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도움말 | 원자력병원 진단검사과 홍영준 과장】
항암제 감수성 검사… 내 몸에 꼭 맞는 항암제 찾아준다
항암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신기술이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되었다. 3차원 조직배양 항암제 감수성 검사(3D HDRA)가 바로 그것. 이 검사법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 약제를 골라주어 부작용을 최소화 한다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한다. 과연 3D HDRA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3차원 조직배양 항암제 감수성 검사란?
암환자들이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서 가장 힘든 점은 바로 부작용이다. 자신에게 맞지 않은 항암제를 사용하면 탈모나 구토와 같은 부작용 증상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암세포에 내성이 생겨 더 강한 항암제를 써도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항암제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불행히도 자신에게 잘 맞는 항암제를 미리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환자들마다 면역기능 등의 저항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약을 써보지 않고는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3차원 조직배양 항암제 감수성 검사(3D HDRA)이다. 3D HDRA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항암제 치료를 받을 환자의 암 조직을 떼어내 항암제와의 감수성을 검사하는 방법이다.
검사 과정으로는 우선 환자의 암조직을 떼어내서 체내와 비슷한 환경에서 여러 개를 배양시킨다. 이때 암세포에 공급할 영양분 속에는 각각 다른 종류의 항암제를 섞는다. 닷새 정도 배양을 시킨 후, 암세포의 사멸 정도를 비교하여 가장 이상적인 약제를 찾아낸다.
원자력병원 검사진단과 홍영준 과장은 “3차원 조직배양 항암제 감수성 검사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90년대부터 실시되어 온 검사방법입니다. 환자에게 항암을 사용하기 전에 미리 부작용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맹신, 큰 기대는 말아야
그러나 이 3차원 조직배양 항암제 감수성 검사가 100% 자신에게 딱 맞는 항암제를 골라줄 것이라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 이 검사를 통해 선택되어진 약제가 100%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큰 기대를 갖는 것도 좋지 않다.
홍영준 과장의 설명에 의하면 “3D HDRA는 사용 전에 부작용 여부를 알 수 있기는 하지만, 100% 신뢰하기에 아직 객관적인 근거가 미흡하다.”고 한다.
이때까지 항암제 선택은 그동안 임상실험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방법과 자료들의 축적을 기준으로 결정되었다. 이러한 기준과 기준의 안전성은 세월이 흐른 만큼 쌓이고 쌓인 것이다.
이에 비해 3D HDRA는 아직 항암제 선택에 있어서 1차적으로 기준이 되기에는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아무리 인체와 비슷한 환경에서 검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체 내에서도 동일 반응을 보인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이 말은 즉 검사 결과를 통해 항암제를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인체 내에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효과가 없을 확률이 0%는 아니라는 것이다.
적절한 활용 뒤따라야
그렇다고 해서 3차원 조직배양 항암제 감수성 검사가 해보나마나한 검사방법은 아니다. 3D HDRA는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편이 더 유용하다.
우선 3D HDRA는 100% 맞는 항암제를 골라주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보장이 없으나, 효과 없는 약물을 골라주는 건 거의 정확하다. 때문에 효과 없는 항암제 선택으로 인한 부작용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더불어 맞지도 않는 항암제를 사용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내성의 위험을 낮추어준다.
다음으로 여러 종류의 항암요법이 선택 가능한 환자에게는 합리적인 항암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표준 요법이 실패한 경우 새로운 항암요법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특히 암이 재발된 경우에 새로운 항암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약제를 구입하는 데 있어서 효과 없는 약제를 골라주므로 쓸데없는 비용이 나가지 않게 된다.
홍영준 과장은 “3D HDRA의 결과를 기준으로 항암제를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3D HDRA는 확실히 효용 가치가 있는 검사 방법입니다.”라고 밝히고, “기존의 항암제 선택 방법과 병행하여 환자에게 잘 맞는 항암제를 결정하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