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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생명을 살리는 심폐소생술 바로 알기

2011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향기호 6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중의 교수】

지난 2009년 봄, 광주의 한 초등학생이 인터넷으로 배운 심폐소생술로 아버지를 구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이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평소 베개로 심폐소생술을 연습했다. 아버지는 늠름한 아들 덕분에 응급실로 가는 도중 심장박동과 호흡이 되살아나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8년에도 대학병원 의사가 육교 위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5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지난해에는 장례식장에서 심장이 멈춘 조문객을 발견한 회사원이 “심폐소생술을 배웠다!”고 외치고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로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었다. 누군가의 심장이 정지되는 순간은 언제 어디에서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이때 기적을 만드는 것이 심폐소생술이다. 소중한 생명을 기부하는 심폐소생술,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것일까??

심폐소생술,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심폐소생술은 갑자기 심장이 멈췄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중의 교수는 “심장이 정지하면 4~5분 이내에 뇌 손상이 시작된다.”며 “심폐소생술은 혈액을 순환시키고 산소를 공급해 뇌 손상을 지연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심장이 정지하는 순간은 60~80%가 의료시설이 아닌 가정, 직장, 길거리 등에서 생긴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도 심폐소생술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단 심장이 멎으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서 15~30초 이내에 자극해도 반응이 없고, 호흡이 없으며,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의식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이런 상태로 변하는 것을 보거나 처음부터 이런 상태로 있는 사람을 봤다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의식이 있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는 과정에서 5~10초간 짧은 경련이 있거나 30~60초간 숨을 헐떡이며 느리고 불규칙한 호흡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심장마비는 환자가 도움을 요청할 시간도 없이 순간적으로 발생한다. 보통 심장이 마비된 사람들은 천천히 쓰러지지 않고 통나무처럼 픽 쓰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중의 교수는 “심폐소생술을 배웠지만 잘 수행할 자신이 없더라도 시도해야 한다.”며 “아무리 심폐소생술을 못하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 ‘심폐소생술을 잘못 해서 오히려 환자에게 해로우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의도하지 않게 해를 입혀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중의 교수는 “심장이 정지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한 해로움은 없다.”고 강조한다.

따라해 보자, 심폐소생술!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높아진다. 또한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생존율이 3배 높아진다. 특히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당뇨, 고혈압 등의 혈관질환이 있다면 더더욱 심폐소생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순서와 방법>

1. 의식도 반응도 없는 사람 발견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본다.

2. 119에 신고하기

환자가 반응이 없고 호흡이 비정상이라면 즉시 119에 신고한다. 그 환자가 심장마비 환자건 아니건 119의 도움은 필요하다. 따라서 쓰러진 사람을 보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자동제세동기를 요청해야 한다. 만약 주위에 자동제세동기가 비치되어 있다면 자동제세동기를 주변 사람에게 요청한다.

※?심폐소생술로 뇌손상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심장박동을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려면 제세동과 전문 소생술이 필요하다.

3. 심폐소생술 하기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면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가슴 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한다. 가슴 압박은 가능한 한 중단해서는 안 되며 2회의 인공호흡을 하기 위해 중단한다고 해도 가능한 짧게 중단해야 하며 10초를 넘겨서는 안 된다. 자동제세동기가 올 때까지 계속한다. 구조하는 사람이 지친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2분에 한 번씩 교대로 실시한다.

가슴 압박을 하는 방법 : 가슴의 중앙인 흉골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한 손바닥을 올려놓고 그 위에 다른 손을 겹친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팔을 쭉 편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게 눌러야 한다. 손바닥을 이용해 1초에 2번 누른다는 생각으로 빠르게(1분당 100~120회), 힘껏(5~6cm 깊이) 압박한다. ‘하나’, ‘둘’ 입으로 숫자를 세면서 압박한다. 압박 직후 혈류가 심장으로 충분히 채워지도록 가슴이 충분히 이완되게 한다.

인공호흡을 하는 방법 :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기도를 확보한다. 기도가 열리면 손가락으로 코를 막고 입을 크게 벌려 1초 동안 숨을 불어넣는다. 숨을 불어넣을 때는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확인한다. 숨을 불어넣은 다음엔 입을 떼고 코를 막은 손을 놓아서 공기가 나오도록 한다.

※??심폐소생술을 할 수 없다면 인공호흡은 하지 않고 가슴만을 압박하는 가슴압박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4. 자동제세동기 도착 및 사용

자동제세동기는 전기를 이용해 심장의 리듬을 원상태로 돌려주는 기계다. 심장이 정지된 환자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세동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동제세동기는 복잡한 심장리듬의 분석과 제세동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에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다.
제세동 전에도 흉부 압박을 비롯한 심폐소생술은 계속하고 있어야 한다. 제세동 후에도 심장박동이나 호흡이 돌아오지 않으면 전문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계속해야 한다.

자동제세동기 사용 방법

1. 자동제세동기의 전원 스위치를 누른다.

2. 패드 하나는 오른쪽 쇄골 아래에 나머지는 왼쪽 젖꼭지 바깥쪽 아래에 붙인다.

3. “분석 중입니다.”라는 음성 메시지가 나오면 환자에게서 손을 뗀다. 제세동이 필요한 경우라면 “제세동이 필요합니다.” 라는 음성 메시지와 함께 자동제세동기 스스로 설정된 에너지로 충전을 시작한다.

4. 깜박이는 제세동 버튼을 눌러 제세동을 한다. 제세동을 할 때는 환자에게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

5. 제세동을 실시한 뒤 즉시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 비율을 30:2로 심폐소생술을 다시 시작한다. 자동제세동기는 2분마다 심장 리듬 분석을 반복해서 시행하며, 이러한 자동제세동기의 사용 및 심폐소생술의 시행은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싶다면?

대한심폐소생협회, 대한적십자사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하고 있다. 대한심폐소생협회 교육 신청방법은 회원가입 후 온라인 신청을 하면 된다. 약 2~3시간이면 배울 수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교육 자료 등으로 배울 수도 있다. 최소한 가슴압박을 하는 법이라도 알고 있으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중의 교수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를 역임했다. 대한심폐소생협회 교육위원장과 대한응급의학회 고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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