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지구 온난화와 잇따르는 천재지변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환경파괴 걱정이 드높다. 우리나라 역시 사회 각계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실천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가 살아가며 매일 이용하는 주방이란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전 가정에서 압력솥을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34만 8000톤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일 년에 이산화탄소 4.2톤을 흡수할 수 있는 30년생 소나무 8만 3000여 그루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생긴다. 나와 우리 가족은 물론 지구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지혜로운 주방 활용법, 또 뭐가 있을까?
주방기기 친환경적으로 쓰는 방법은?
유럽 전역에서 쓰는 에너지 중 약 5%가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리기기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주방기기 에너지를 아껴 탄소 다이어트에 동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요령을 알아보자.
? 가스레인지를 선택한다. 가스레인지는 전기요리기기가 kW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절반만 배출한다. 가스레인지를 선택할 때는 파일럿(불씨) 점화 방식 모델보다는 전기 점화 방식을 구입한다. 파일럿 점화 방식 가스레인지는 불을 계속 붙이기 위해 요리를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불을 피운다. 반면에 전기 점화 방식은 이런 에너지 낭비를 없앴기 때문에 가스 사용량을 40% 정도 줄일 수 있다.
? 컨벡션 오븐을 쓴다(내부에 팬이 달려 있어 열을 신속히 순환시키기 때문이다). 요리 시간을 30%까지 줄일 수 있고, 20% 낮은 온도에서도 조리가 가능해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오븐을 이용한 요리를 할 때, 양이 적거나 간단한 요리는 작은 오븐을 쓴다. 큰 오븐을 쓸 때보다 반이나 에너지 사용이 줄어든다.
? 적은 양을 데울 땐 전자레인지를 활용한다. 소량 만들거나 남은 음식을 데울 때 전자레인지를 쓰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냉동식품을 녹일 땐 비효율적이다. 1만 명이 전기오븐 대신 전자레인지로 한 끼 식사를 요리한다면 일 년 동안의 목욕물을 데울 수 있을 만큼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또 전자레인지를 쓰지 않을 땐 플러그를 뽑아둔다. 전자레인지를 쓰지 않아도 기기에 달린 디지털시계를 움직이는 데에만 일 년 동안 전자레인지를 쓰는 만큼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탄소발자국 줄이는 요리법 5가지
효율적인 주방기기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주방에서 어떻게 음식을 만드느냐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미국 표준국의 조사에서는 똑같은 음식을 만들더라도 사람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이 50% 이상 차이가 난다고 밝힌 바 있다. 지혜로운 친환경 요리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간이 에너지다. 요리하는 시간을 줄일수록 에너지도 줄어든다. 시간 단축 요리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① 재료를 작게 썬다. ② 요리하는 동안 냄비 뚜껑을 닫는다. ③ 국물 요리가 아니라면 물은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④ 냉동실에서 꺼내 바로 요리하지 말고 몇 시간 전에 미리 꺼내 해동해 둔다. ⑤ 압력밥솥을 쓰면 70% 이상 시간이 줄어들고, 5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얻어 경제적이다. 또 압력요리는 무산소 요리기라서 산화를 방지할 뿐 아니라 살아 있는 맛과 영양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둘째,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요리한다. 양을 많이 하라는 건 아니다. 음식을 익힐 때 찜통을 여러 겹으로 쌓아 각각 통에 다른 음식을 넣어 익힌다.
셋째, 가스레인지에 맞는 냄비와 팬을 쓴다. 가스레인지 화구 크기보다 작은 용기를 쓰면 주변으로 열이 달아나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이때 40%가량 낭비된다. 반대로 크기를 맞추고 뚜껑을 덮으면 9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넷째, 자꾸 열어보지 마라. 음식이 끓는지 익었는지 궁금해 자꾸 열어보면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그때마다 25% 정도씩 열이 빠져나간다.
다섯째, 조금 일찍 스위치를 끈다. 음식이 다 익기 몇 분 전에 불을 꺼도 온기가 남아있다. 이것만으로도 음식을 익힐 수 있다. 음식을 꺼낸 후 냄비뚜껑을 열어 두면 온기가 집안에 들어 차 난방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