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황성수 클리닉 황성수 박사(신경외과 전문의)】
“혈압약을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는 게 너무 끔찍해요.”
그래서 혈압약 먹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또 있다. 혈압약을 먹으면 성기능이 감퇴된다는 속설도 널리 회자되면서 혈압약은 이래저래 뜨거운 감자다. 관속에 들어갈 때까지 먹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따르자니 일상의 삶이 피폐해지고, 안 따르자니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처럼 느껴진다.
혈압약을 끊고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을까? 혈압약을 버리고 밥을 바꿔서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현미채식 전도사 황성수 박사로부터 혈압약을 끊는 노하우를 알아봤다.
혈압약을 버려라!
성인 4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인 시대다. 또 있다.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혈압수치를 재봤더니 정상이 38%였고, 나머지 62%는 고혈압이나 고혈압 전단계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같은 통계 앞에서 고혈압은 이제 공공의 적이 되었다. 국민병으로 등극한 지 오래다. 그런데 문제는 고혈압에 대처하는 현 의료의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의학계에서 보는 고혈압은 결코 치료되는 병은 아니다. 평생 약으로 관리해야 되는 병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죽을 때까지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현미채식 전도사이자 신경외과 전문의인 황성수클리닉 황성수 박사는 이같은 의학계 입장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주인공이다. 황성수 박사의 주장은 명쾌하다. 혈압약을 버리라는 것이다. 왜?
평생 먹어도 안 되는 게 혈압약? 혈압약을 버려라!
아마 대부분의 의사들은 결코 용납하지 못할 말이다. 큰일나는 일이라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다.
그러나 황성수 박사는 그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 이유를 알려면 우선 혈압약의 작용 기전부터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먹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혈압약은 대략 3가지 기전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 혈관을 넓히는 것이다. 즉 동맥을 넓히는 원리다. 혈관이 좁아지면 혈압이 올라가므로 혈관을 넓혀주면 혈압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둘째, 심장의 박동력, 박동수를 줄이는 것이다. 심장의 펌프질을 좀 약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혈압이 내려갈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셋째, 혈액의 수분을 줄이는 것이다. 혈액에서 수분을 빼면 혈액의 양이 줄어드니까 혈압도 내려갈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커다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황성수 박사는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혈압약은 24시간마다 먹어야 하고, 날마다 먹어야 한다. 약효가 떨어지면 또 원상태로 되어버리고, 그러면 또 약을 먹고…. 끊임없는 반복의 악순환이다.
그 종말은 뻔하다. 살아있는 한 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하고, 이 말은 평생 먹어도 결코 혈압은 잡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약이 갖고 있는 부작용 때문에 사람들은 죽을 고생을 한다. 황성수 박사는 “혈압은 결코 혈압약으로 다스려서는 안 된다.”며 “그 이유는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내 몸이 혈압을 올릴 필요가 있어서 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혈압의 진정한 의미는 몸이 원해서…
우리는 혈압이 높다고 하면 어떻게든 내릴 생각부터 하게 된다. 하지만 황성수 박사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 “우리 몸이 혈압을 올리는 것은 멍청해서가 아니다.”고 잘라말한다. 몸이 그럴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혈압을 올린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고혈압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 몸은 혈압을 의도적으로 올리게 될까? 황성수 박사는 “혈관이 좁아져서 피가 적게 가니까 피를 많이 받기 위해서 혈압을 일부러 올리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혈압을 올리는 것은 우리 몸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그런데 몸이 스스로 판단해 올린 혈압을 사람의 힘으로 인위적으로 낮추면 어떻게 될까?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우리 몸은 피가 모자라니 더 강력하게 혈압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혈압이 잘 안 잡힌다면서 좀 더 센 약을 먹게 된다.
그 싸움은 끝없는 소모전이다. 모두가 지는 싸움이고 어리석은 싸움이다. 우리는 죽을 때가지 혈압을 잡아보겠다며 약을 먹지만 결국은 안 된다.
황성수 박사는 “혈압을 잡겠다며 약을 먹는 것은 우리 몸의 원리와 반대로 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결국 우리 몸을 더 나쁘게 하는 일”이라고 쐐기를 박는다.
따라서 혈압약은 지금 당장 끊어야 하는 약이다. 혈압약 대신 다른 방법으로 혈압을 내릴 묘책을 찾아야 한다는 게 황성수 박사의 지론이다.
혈압을 내리게 하는 행동 강령 7계명
황성수 박사가 혈압약 대신 혈압을 내리게 할 행동 강령으로 소개한 7계명은 다음과 같다.
혈압 내리기 1계명_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끊자.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있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해 혈관이 좁아지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혈압은 더 많은 피를 공급하기 위해 혈압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지금 당장 동물성 식품은 식탁에서 치우자.
혈압 내리기 2계명_ 식물성 식품만 먹자
곡식,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 중성지방도 아주 조금 들어 있기 때문에 혈관을 좁아지게 하는 성분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 더 나아가서는 혈관을 좁아지게 하는 성분을 낮추는 성분도 들어 있으므로 혈압을 내리게 하려면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혈압 내리기 3계명_ 식물성 식품이라도 가공식품은 금물!
식물성 식품을 먹을 때는 자연 상태의 식품을 먹도록 한다. 가공식품은 몸에 필요한 자연 상태의 식물성 식품에서 뭔가를 빼버린 것이다. 설상가상 가공과정에서 해로운 성분을 첨가한 것이다. 해로운 것은 넣고 필요한 것은 빼버린 것이기 때문에 가공식품은 절대 금물이다. 대표적인 예로 흰쌀, 빵 등이다.
혈압 내리기 4계명_ 싱겁게 먹어야 한다.
혈압을 내리고자 한다면 무염식이 가장 좋고 또 싱거울수록 좋다. 김치, 된장도 고혈압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그 대신 채소를 먹으면 된다.
싱겁게 먹어야 하는 이유는 나트륨이 물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짜게 먹으면 이것이 피로 다 흡수가 되는데, 소금 성분이 피에 있으면 물을 당기게 되는 원리다. 소금을 먹으면 물이 켜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혈관 속에 수분이 많아지면 덩달아 혈압을 올리게 된다.
혈압 내리기 5계명_ 스트레스 관리하기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는 혈압에도 적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이 혈관을 좁혀서 혈압을 올리게 된다.
혈압 내리기 6계명_ 잠은 충분히~
밤 10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기가 가장 좋다. 잠을 못 자면 혈압이 올라간다. 잠을 못 자면 스트레스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호르몬은 혈관을 좁히고 그래서 혈압도 올라간다.
혈압 내리기 7계명_ 적당하게 야윈 상태로 체중을 줄여라
체중이 많이 나가면 혈압이 안 내려간다. 혈관이 좁아지게 하는 지방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압을 내리기 위해서는 적당하게 야윈 상태로 체중을 줄여야 한다.
해보면 압니다!
황성수 박사는 “고혈압은 결코 약으로 낫는 병이 아니다.”며 “고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는 말이 그 증거”라고 말한다.
이 말속에는 결코 약으로 낫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약으로 낫지 않는 병이므로 반드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고, 식이요법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성수 박사는 “현미채식은 훌륭한 정상혈압 조절제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같은 확신은 그동안의 임상경험에서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일주일만 해봐도 혈압이 내려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중풍을 보는 의사이고, 중풍은 대부분 고혈압, 당뇨가 있을 때 생깁니다. 그래서 고혈압, 당뇨를 치료하는 것이 중풍을 예방하는 길이고, 그 방법을 찾다보니 고혈압, 당뇨는 결코 약으로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약으로 낫지 않으니까 음식에 관심을 가졌고, 임상에 적용해본 결과 효과는 너무도 좋았습니다.”
황성수 박사가 추천하는 혈압 내리는 음식요법은 너무도 간편하다. 현미밥을 기본으로 하고 채소 반찬 2~3가지, 과일간식이 기본식단이다. 현미밥은 밥으로 먹어도 좋고 생쌀을 물에 불려서 먹으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채소반찬은 되도록 요리를 하지 않은 자연 상태에 가까운 채소를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제철에 나는 채소면 다 좋다. 여기에 과일 서너 조각을 추가하면 혈압을 내리는 최고의 식단으로 손색없다고 한다.
가끔은 동료의사들로부터 무시도 당하고 조롱도 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장을 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옳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황성수 박사.
“해보면 압니다. 한 번 해보세요. 고혈압은 결코 약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황성수 박사는 일명 ‘황성수 스쿨’을 열고 식이요법으로 혈압약을 끊게 하는 모임을 매주 진행하며 현미 채소식 전파에 열심이다.
“현미채식은 정직한 혈압 조절제 같아요”
현미채식으로 혈압약을 끊어볼 결심으로 황성수 스쿨에 참여하게 됐다는 김인수 씨(67세).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재직하다 2년 전 퇴직하면서 고혈압 진단도 함께 받았다고 한다.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퇴직하기 3년 전부터 보직이 교과부로 바뀌면서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 때문인지 퇴직할 즈음에는 혈압이 180까지 올라갔고, 그때부터 처방전을 받아서 매일매일 혈압약 두 알과 아스피린을 먹었죠.”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은근히 스트레스가 됐다. 그런 그에게 황성수 박사의 현미채식 동영상은 눈이 번쩍 뜨이게 했다고. “현미채식을 하면 혈압약을 끊어도 된다.”고 했던 것이다.
그것이 7개월 전의 일이었다. 따라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혈압이 내려갔던 것이다.
“그래서 이때부터 혈압약을 끊었어요. 황성수 박사가 권한 대로 현미채식을 먹고 무염식을 하고 하니까 혈압은 120/80대로 유지되면서 정상으로 돌아왔으니까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흘렀다. 혈압약을 먹지 않고도 정상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꿈만 같았다.
하지만 6개월 째 고비가 찾아왔다. “조금 방심했었나봐요. 처음에는 혈압약을 먹지 않고도 정상혈압이 유지되니까 너무도 감격스러워서 열심히 실천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그 기쁨도 조금 무뎌지면서 회식을 몇 번 했더니 또다시 혈압이 올라가버린 거예요.”
그래서 다시금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한 달간의 현미채식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는 김인수 씨.
“3월1일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더 철저히, 더 악착같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미밥 대신 현미 생쌀을 불려서 입안에서 물로 만들어 넘기고, 간을 하지 않은 채소를 생으로 먹고 있습니다. 채소는 시금치, 상추, 봄동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주로 먹습니다.”
준비하기도 간편하고 게다가 혈압까지 내려주니 일거양득이라며 좋아하는 김인수 씨. 무엇보다 실천한 만큼 효과가 바로바로 나타나는 너무도 정직한 방법이어서 더 끌린다고 말한다. 참고로 3월 7일 김인수 씨의 혈압은 115/80으로 정상수치를 나타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