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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라이프] 행복지수 꼴찌에서 탈출하는 4계명

2011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이시형 박사 (정신과 전문의)】

모든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다. 불행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대한민국의 행복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얼마 전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전국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행복과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행복지수가 낙제점(68.1)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옛날 보릿고개 시절엔 배부른 쌀밥 한 끼면 행복할 것 같다던 우리. 지금은 삼시 세끼 배부르게 먹고, 평균수명도 길어졌는데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행복하려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마음이 바쁘면 행복하지 못해

위의 조사에서 행복하기 위한 조건을 묻자 응답자들 중 여성은 건강(37.1%)을, 남성은 돈(33%)을 행복의 조건으로 꼽았다.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이시형 박사는 “건강과 성공(돈)이 행복의 중요한 조건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점수에 비춰볼 때 낙제점이라는 것은 우리가 건강하지 않고, 성공하지도 못했다는 뜻일까?

이시형 박사는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국내 1인당 국민총소득(GNI) 2만 불 시대로, 문화인류학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가장 살기 적당한 경제력이다.”고 밝혔다.

밥을 제때 먹을 수 없던 전후시대, 허리띠를 졸라매고 아꼈던 1970~80년대를 지나 지금은 경제적으로 여유롭다. 실제로 과거엔 경제지수가 올라가면 행복지수도 올라갔다. 그랬던 경험이 지금도 머릿속을 지배한다. 마치 선진국처럼 3~4만 불로 올라서면 더 행복할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가까운 나라 일본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 높아졌지 행복지수가 비례해 오르지는 않는다.

이시형 박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직도 산을 오르는 사람의 심정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산을 오르는 사람은 숨이 가쁘다. 정신없이 발을 놀려 정상에 닿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하다. 오로지 더 높은 곳만 눈에 들어온다. 발 아래 핀 들꽃 한 송이를 쳐다볼 새도, 나뭇잎 사이로 부드럽게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을 느낄 여유도 없다. 뇌 과학적으로 보면 등산을 하는 듯 바쁘게 사는 시대는 노르아드레날린 시대다. 싸움도 하고, 투쟁적이고, 매사 치열하게 임한다.

그러나 지금은 노르아드레날린 시대를 지났다. 이시형 박사는 “이제 정상 심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등산 심리와는 다르다.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발 아래 경치를 내려다본다. 차 한 잔 마시며 통쾌한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그런데 정상에 올라섰는데도 더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몸과 마음이 더 지치고 불행할 수밖에 없다.

앞선 조사에서 일상생활 중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6.2%가 많이 받는다고 답했다. 성인 4명 중 1명은 평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는 뜻이다. 우리 현실이 얼마나 행복과 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기분 좋은 행복처방 4가지

이시형 박사는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 4가지를 제안한다.

1. 악평등의식을 버려라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평등은 좋은 것이지만 문제는 악평등이다. 평소에 관심 없다가도 누군가 성공하면 “저 사람 예전엔 별 볼일 없었는데….” “논문 베껴 쓴 거 아냐?” “학력위조가 분명해.” 하면서 흠을 잡으려 혈안이 된다. 남이 잘 되면 깨끗이 박수칠 줄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성공한 비결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시기하고 질투하면 같이 불행해진다.

2. 창조적인 사람이 행복하다

앞서 행복의 조건에 성공이 있다고 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창조성에 있다. 따라가기만 하면 성공하긴 어렵다. 건설적인 고민은 뇌를 행복하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감동시킬까?’ ‘어떻게 하면 예쁘고 편한 신발을 만들까?’ 등의 고민을 하다 해결하면 엄청난 쾌감을 얻게 된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구상하는 창조성, 누구나 생각하지만 실전에 옮기는 도전적인 활동력 모두 좋다. 그럴 때 우리 뇌는 신선하게 자극 받는다. 젊고 건강한 뇌가 되고, 몸도 건강해진다.

3. 잠재능력을 계발한다

인생은 정말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과정에 있다. 지금 힘들고 짜증나더라도 달라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것은 내 잠재능력에 달렸다. 부당한 상황에 처했더라도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극복했을 때 내 모습을 그려본다. 그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준비한다. 글로벌 인력이 되는 데 영어가 필요하다면 틈틈이 영어공부를 한다. 회계가 약하다면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들으며 보완한다. 지금 처한 상황이 싫다면 이 상황을 벗어나는 길은 내 계획 속에 있다. 잠재능력을 계발하며 벼르고 있으면, 머지않아 기회가 온다.

4. 세로토닌적인 삶을 산다

행복하려면 행복호르몬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은 인간이 본능적인 행위를 할 때 분비된다. 지금 우리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본능을 거스르는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씹지도 않고 급하게 밥을 먹고, 바쁘단 핑계로 자가용을 타고 엘리베이터를 줄기차게 이용한다. 밤낮없이 일하며 만성 수면부족을 달고 살고, 스트레스는 술로 푼다. 이시형 박사는 “이렇게 사니 우울하고 불행한 게 당연하다.”며 “세로토닌적인 전환이 절실한 때”라고 당부한다.

세로토닌적인 삶은 첫째, 본능적으로 먹는다. 한 입에 30번씩 씹고, 식사시간은 최소한 30분은 할애한다. 식탁은 살기 위해 먹는 비장한 전쟁터가 아니다. 맛있고 향기로운 행복을 음미하는 장이다.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 직접 뇌가 자극 받는다. 세로토닌이 술술 분비된다.

둘째, 매일 30분 이상 걷는다. 인류는 걷는 게 행복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걸을 때는 평소보다 조금 빠른 속도와 넓은 보폭을 유지하는 게 좋다. 따로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면,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한다. 목적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는 것도 요령이다.

셋째, 심호흡한다. 우리가 하는 보통의 호흡은 너무 얕고 짧아서 세로토닌과 아무 관계가 없다. 천천히 심호흡하는 습관을 들인다. 그 자체로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넷째, 마음껏 사랑한다. 사랑은 강력한 세로토닌 촉진제다. 따라서 섹스와도 관련 있다. 생존과 직결되는 리드미컬한 운동이다. 자연스럽게 행복감을 충전해 준다.

이시형 박사는 서울대 의대 교수, 환경부 환경홍보사절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에서 현대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세로토닌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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