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알아봅시다] 혹시 나도? 탄수화물 중독증 탈출 9계명

2013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르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리셋클리닉 박용우 박사】

“점심 먹고 꼭 카페모카 한 잔을 습관적으로 마셔요. 그래야 머리도 맑아지고 힘도 나서 일도 더 잘돼요.”

디자이너로 일하는 김민선 씨(35세)의 말이다. 참고로 그녀는 키 157cm에 체중 65kg으로 과체중 상태다.

우리 주변에는 참기 힘든 식욕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배가 고파도 먹고, 고프지 않아도 먹는다. 기쁠 때도 먹고 슬플 때도 먹는다. 특히 달달한 커피, 달콤한 빵, 바삭바삭 비스킷의 유혹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문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마찬가지다. 오전 10시쯤, 회사 근처 빵집에서 갓 구워진 빵 냄새는 참을 수 없는 식욕을 부른다. 딱히 배가 고파서도 아니다. 그 달콤한 빵맛이 자꾸 생각나서다. 그래서 번번이 빵집으로 향하지만 그럴 때면 꼭 드는 생각 하나! ‘혹시 나도 탄수화물 중독증은 아닐까?’?

천덕꾸러기 탄수화물?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신종 용어까지 등장시키며 현대인의 공공의 적이 된 탄수화물.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될 만큼 탄수화물은 정말 천덕꾸러기 영양소일까?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밥부터 줄이거나 안 먹는다. 밥을 다이어트 천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이어트 전문가나 헬스 트레이너들도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부터 줄일 것을 요구한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이 전혀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고 그대로 우리 몸 구석구석에 차곡차곡 비축되면서 과체중을 만드는 원흉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한 가지 전제가 붙어야 한다. ‘나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했을 때’다.

세계적인 예방의학 전문가이자 뉴트리라이트 건강연구소의 의학 책임자인 미국 듀크 존슨 박사는 그의 저서 <THE OPTIMAL HEALTH REVOLUTION> (최적건강관리혁명)에서 탄수화물에는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이 있다고 전제하고, 나쁜 탄수화물은 단순당, 정제당, 액상과당이 이에 속한다고 했다.

그런 반면 좋은 탄수화물은 복합탄수화물로 통곡빵, 통곡시리얼, 과일, 채소 등에 들어있으며,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는 심장병, 암, 당뇨병, 기타 만성질환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따라서 무조건 탄수화물 공포증부터 갖는 것은 금물이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단백질, 지방보다도 먼저 에너지로 쓰이는 것이 탄수화물이다. 특히 우리의 뇌는 탄수화물만 에너지원으로 쓰겠다고 고집하는 장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머리를 많이 쓰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탄수화물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리셋클리닉 박용우 박사는 “우리 몸의 각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의 분해산물인 포도당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며 “이때는 반드시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된다.”고 말한다.

탄수화물 중독이 두려운 이유

좋은 탄수화물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탄수화물이 오늘날 공공의 적이 된 것은 정제 탄수화물로 만든 가공식품의 범람이 빚어낸 참상일 것이다.

빵, 과자, 청량음료로 대표되는 정제 탄수화물은 오늘날 우리 모두가 너무나 좋아하는 것들이다. 달달하고 고소하고, 톡 쏘고…맛도 좋으면서 값도 싸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이도, 어른도 모두 이들 식품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아마도 바쁜 출근 시간, 도넛과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먹으면 최고로 기분 좋은 식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무서운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몸이 점점 당만 에너지로 사용하려고 든다. 그 대신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기능은 점점 퇴화돼 간다.

사실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좀 복잡하다. 많은 호르몬과 효소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호르몬 분비 능력도 정상이어야 하고 효소를 활성화할 수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도 적당하게 섭취되어야 한다.

그러나 도넛과 커피로 대신하는 식사에서 이런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렇듯 단순한 식사는 혈당만을 상승시켜 뇌에만 에너지를 공급한다. 문제는 이런 식사에 길들여지면 점점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 귀찮아지고 지방을 축적한 채 힘은 빠지므로 혈당을 단시간에 올릴 수 있는 단순 탄수화물을 갈구하게 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일명 ‘탄수화물 중독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폭식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혈당을 올린 이후 나머지 영양소는 또 지방으로 축적되는 악순환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우리 몸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진다.

박용우 박사는 “고도로 정제된 탄수화물 식품은 영양가는 없으면서 칼로리만 높은 깡통 칼로리 식품과 진배없다.”며 “이들 식품에 중독되면 인슐린호르몬과 렙틴호르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아마도 한두 번쯤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인슐린 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일컬어 ‘인슐린 저항성이 높다.’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되면 생기는 병이 바로 그 유명한 당뇨병이다.

렙틴 저항성은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에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렙틴은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체지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렙틴 분비량이 많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체온은 올라가며, 신진대사가 많아져 체지방이 적어진다.

그런데 만약 렙틴 저항성이 생기면 렙틴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뇌는 끊임없이 ‘렙틴이 부족하다, 살을 찌워야 한다.’고 판단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왕성한 식욕을 부르고 그것은 결국 비만을 초래하게 된다.

박용우 박사는 “실제로 비만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단백질과 지방 섭취보다는 정제 탄수화물 섭취가 주된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따라서 탄수화물 중독을 막으려면 뇌의 속임수에 넘어가선 안 된다. 실제로 배가 고픈 것인지, 아니면 뇌의 위장술인지 한번쯤 따져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또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 특히 소식이 장수의 확실한 기전임이 밝혀진 오늘날 적당한 배고픔을 즐길 줄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떨까?

혹시 나도 탄수화물 중독? 자가 체크법

1. 식사로 빵, 라면, 국수, 자장면 같은 면류, 떡볶이 같은 분식을 자주 먹는다.

2. 과자, 케이크, 아이스크림, 초콜릿 같은 단음식은 남김없이 먹게 된다.

3.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심지어 배가 불러도 탄수화물 음식이 눈앞에 있으면 먹게 된다.

4. 스트레스를 받으면 설탕커피, 과자, 아이스크림 같은 달달한 음식이 당긴다.

5. 식사 후 갑자기 기운이 쭉 빠지거나 졸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6. 배가 고프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우울해지거나 짜증이 늘어난다.

7. 자다가 배가 고파 잠에서 깬 적이 종종 있다.

* 위 문항 중 4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탄수화물 중독일 때 똑똑한 행동강령 9계명

설탕과 정제 곡류, 가공식품의 범람이 부른 신종 유행병으로 전 세계인을 급습한 탄수화물 중독증. 그 유혹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그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박용우 박사는 탄수화물 중독증일 때 행동 강령 9계명을 추천한다.

1계명_ 설탕, 액상과당과 같은 단순당은 절대 금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음료수에는 액상과당이 들어있다.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한다. 시판주스보다는 생과일주스를 마신다.

2계명_ 흰쌀, 흰밀가루 등 정제되어 섬유질이 적은 탄수화물은 가급적 피한다

현미를 비롯한 잡곡식을 하고 통밀빵을 먹도록 한다.

3계명_ GI수치가 낮은 음식을 먹는다

여기서 말하는 GI수치는 탄수화물이 몸 안에서 당으로 바뀌어 혈액 속으로 들어가는 속도를 말한다. GI수치가 높은 음식은 GI수치가 낮은 음식에 비해 혈당을 더 높이 올린다. 세계보건기구는 탄수화물은 GI지수가 낮은 것을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GI지수가 55보다 작으면 낮은 것이고, 70보다 크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4계명_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여 포만감을 준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에 비해 포만감을 빨리 가져오므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5계명_ 알코올(술)과 카페인(커피)을 줄인다

알코올은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주어 혈당을 떨어뜨리고 탄수화물을 더 찾게 만든다. 카페인은 숙면을 방해하여 깨어있는 시간에 탄수화물을 더욱 원하게 만든다.

6계명_ 숙면을 취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한다

잠을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자게 되면 식욕 호르몬에 영향을 주어 탄수화물 중독을 악화시킨다. 우리 몸은 갈증을 공복으로 오해하고 탄수화물을 찾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시로 물을 마셔주는 것이 좋다.

7계명_ 하루 4끼를 먹는다

점심과 저녁 사이가 길어서 중간에 허기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배고픔을 참고 버티다 보면 저녁에 과식이나 폭식을 할 위험이 높아진다. 점심과 저녁 사이에 두유, 견과류, 삶은 계란 같은 음식을 간식으로 먹으면 저녁식사에서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를 줄일 수 있다.

8계명_ 운동을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몸이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주로 사용하는 상태로 바뀌므로 탄수화물을 덜 찾게 된다. 유산소운동은 심폐지구력을 키워주고, 근력운동은 기초대사량을 늘려주고 근육 손실을 막아 두 가지 운동 모두 도움이 된다.

9계명_ 지방대사를 활성화시키는 영양소를 보충한다

비타민 B군, 비타민 C,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D, 아연, 크롬, 망간, 카르니틴, 코엔자임Q10 같은 영양소를 영양제의 형태로 꾸준히 복용하면 지방대사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박용우 박사는 “탄수화물 중독증은 생활방식을 바꾸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밝히고 “배고픔을 자극하는 단순당의 속임수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한다.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을 혼동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2013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르름호

    통권 358호

    Hot Issue 5월특집 | 우리 집을 치유 하우스로~ 꾸미는 노하우 | 허미숙 33 명의의 건강비결 | 치매 연구의 대가 건국대학교병원 한설희 병원장 | 정유경 8 2013년 희망가 | 위암, 폐암, 신장암까지~ 말기암 환자들의 희망 우영훈 씨 | 이은혜 12 커버스토리 | KBS연예가중계 엄친딸 리포터 MC 김엔젤라 | 정유경 18 5월의 헬시푸드 | 암 다스리는 봄나물

  • [2013년 05월 특집] 우리 집을 치유 하우스로~

    2013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르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자연생활건강연구원 민형기 원장】 저녁 퇴근길, 전철 안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피로가 뚝뚝 묻어난다.?풀어진 눈, 바짝 마른 입술, 메마른 피부…. 모두들 지치고 힘든 모습이다.?아마도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리고 사람에 치이고… 그래서 하루의 끝점에서는 누구나 녹초가 되기 마련이다. 에너지는 고갈되고 몸은 무기력하고….?그런 몸으로 찾아드는 곳, 집이다. 우리 집이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 [명의의 건강비결] 치매 연구의 대가 건국대학교병원 한설희 병원장

    2013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르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치매의 역습을 예감하다! 알츠하이머.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가장 흔한 치매의 한 종류다. 그런데 한설희 원장이 의대생일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알츠하이머로 확정된 사람은 없다고 여겼다. 그만큼 당시 치매에 관해서는 깊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젊은 의사 한설희 원장은 자신의 전문 분야로 치매를 선택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은 이미

  • [생생희망가] 위암, 폐암, 신장암까지~ 말기암 환자들의 희망의 증거 우영훈 씨

    2013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르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병원에서 손 놓은 말기 암 환자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는 사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에 사는 우영훈 씨(62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어느 날 느닷없이 생사의 기로에 섰던 사람. 위암, 폐암, 신장암까지 그의 몸 구석구석에는 암세포가 퍼져 있었다. 병원에서 해줄 것은 별로 없었다. 마지못해

  • [민형기의 건강요리] 암! 자연이 희망입니다! 암 다스리는 봄나물 약선요리

    2013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르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자연식운동가 민형기 원장】 산과 들에서 자라는 나물은 식욕을 돋워주는 계절의 맛으로, 병을 치유하는 약으로, 춘궁기를 이기는 식재료로 우리 민족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자연의 선물이었습니다. “이른 봄 된장과 고추장, 참기름만 있으면 먹지 못하는 나물이 없다.”는 말만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자연 친화적인 음식문화를 누리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땅에서 철따라 생산되는 산야초는 하늘과 땅의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