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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병] 부활한 악몽 결핵의 반란 대처법은?

2011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내과 유남수 박사】

최근 학부모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뉴스가 발표됐다.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결핵에 걸린 학생이 15명이며, 83명이 체내에 결핵균을 가지고 있는 잠복결핵자로 밝혀진 것이다. 이젠 없어진 줄 알았던 결핵이 활개를 치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못 먹어서 걸리는 ‘가난한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잘 먹어서 문제인 현재도 결핵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1위, 결핵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연간 8,000억 원이라는 수치는 결핵과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다. 결핵, 도대체 어떤 병이기에 끈질긴 악연을 끊지 못하는 걸까?

결핵, 어떻게 감염될까?

결핵은 결핵균이 우리 몸에 침범하여 발생하는 질병이다. 결핵균은 주로 호흡기로 전염되며 환자의 식기, 의복, 침구류 등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내과 유남수 박사는 “결핵균이 몸으로 들어오면 폐, 신경, 뼈, 신장 등 우리 몸 대부분의 조직이나 장기에 결핵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호흡기인 폐 조직에 감염을 잘 일으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결핵이라고 하면 폐결핵을 떠올리는 것이다.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고 면역력에 따라 감염된 사람의 5~15%가 결핵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결핵균이 없어지지 않고 수년, 수십 년간 잠복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결핵은 심할 경우에는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대 젊은 층과 60대 이상의 노인들이 주로 걸린다. 20대는 인구밀도가 높고 학교, 군대 등 단체 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감염이 잘되는 양상을 보인다. 60~70대의 경우에는 과거에 결핵균에 감염됐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유남수 박사는 “20대와 60대 이상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지만, 전 연령층에서 발병할 수 있는 병인 만큼 모두가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2주 이상 기침하면 결핵 의심해야

결핵의 초기 증상으로는 잦은 기침과 객혈, 식욕부진, 발열, 무력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침이 2~3주 이상 계속되면 결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객혈을 하거나 잘 때 식은땀이 흘러도 마찬가지다. 일단 결핵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단은 보통 흉부X선 검사와 결핵균 검사, CT 등으로 한다. 이중 결핵균 검사는 가장 확실한 검사 방법이다. 특히 결핵균을 배양하는 검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감염된 균에 적합한 약을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핵에 걸리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1차 약물 복용을 시작한다. 약을 복용하면 초기에 결핵균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므로 병을 치료함과 동시에 전염성도 약해지게 된다. 1차 약은 보통 6~9개월 동안 먹게 된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 정해진 약을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먹기만 하면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 기침이나 가래 등은 한 달이 되기 전에 거의 없어진다. 유남수 박사는 “결핵 증상이 완화될 때를 조심해야 한다.”며 “증상이 없어지면 약 복용을 소홀히 하는 환자가 많은데 완치가 된 것이 아니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계속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 복용을 중단하고 치료에 협조하지 않으면 결핵 치료 실패와 더불어 결핵균이 약에 내성이 생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보통 치료 중간 중간에는 간 기능 검사와 치료가 잘 되는지 흉부X선 검사, 결핵균 검사 등도 병행한다.

1차 약으로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2차 약을 먹게 된다. 2차 약은 1차 약에 비해 효과가 적고, 부작용도 많고, 치료 기간도 18~24개월로 훨씬 길다.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았거나 이미 내성이 생긴 균에 감염되어서 결핵 치료에 실패하면 내성결핵이라고 부른다. 1차 약에 내성을 가져 2차 약으로 치료하는 다제내성결핵과 2차 약에도 내성을 보이는 광역내성결핵이 있다. 내성이 생기면 치사율도 높고, 전파력도 강하므로 일단 결핵에 걸리면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리 없는 불청객, 결핵 예방법

결핵은 빨리 발견하고 치료를 잘하면 완치할 수 있는 질병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내성이 생기거나 내성결핵균에 감염이 되면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예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1. 환기 잘하기= 결핵은 공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완벽하게 차단하고 예방하기 어렵다. 그러나 환기를 자주 해주면 결핵균이 들어 있는 공기와의 접촉을 피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창문과 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한다.

2. 햇볕 충분히 쬐기= 결핵균은 열과 빛에 약하다. 평소에도 햇볕을 충분히 쬘 수 있게 들어오는 빛을 지나치게 차단하지 않는다.

3. 면역력 높이기= 결핵균이 몸에 들어와도 면역력이 높고 건강하다면 결핵균을 이겨낼 수 있다.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하고 신선한 채소, 과일을 잘 챙겨 먹어 면역력을 높인다. 과로하지 말고, 잠을 푹 잔다.

4. 금연하기

5. BCG 접종하기=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신생아에게 생후 1개월 이내에 BCG를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에 BCG 접종을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결핵 발병률이 1/5로 줄어든다.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된다. 게다가 BCG 접종은 소아에게 치명적인 속립 결핵이나 결핵성 뇌막염에 대해 매우 효과적인 예방주사다.

 

유남수 박사는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내과 결핵과 분과장이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수련 및 고시 이사를 거쳐 현재는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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