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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위암 2기 이겨낸 문정숙 씨 “포기하지 마세요! 그러면 암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2005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신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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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남편과 든든한 아들, 그리고 귀여운 막내 딸. 이렇게 단란한 가정의 평범한 아내였고 엄마였던 문정숙 씨(46). 그녀가 위암 진단을 받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스산한 바람이 부는 11월의 어느 날이었다고 한다.

두 번의 수술 후 우연히 바라본 단풍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었다던 그녀. 이제는 웃으며 그때를 회상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해진 그녀의 투병담을 들어본다.

꽃과 테니스, 그리고 운전을 좋아한다는 문정숙 씨는 올해 마흔 여섯인 평범한 주부이다. 23살 어린 나이에 시집와 한 남자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로 이때까지 살아왔다. IMF 때 남편이 실직자가 되어버렸던 위기를 빼면 그녀의 삶은 그럭저럭 굴곡없는 행복한 삶이었다.

그러나 시련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봄볕까지 따뜻하기만 했던 그녀의 가정에 위암이라는 불청객이 찾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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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찾아온 불청객 ‘위암’

문정숙 씨는 테니스를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조금 더 어린 나이에 테니스를 시작했으면 아마 선수가 되어 있었을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 계기도 테니스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매일 아는 언니들과 테니스를 치러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면 내시경 검사 얘기가 나왔지요. 아프지도 않고 금방 끝난다고 해서 검사를 받았어요.”

워낙 겁이 많고 주사 바늘을 무서워했던 그녀였기 때문에 고통스럽지 않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고 한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사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검사 결과 문정숙 씨에게 내려진 병명은 위암 2기였던 것이다.

“검사 일주일 후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었습니다. 저는 일이 있어서 남편 혼자 검사 결과를 듣고 와서 전해주더군요.”

남편으로부터 그녀가 들은 한 마디는 “당신 위암이래.”였다. 그러나 그녀는 별다른 동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남편이 너무 담담하게 이야기했기 때문에 자신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그러나 문정숙 씨 앞에서만 담담해 했을 뿐 그녀의 남편은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아버렸다. 검사 결과를 듣고 와 무려 3시간 동안이나 눈물을 흘렸던 것이었다.

“시아버님께서 위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걱정했지, 제가 암에 걸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남편이 더 놀랐었던 것 같아요.”

소화가 안 된다거나 통증이 있다거나 하는 증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남편도 그녀도 아이들도 이 불청객의 방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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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의 수술, 그리고 식이요법

문정숙 씨는 검사 결과가 나온 며칠 후 위의 3/4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원체 건강한 체질이어서 그랬는지 다행히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고 한다.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퇴원을 하게 되었고, 식이요법을 하기 시작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잘 먹고 잘 쉬고 정말 잘 지냈어요. 아파 죽는다고 불평하면 더 아파진다는 생각에 마음을 편하게 먹었지요.”

그러나 치료가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퇴원 후 그녀는 무려 10kg이나 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비쩍 말라버린 몸에 대해 보상이라도 해주듯, 건강에 좋다는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잘 먹지도 않았던 감자, 고구마, 미숫가루 등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었다. 위가 3/4이나 잘려 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밥만으로 영양이 부족해 선식을 먹기도 했단다. 풀 비린내 때문에 먹지 못했던 생식도 두유나 우유에 섞어 먹었다. 그러나 절대로 많이 먹지 않고 소식을 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렇게 6개월을 보내고 그녀는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기분도 좋고 몸 상태도 좋았기 때문에 검진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었을까? 남편과 함께 찾은 병원에서는 그녀에게 ‘재발’이라는 또 다른 시련을 통보했다.

“재발된 것 같다는 의사의 말을 듣는데 너무너무 억울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병원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문정숙 씨는 2번째 수술을 받게 되었다. 남은 위를 마저 다 떼어내고 나서 몇 달 동안 그녀는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처음 수술하고 나서는 안 그랬는데 두 번째 수술 후에는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어요. 가슴이 꽉 막혀서 기겁을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요.”

두 번의 수술 후 그녀는 또 다른 식이요법을 병행했다고 한다. 그녀는 매일 꽃송이 버섯 과립을 먹고 청국장,된장,두부 등 콩제품을 먹었다고 한다. 생전 좋아하지도 않았던 호두, 잣, 땅콩 등의 견과류도 챙겨 먹었다.

녹즙 대신에 양배추, 당근, 사과, 감자 등 과일과 채소도 자주 먹었다. 음식을 먹을 때는 신경 써서 꼭꼭 씹어먹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조금씩 조금씩 건강을 되찾아갔다.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삶의 자세가 중요

언제나 화장을 곱게 하고 있다는 그녀는 자신이 병자처럼 보이는 것이 제일 싫다고 한다. 아플수록 더욱 단정하고 곱게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 언제까지 살지도 모르는데 좌절하고 포기한 채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아름답다고 그녀는 말한다.

“모든 의욕을 상실한 채 아프다고 누워서만 지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남은 시간이 남들보다 짧으니까 더 많은 것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더 많은 것을 보고 담기 위해 문정숙 씨는 수술 후 2달만에 운전대를 잡고, 3달이 지난 후에는 테니스를 하러 다녔다. 그러면서 그녀는 암을 극복할 수 있었단다.

성당에 다닌 것도 암을 극복하는 데 한 몫 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던 것.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나니까 여유가 생기더군요. 다른 사람이 잘못을 해도 다 용서가 되고, 스트레스가 없어지더라구요.”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삶의 자세가 암 극복의 일등공신이라는 문정숙 씨. 그녀는 오늘도 투병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활기차게 건강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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