%가 자위행위를 하고 나머지는 거짓말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남성들은 모두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의 경우는 대략 60% 정도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대개 성적인 스킨십을 경험하면서 자위행위를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므로 배우자의 자위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이 그저 모른 체 하고 넘어가 주면 좋을 것이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배우자의 자위행위를 도와주는 방법이 있다. 외국의 성치료사들은 부부간의 더 멋진 섹스를 위해 상대에게 자위행위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상대가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 더 흥분되고 또 상대가 애무받기 원하는 신체 부위와 접촉의 강도 및 방법을 알게 되어 섹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섹스리스나 오르가슴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자위행위는 어김없이 치료법으로 제시된다.

이런 방법을 이야기하면 대개의 부부가??? ‘자위행위를 한다는 것도 부끄러운데, 어찌 배우자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느냐?’며 민망해 한다. 하지만 부부간, 혹은 사랑하는 연인들 간의 섹스는 부끄러움이 없이 모두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어야 더 몰입할 수 있다.

이미 섹스의 속성은 모든 것을 벗고 서로를 누리고 나누도록 허락하고 동의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만져지기를 원하는 곳을 가르쳐 주고, 상대의 그런 곳을 알려고 하고, 만족시켜 주고, 또 자신의 흥분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꾸밈없이 보여줄 때 사랑의 표현은 더 친밀해지고 섹스는 업그레이드된다.

물론 배우자가 사람과의 관계는 회피한 채 포르노나 야한 그림을 보며 자위행위에만 심취한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

감각이라는 면만 생각하면 자위행위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사람과의 성행위에서 느끼는 그것과 어느 쪽이 더 자극적이고 만족스럽냐고 물으면 단연 자위행위에서 느끼는 감각이 더 만족스럽다고 대답한다. 그 이유는 자위행위는 혼자서 원하는 데까지 자극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고, 상대의 만족이나 배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행위여서 그렇다.

사람과의 성행위는 상대의 심리적인 조건이라든지, 환경적인 요인이라든지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혼자 하는 것보다 곱절은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주의력을 기울이고, 힘이 들어야 하며 때로는 들인 품에 비해서 만족의 강도가 약할 수 있다.

그래서 혼자 해결하는 자위중독증에 빠지게 되면 다시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족을 얻게 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함께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남성의 자위행위와 달리 결혼한 여성의 자위행위는 사실 성적 만족의 결핍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결혼한 여성은 성관계가 끝난 후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남편은 삽입 후 사정하는 것으로 오르가슴을 느꼈더라도 아내는 아직 만족이 안 된 미진한 상태여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소극적인 대안이 되기 쉽다.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여성의 성반응은 남성의 그것보다 무려 4배나 늦다. 그래서 성적인 흥분을 느끼면 금방 달아오르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좀더 뜸을 들이고 애무 등의 전희과정을 거쳐야 만족스런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한국의 남성들은 대개 형식적인 애무를 한 후 곧바로 삽입하고 사정해버리는 섹스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아내는 미처 준비도 안 되었는데, 혹은 절정감을 곧 느낄 것 같아 아슬아슬한 느낌일 때 허무하게 끝이 나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남편이 섹스 후 일어나 씻으러 간 틈을 이용해 아내들은 혼자 자위행위를 통해 미진한 느낌을 완성해보려 하는 것이다.

흔히 사정의 쾌감만이 남성의 오르가슴이라 하지만 사실은 더 많은 멀티플 오르가슴을 남성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삽입 전의 충분한 서로의 몸에 대한 애무와 자극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섹스의 원칙은 ‘You First’이다. 그리고 늘 ‘You First’여야 한다. 사랑하는 이의 성적인 만족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고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섹스의 미덕이다. 그리고 또 언제나 자신의 느낌을 숨기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상대의 악기가 되어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섹스가 사랑의 가장 극진한 표현이라는 말에 다름이 아니다.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과 섹스하려면 얼마 만한 노력을 해야 할까?

한 남성이 한 여성을 만나 섹스까지 하려면 400여 가지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향수를 선물하다든지, 꽃을 선물한다든지, 멋진 공원이나 야외에서 데이트를 한다든지, 드라이브를 한다든지 해서 그녀를 즐겁게 해주고 성적인 충동을 일으키도록 하는 다정한 포옹이나 키스를 포함해서 말이다.

물론 그렇게 한 후에도 여성이 섹스를 결정하기까지는 더 많은 과정이 되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과 섹스하고자 한다면?

답은 한 가지라는 것이다. 그의 앞에서 옷을 훌훌 벗으면 된다는 것이다. 어떤 남성은 이 대답을 듣더니 ‘다 안 벗어도 되고, 반만 벗어도 된다.’고 말해서 함께 웃음을 터뜨린 적이 있다.

이렇게 남성과 여성의 성심리와 충동은 다르다. 여성은 섹스하려면 그에게서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나도 그를 사랑한다고 느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가 나를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존중하고 귀여워하고 배려한다고 느껴야 한다.

대개의 여성이 원하는 섹스는 안전한 공간, 즉 약간 어둡고, 은은한 음악이 들리는 곳에서 정말 사랑하는 이의 애정어린 손길과 음성을 느끼며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각적인 자극에 예민한 남성과 달리 여성은 촉각과 청각에 예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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