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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테라피] 내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 탈출법

2013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르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부여다사랑병원 최명기 원장】

실연의 상처로 남자라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드는 노처녀 K씨.

엘리베이터에 갇힌 후부터 폐소공포증을 갖게 됐다는 직장인 H씨.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 당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연의 상처 뒤에도 이 사람 저 사람 잘만 사귀는데 K씨는 왜 그러지 못할까?

또 엘리베이터에 갇힌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왜 H씨는 폐소공포증을 갖게 됐을까?

자, 지금부터 우리 삶 행간행간에서 부닥칠 수 있는 트라우마의 상처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아보자. 그것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트라우마가 뭐길래?

어둠이 무서워 잘 때도 불을 끄지 않는 사람.

어릴 적 물에 빠진 경험으로 평생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

자동차사고를 경험한 후 평생 운전을 못하는 사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내 친구, 혹은 내 가족의 일일 수도 있다.

좀 더 강도가 센 것도 있다. 성폭력, 테러, 화재를 당한 후 평생을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도 있다. 아직도 911테러, 대구지하철 참사 등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끔찍한 공포로 남아있을 것이다. 하물며 직접 당한 당사자가 느끼는 고통의 무게는 어떻겠는가?

바로 이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 이것을 우리는 흔히 ‘트라우마’라고 부른다.

부여다사랑병원 최명기 원장은 “정신과에서 말하는 트라우마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라고 해서 죽음에 준하는 정신적 상처를 의미하지만 요즘은 피부의 상처에 준하는 만큼의 마음의 상처도 트라우마로 통칭하는 분위기”라고 말한다.

따라서 꼭 죽음에 준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무시당하거나 배신을 당했을 때 느끼는 마음의 상처도 트라우마의 범주로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한테 심하게 야단을 맞거나 이유 없이 욕을 들었을 때 밤에 잠이 안 온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도 마찬가지다. 또 있다. 직장상사한테 깨지고 나면 평소 재미있던 드라마도 재미없다. 이를 전문용어로 ‘감정의 둔마’라고 하는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받아도 감정의 둔마현상이 나타난다. 사소한 자극에도 멍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둘은 무척 닮았다. 최명기 원장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며 “둘 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삶의 항상성 유지에 커다란 위협요소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쉽게 생각하자. 5살의 나와 10살의 나, 그리고 20살의 나는 결코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동일한 사람이라고 믿고 산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인생을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것을 ‘항상성 유지’라고 부른다.

그런데 죽음에 준하는 트라우마를 겪고 나면 이 같은 영속성에 제동이 걸린다. 죽을 뻔한 일을 겪으면서 인생은 안정적이고 괜찮을 거고 앞으로도 그런 삶이 이어질 거라는 영속성이 깨져버린다. 배신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마찬가지다. 영속성이 깨지고 만다.

최명기 원장은 “죽음에 준하는 경험은 심하게 깨질 것이고, 개인 관계에서 받는 사소한 상처는 약하게 깨지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둘 다 세상을 믿지 못하게 되고 사람도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흔히 받는 마음의 상처도 무심히 넘기지 말자. 관리대상이 되어야 한다. 트라우마에 준하는 충격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혹시 나도? 트라우마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노처녀 K씨는 왜 한 번 실연으로 남자라면 치를 떨까?

또 함께 엘리베이터에 갇힌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데 왜 H씨만 폐소공포증을 갖게 됐을까?

그렇다면 트라우마에 특별히 취약한 사람이 있다는 걸까?

이 물음에 최명기 원장은 “트라우마는 외적요인과 성격, 그리고 여러 상황이 서로 얽혀서 만들어내는 합작품”이라고 밝히고 “대개 성격적으로 신경질적이고, 민감한 사람이 실연이나 이혼, 해고 등의 상황에 직면하면 예전에는 잘 넘기던 것도 견뎌내지 못하고 트라우마를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혹시 나는 어떨까? 트라우마에 취약한 성향은 아닐까? 의심스럽다면 자가 체크법을 참고해보자.

트라우마 지수 자가 체크법

1. 가는 곳마다 상처를 잘 받는다

이럴 때는 내게 문제가 없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직장을 3개월에 한 번씩 옮기는 경우도 트라우마 지수가 높은 편이다.

2. 친구들은 참을 수 있는 일처럼 여기는데 내게는 상처가 되는 경우

사람들과 얘기했을 때 내가 보기에는 분명 상처받을 일인데 남들은 아닌 것 같이 생각될 때 나의 트라우마 지수가 높은 편이다.

3. 조그마한 상처에도 신체적 반응이 분명히 나타날 때

만약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깜짝깜짝 놀라는 등 과도한 신체적 반응이 나타나면 트라우마 지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우울증이 있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갑상선질환이나 호르몬질환이 있을 경우는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는 역치가 낮아져 트라우마에 취약한 몸이 될 수 있다.

내 삶의 족쇄 트라우마 극복법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누구나 트라우마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살다보면 이런 저런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듯 마음에도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다.

부모자식간의 다툼으로 상처가 생기기도 하고 사랑해서 결혼했던 부부가 갈라서면서 상처를 받기도 한다.

따돌림을 당해서, 번번이 취업에 실패해서 받는 상처도 때론 평생 가슴에 남아 괴로움을 주기도 한다.

최명기 원장은 “어찌 보면 우리 삶 자체가 트라우마의 기록일 수도 있다.”며 “트라우마를 받으면 그것을 위협이라고 느끼지 말고 금방 지나가는 시련쯤으로 여기고 성장의 계기로 삼을 것”을 당부한다.

최명기 원장이 추천하는 트라우마 가볍게 넘기는 극복 가이드라인

1. 상처를 주는 사람은 되도록 피하라

아무리 가족이라도 따뜻한 위로를 받기는커녕 상처를 주는 사람은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직장에서 유난히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친구들 중에도 내 약점을 들춰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피해야 할 사람들이다. 흔히 대화로 풀라고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 그저 상대에게 상처를 줌으로써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하려는 것뿐이다.

어떤 식으로든 내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하고는 될 수 있으면 만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2.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을 하자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니면 절대로 내 잘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내가 옳고 정당할 때는 그 옳고 정당함을 인정받기 위해 행동을 해야만 더 이상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는다.

3.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것이 위로!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사람 만나는 것도 꺼리게 된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 상처가 조금씩이나마 아물 수 있다. 무엇 때문에 얼마나 크게 상처를 받았는지 가족, 친구, 동료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4. 마음의 상처를 성장의 계기로 삼자

마음의 상처는 치유하기에 따라서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은 그 일이 괴롭고 힘들더라도 견뎌내면 별일 아닐 수 있다. 트라우마로 인해서 인생에 시련이 닥치고 그것에 의해서 좌절을 겪더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게 되면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최명기 원장은 “살아가면서 즐거움과 유쾌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우리 마음은 훨씬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다.”며 “트라우마의 역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즐겁고 유쾌하게 살 것”을 당부한다. 우리 마음의 최고 영양제는 뭐니뭐니해도 즐거움과 웃음, 유쾌함과 재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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