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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난소암·전립샘암 이겨낸 한 가정의 작은 기적

2010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생명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불행은 언제나 예고가 없다. 너무도 다복했던 가정. 모두들 부러워했다. 의사·약사 아들에 교사 딸…. 전남 광주에 사는 장정렬 할아버지(79세)는 늘 자식농사 잘 지었다며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누가 시샘이라도 한 걸까?

느닷없이 들이닥친 불행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그 시작은 교사이던 딸이 암 판정을 받으면서부터였다. 미스코리아 뺨치게 예뻤던 딸, 그 딸이 난소암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절망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또한 전립샘암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암=불치병으로 받아들이는 현실 속에서 그것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한 집안에 암 환자가 둘…모두들 끌끌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고, 가족들의 절망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랬던 그 가정에 오늘은 행복이 넘친다. 암의 고통서 벗어나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또 다른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난소암을 이겨낸 딸은 끝끝내 얼굴 공개를 꺼려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거듭났고, 팔팔한 노익장을 자랑하는 장정렬 할아버지는? 지난 5년 세월의 작은 기적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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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장정렬 할아버지에게 있어 큰 딸 장수연 씨는 언제나 자랑거리였다.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 오면서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자신의 뒤를 이어 학교 선생님이 된 것도 뿌듯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다복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모습도 장정렬 할아버지에게 언제나 큰 기쁨이었다.

그런데 왜였을까? 그런 딸이 언제부턴가 배가 불러온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여자 나이 사십이 넘으면 뱃살도 찌고 하잖아요.”

하지만 자꾸만 배가 불러왔고, 결국 동네 산부인과에 가서 진찰을 받기에 이르렀다. 진찰을 마친 의사는 말했다. 탈장이라며 별 것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성형외과 의사인 아들이 큰병원에 가서 다시 한 번 더 검사를 해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대학병원에 가서 한 번 더 검사를 했어요.”

대학병원의 진찰 결과도 탈장으로 나왔다. 곧바로 수술 일정이 잡히고, 수술실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갑자기 병원 측에서 복강에 아기 머리 만한 혹이 있다면서 악성으로 의심되니 산부인과로 전과를 하겠다고 그러더군요.”
기가 막혔다. 그러나 어쩌랴! 부랴부랴 산부인과로 옮겨졌고 또다시 각종 검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나온 결과는 청천병력이었다. 난소암 3기 말이라는 판정이 내려졌던 것이다.

난소암 3기 딸은 치료를 거부하고?

난소암 3기 말로 판정을 받은 딸. 언제나 뿌듯한 자랑거리였던 딸이 난소암 3기 판정을 받자 장정렬 할아버지의 상심은 실로 컸다. 그런데 설상가상 딸이 치료를 거부하고 나서자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고 말한다.
“딸이 그러더군요. 3기 말인데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고. 그러면서 수술을 안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데 억장이 무너지더군요.”

나오는 건 울음뿐이었다. 통곡밖에 할 게 없었다. 무엇보다 아무 것도 해줄 게 없다는 게 가슴 미어졌다. 그래서 빌고 또 빌었다. 제발 치료를 받자고. 이 아비의 소원이니 수술도 받고 항암치료도 하자며 통사정했다.

“그런 아비의 모습이 너무 불쌍했든지 수술을 하겠다고 나서더군요.”

그렇게 해서 수술은 했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런 항암치료가 남아 있었고 방사선치료도 해야 했다.

너무도 힘든 항암치료. 그 탐스런 머릿결은 다 빠져버렸고,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는 딸애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 딸을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장정렬 할아버지의 마음도 갈기갈기 찢어졌다.

그 때문이었을까? 딸의 고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하나의 시련이 장정렬 할아버지 앞에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또 하나의 불행?

힘든 항암치료로 고통스러워하는 딸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지내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은 모처럼 친구들 10여 명과 함께 산행에 나선 길이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친구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약한 오줌줄기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모두들 칠십 중반을 넘어선 나이다 보니 다들 오줌줄기가 약해지고 또 방울방울 나오는 것이 은근히 걱정이 됐나 봐요. 한 친구가 이참에 비뇨기과에 가서 검사를 한 번 받아보자고 제안을 하더군요. 때마침 비뇨기과 의사를 아들로 둔 친구가 있어 모두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검사 결과는 바로 나왔다. 모두들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좋아라 했다.

“그런데 의사가 제게는 좀 이상한 말을 하더군요. 그것도 놀란 모습으로. 검사결과 PSA수치가 78로 나왔다면서 다른 검사를 좀 더 해보자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몰랐다. PSA수치가 뭘 뜻하는지. 하지만 그것이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이고 또 이 수치가 높을 경우 전립선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건 오래지 않아 알게 됐다.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PSA수치는 0~4 정도로 나오는데 장정렬 할아버지는 무려 78이 나왔으니 의사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곧바로 조직검사에 들어갔다. 전립샘 조직 6군데를 떼어서 검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간 자리. 의사는 말했다. “전립샘 6군데를 조직검사 했는데 다 암세포가 발견되었습니다.”

또 암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암 때문에 말 못할 고통을 받고 있는데 그 또한 암이라니…. 눈앞이 캄캄했다. 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안 되겠다 싶더군요. 곧바로 서울에서 성형외과를 하는 아들한테 전화를 걸었어요. 그러자? 서울로 바로 올라오라고 하더군요.”

서울로 상경한 이후의 일은 숨가쁘게 진행됐다. 진료 일정이 잡히고, 또다시 CT, MRI 등 각종 검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진료를 마친 의사가 말했다. 수술은 하지 말고 약물치료를 해보자고.

“하지만 아들한테는 암세포가 등뼈까지 전이가 됐다면서 3개월을 살기 어렵다고 했나 봐요. 그리고 나이도 70대 중반이니까 수술해서 고통 받느니 차라리 편히 살다 가도록 하는 게 더 좋겠다고 했다더군요.”

그렇게 해서 시작된 약물치료. 하루 한 알씩 꼬박꼬박 약을 먹어야 했고, 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놓았다고 한다. 이때 장정렬 할아버지의 연세는 74세였다.

아들은 내 삶의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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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딸이 아비의 몹쓸 병을 자기 탓으로 돌려 병세가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그것이 더 걱정스러웠다고 말하는 장정렬 할아버지.?

딸에게는 병명을 숨기고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이런 아버지를 지켜보는 자식 중 후회와 자책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아들이 있었다. 성형외과 의사인 장덕규 원장은 아버지의 병이 자신의 잘못인 듯 괴로워했다.

“피검사만 미리 했어도 얼마든지 상황이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무심한 제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고 또 화가 났어요.”
그래서 결심했다. 그동안 숱한 임상 자료와 논문을 통해 연구해온 면역치료법을 아버지와 누님에게 시도해보기로.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아버지였기 때문이었다. 또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후에는 달리 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 없는 누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장덕규 원장은 일명 ‘면역치료’로 알려진 자연요법을 총동원했다고 말한다. 고용량비타민 C요법, 태반요법, 미슬토요법, 산소치료법, 온열요법 등이 총망라됐다.

그런 덕분이었을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장정렬 할아버지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들을 구세주라고 말하는 장정렬 할아버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다시금 부르는 생명의 찬가?

딸은 난소암 3기 말 판정을 받고, 자신은 전립샘암 진단을 받았던 장정렬 할아버지.

한 집안에 암 환자가 둘이나 되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 절망했던 그가 오늘은 웃는다.

다시금 건강을 되찾아 누구보다 건강해진 딸을 보는 것도 가슴 벅차고, 자신의 좋아진 몸도 너무나 기쁘다. 이 모두가 꿈만 같다.

하지만 그는 잘 알고 있다. 딸이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것도, 또 자신이 건강을 회복한 것도 아들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난소암 진단을 받았던 딸은 7년이 지난 지금 등산도 다니고 아주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어요. 저 또한 전립샘암 진단을 받은 지 5년이 흐른 지금 암세포는 사라지고, 너무도 건강해져 도무지 믿기지가 않을 정도예요.”

얼마 되지도 않은 일이다. 2010년 5월 27일 병원 검사 결과 전립샘암 표지자 수치인 PSA 수치가 0.01로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무려 78이던 전립샘암 표지자 수치가 0.01로 떨어지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 모두가 다 아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장정렬 할아버지. 딸이 난소암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그의 전립샘에서 암세포가 사라진 것도 모두 아들의 면역치료법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아들은 그에게 다시없는 자랑이자 구세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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